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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국토안보부는 이민자를 수용할 충분한 시설과 신속한 추방 절차를 마련할 준비가 돼 있는지, 이민자 수 폭증으로 법원 출석 날짜만 지정해주고 미국 내에 머무르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점검했다.
국토안보부 관리들은 아직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가 급증하진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직전까지 미국 이민 막차를 타려는 행렬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불법이민자를 사실상 범죄자로 취급하며 취임 첫날 가장 먼저 할 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펼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중남미 이민자 커뮤니티도 술렁거리는 분위기다. 글로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와츠앱 등의 플랫폼에는 “지금이 바로 미국에 들어갈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민 관련 정보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에는 국경을 가로지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어서다.
멕시코 노갈레스에서 이민자 쉼터를 운영하는 프란시스코 루레이로는 “이민자들이 미국에 입국하지 않고 망명을 신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시비피원·CBP One) 프로세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하는 이민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런 분위기를 틈타 불법 밀입국 브로커인 이른바 ‘코요테’가 더욱 활개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CBP 대변인은 “이민자들은 밀입국 브로커들의 거짓말을 믿지 말아야 한다”며 “미국은 여전히 이민법을 엄격히 집행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입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리건·워싱턴·미네소타·버몬트·메인·뉴햄프셔·미시간·위스콘신·콜로라도·뉴멕시코 등 주로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이민 검색 수 급증이 두드러졌다. 이번 대선이 초박빙 판세로 당선인 윤곽이 드러나는 데 며칠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 당선인의 압승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힐은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된 후 캐나다의 이민 관련 웹사이트가 트래픽 폭주로 인해 다운되는 등 미국 대통령 선거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미국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