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력에도 출산율 하락, 충격…한국여성, 출산의 대가 커”[ESF2024]

[33]마시아 칼슨 미 위스콘신대 사회학과 교수
“출산율, 사회·경제적 맥락의 결과”
“미국, 출산·양육 보편지원 없지만…한국과 달라”
한국·중국·일본·대만 인구통계학적 변화 발표 예고
  • 등록 2024-06-18 오전 5:20:00

    수정 2024-06-18 오전 5:20:00

[이데일리 최연두 기자] “한국 여성들이 아이를 둔 부모이자 직장인으로서 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사회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

마시아 칼슨(Marcy Carlson) 위스콘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상당한 개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8일부터 사흘 간 열리는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한국을 위한 효과적인 인구정책’을 주제로 세션 발표를 진행한다.

마시아 칼슨 위스콘신대 교육학과 부학장·사회학과 교수
칼슨 교수는 “낮은 출산율은 개인 수준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인이 속해있는 환경의 사회·경제적 맥락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 아이를 키우는 여성 근로자를 위한 지원책이 거의 없다는 점과 육아·가사노동에서 남성들은 주 책임자에서 빠져 있는 점 모두 출산·육아에 대한 비용을 더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칼슨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과 달리 유급 육아휴직이나 자녀수당 지급 등 보편적인 출산·양육 지원제도를 갖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학력 가정일수록 아이를 낳는 비율이 더 높고, 남녀가 육아 부담을 절반씩 나누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칼슨 교수는 “미국은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결혼을 선택하고 아이를 낳는다”면서 “이런 부부들은 맞벌이를 하고 둘 다 양육 책임을 분담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 양육이 힘든 한국의 환경과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이 2022년 실시한 학력 수준별 출산율 조사에 따르면, 고학력층에서 출산율 하락폭이 더 컸다. 고졸 이하 가구 가운데 2019년 기준 100가구 당 출산 가구는 3.14가구다. 이는 2010년 대비 11.6% 감소한 수치다. 반면 초대졸 이상 가구의 경우 4.12가구로 같은 시기 48.1%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칼슨 교수는 “미국에선 혼인 관계 밖에서 자녀를 갖는 데 대한 낙인은 거의 없다”이라며 “한국의 비혼 출산율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미국의 비혼 출산율은 40.5%인데 비해 한국은 2.5%밖에 안된단 점을 꼬집은 셈이다.

한편 칼슨 교수는 이데일리 포럼에서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4개국의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연구한 최신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별로 성별과 결혼, 가사 분담 등 12개 가족 가치로 대표되는 항목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인구 구조의 변화를 예측하는 내용을 담았다.

칼슨 교수는 “한국은 여성이 출산을 하는 대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면서 “여성들이 엄마이자 동시에 노동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마시아 칼슨 교수는…

미 위스콘신대 사회학 교수이자 동대학 대학원의 교육학 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동대학 인구·생태 센터장과 미국 인구 협회의 부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활동은 불평등과 공공정책 분야가 중심이며, 이를 가정 복지와 연결하는 연구로 주목 받았다. 현재 인구 관련 학자 양성 프로그램인 ‘넥스트젠팝’(NextGenPop)의 공동 책임연구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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