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결사위)는 한국 정부가 당정건설노조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놨다.
|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들이 지난 9월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건설노동자 총력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안정과 살인적 임금삭감안 철회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ILO 결사위는 7일 건설노조가 2022년 10월 제기한 진정에 대한 권고문을 채택하고 ‘408차 결사의자유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노조 건설기계지부의 행위를 조사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정부에 요청(request)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원회는 교섭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 결사의 자유 행사와 단체교섭권의 효과적인 인정을 위한 명확한 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결사위는 또 “이번 사건과 같이 자신의 요구를 협상하기 위해 평화적인 단체행동을 조직했다는 이유로, 또는 직장 내 산업안전 및 보건의 결함을 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체포나 기소, 형을 선고받는 사람이 없도록 정부에 요청한다”고 했다. 결사위는 “정부가 건설 업계의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건설 현장의 채용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건설 업계 근로자 및 고용주 대표 기관과 협의를 시작할 수 있는 조처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도 했다.
앞서 건설노조는 2022년 10월 결사위에 ‘한국 정부가 ILO 결사의 자유 원칙을 위반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공정위는 건설노조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하고 시정명령·과징금을 부과했다. 건설노조는 공정위엔 노조의 교섭권한을 판단할 권한이 없으며 따라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는 ILO의 권고문이 공개된 후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건설노조는 그동안 건설 현장에 대한 정부의 감독 및 제재가 단체교섭을 제한하는 등 ILO 제87조·제98호 협약 위반이라며 진정을 제기했으나 결사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내용도 결사의 자유를 침해(infringe)했다거나 관련 조치를 촉구(urge)한 것이 아니라 건설 현장의 채용 불안정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요청(request)한 것”이라고 했다.
고용부는 또 “이번 결사위가 요청한 내용에 대해서 관계부처와 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공식 답변을 통해 추가적인 사실관계 및 그간의 협약이행 노력과 개선 내용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