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버팀목 반도체 '이상신호'…“하반기 회복”Vs“부진 지속"

반도체·중국발 부진에 3월 수출도 8.2%↓
전문가 92% "반도체 경기 작년보다 부진"
정부 "상저하고 흐름은 변함없어..수출활력 제고"
  • 등록 2019-04-01 오후 4:21:32

    수정 2019-04-01 오후 4:21:32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던 반도체 경기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반도체 부진 속 전체 수출액이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부는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더 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나빠 하반기에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3월 수출액(관세청 통관기준)이 471억1000만달러(약 53조3500억원)로 전년보다 8.2%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4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12월(484억6000만달러) 1.2% 줄어든 데 이어 1월(463억5200만달러)과 2월(395억6000만달러)에도 각각 5.8%, 11.1%씩 감소했다.

우리나라 월별 수출액 및 전년대비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우리나라 월별 수출액 및 전년대비 증감률 추이.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반도체 경기 부진…중국 경기둔화도 이어져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진 여파가 컸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은 90억600만달러로 전년보다 16.6% 감소했다. 반도체를 뺀 전체 수출액 감소율은 5.9%로 반도체를 포함했을 때보다 2.3%포인트(p) 줄어든다.

반도체 수출물량이 1.8%(1~25일 기준) 늘며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큰 폭의 국제시세 하락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 기간 국제 D램 시세는 8기가바이트(Gb)에 5.07달러로 전년보다 44.0% 감소했다. 낸드 역시 128Gb에 4.93달러로 27.9% 내렸다.

중국 경기둔화 흐름도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 속 중국 성장세가 둔화했고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액도 114억7000만달러로 15.5% 줄었다. 역시 중국을 빼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감소율은 5.5%로 2.7%p 줄어든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출 둔화는 비단 우리나라만 겪는 어려움은 아니다. 수출 상위 10개국 중 중국과 미국을 뺀 9개국은 지난해 11~12월부터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 2월 수출이 큰 폭(20.7%)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대 아세안(동남아) 수출이 3월 79억4000만달러로 7.6% 감소한 것 역시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간접 영향이다.

3월 우리나라 수입액은 418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2억2200만달러 흑자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하반기 회복”vs“반도체 경기 예상보다 더 나빠”

정부는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월 19억2000만달러에서 2월 20억8000만달러, 3월 20억9000만달러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2분기 조업일수는 작년보다 1.5일 가량 더 많다.

또 반도체 국제시세 하락으로 전체 수출액은 줄었지만 1분기 수출물량만 놓고 보면 오히려 전년보다 1.5% 증가한 만큼 국제조사기관의 전망처럼 하반기께 국제시세만 회복한다면 수출액도 자연스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다. 우리나라 20대 수출품목 중 전년보다 수출액이 늘어난 건 4개 품목뿐이지만 수출 물량 증감으로 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14개 품목이 전년보다 늘었다.

한 반도체 공장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그러나 하반기 이후 실적을 낙관하긴 어렵다.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쁘다는 전망도 있다.

국책 산업연구기관 산업연구원(KIET)은 2월 말(18~22일) 국내 반도체 업종 전문가 26명(애널리스트 11명, 협회·단체 등 15명)을 대상으로 올해 반도체 경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작년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절반에 육박하는 46% 응답자가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보다 호조’라고 답했다. ‘작년보다 부진하나 평년 수준 유지’라는 응답이 35%, ‘평년보다 악화’ 12%, ‘작년과 비슷’ 8% 응답이 뒤따랐다. 평년 수준 이상은 유지하겠지만 업황이 최고조였던 작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반도체 가격 역시 올해 약 24.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응답자 85%가 하락, 소폭 상승이나 보합을 예상한 응답은 15%에 그쳤다. 또전년대비 상·하반기 수출액 감소율을 16.9%, 6.1%로 전망했다. 하반기 들어 상황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만 마이너스가 플러스로 전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조사기관과 업계의 전망을 토대로 올 상반기 부진을 하반기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그 사이 전망이 더 나빠진 것이다.

수출 당국은 수출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액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 산업부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4개 시중은행(국민·신한·KEB하나·우리)과 손잡고 1조원 규모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을 개시했다. 정부는 지난달초 올 한해 무역금융 지원액을 235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5조원 늘리는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발표했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하반기 들어 경기가 회복하는 ‘상저하고’흐름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추진하고 미국 경기의 상승 흐름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3월 수출입동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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