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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제조업 수출 부진 마이너스 성장 이어져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분기 GDP 전기대비 성장률 -0.3%는 2017년 4분기(-0.2%) 이후 5개분기만의 마이너스 성장이자 2008년 4분기(-3.3%) 이후 10년 1개분기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0.2~0.3%는 증가할 것이란 예측치를 웃도는 부진에 시장은 이를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상보다 낮은 경제성장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액의 4분의 1을 맡던 반도체는 국제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가격 하락에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이상 부진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전년보다 8.3% 줄어든 데 이어 이어 1월(-23.3%), 2월(-24.8%), 3월(-16.6%)에도 마이너스 성장했다. 4월에도 20일까지의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24.7% 줄었다.
자연스레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도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째 줄었고 5개월 연속 감소가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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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 부진은 자연스레 국내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올 1분기 국내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0.8% 감소했다. 감소 폭으로는 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분기 설비투자 감소가 GDP를 0.9%포인트(p) 끌어내리면서 전체 GDP 성장률도 마이너스가 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기업들은 반도체 등 수출 부진이 본격화한 지난해 말부터 자본재 수입을 줄이기 시작했다. 자본재 수입은 11월(전년동기대비 -12.2%) 12월(-2.8%) 1월(-21.3%) 2월(-36.0%) 3월(-24.3%)로 5개월재 마이너스 행진이다. 자본재 수입 감소는 곧 설비투자 감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심각한 실물경제 위기”라며 “정부가 전날 추경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현 경기하강 속도 상황에 대처하기는 부족한 만큼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함께 가져가야 할 여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산업 재편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노동비용 인상이 국내 소비여건 개선보다는 수출 가격경쟁력을 약화한 게 확인됐다”며 “기록적인 수출·투자 감소와 소비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소득주도성장의 궤도수정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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