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逆수급불균형"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태부족
주가 상승 원동력..부작용 우려도 `솔솔`
펀더멘털 보강돼야
  • 등록 2005-01-27 오전 9:25:05

    수정 2005-01-27 오전 9:25:05

[edaily 양미영기자] 증시의 역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역수급불균형`이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생기는 수급불균형과 달리 풍부한 주식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역수급불균형 현상이 증시에 우호적인 수급 여건을 조성하면서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도 많다. 시장 비용 증가와 함께 펀더멘털의 보강되지 않을 경우 반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균형 조짐 곳곳 이미 주식시장의 유통물량 감소에 따른 주식 품귀 현상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유통물량이 급속히 감소하면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고했었다. 그러나 이에 더해 증권사들의 적립식펀드가 크게 증가하고 변액보험도 날로 인기를 더하면서 주식이 잠길 유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금 등의 장기투자기관들의 주식투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연금 주식 투자 추이 (자료:국민연금기금) 연초 들어서는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개인자금까지 활발히 유입되면서 실제로 한국 증시만 홀로 수급장세를 펼치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주식공급은 날로 줄고 있다. 지난 1월 LG카드의 출자전환용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올들어 2월까지 유상증자 일정은 전무하다. 3월부터 다시 유상증자 일정이 잡혀있지만 규모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유보자금으로 기업으로서는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조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상장사 유상증자 현황 (자료:한국상장사협의회) 주식관련 채권의 신규발행은 물론 기존 사채의 주식전환 빈도도 줄고 있다. 그나마 잔존하는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경우도 만기이전 상환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급 부족→수급 개선→주가 상승→? 전문가들은 증시의 역수급불균형이 이미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향후 정도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의 공급 부족은 갑자기 불거진 현상이 아니라 이미 연장선 상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게다가 연초 개인투자 심리마저 호전되면서 코스닥 시장이 급등하고 정부의 부양정책 기대로 부동자금이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시장 자금의 성격이 안전자산 선호에서 수익률 선호로 바뀌고 있다"며 "3분기말 기준 가계금융자산 1028조 가운데 주식 보유비중이 역사상 최저인 5.6%에 불과해 향후 상당한 자금 유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 위원은 "특히 적립식펀드 등 기관자금의 경우 주식물량이 상당기간 매물화되지 않기 때문에 수급개선효과가 배가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올해는 작년과 달리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기존 포션이 워낙 크다"며 "움추러 있었던 기관이 주식을 상당히 사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수요는 많은 반면 우량주 중심으로 품목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올해 주가 상승 요인은 경기보다는 수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쉽게 경험했던 변동성이 증시 대기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줄고 있다"며 "특히 적립식펀드의 경우 자금이 유입되면 지속적으로 사는 구조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주식관련 사채 전환 현황 (자료:증권거래소) ◇부작용 우려도 `솔솔`..수급장 휘발성·비용증가 지적 다만, 수급에 의해 주가가 오를 경우 이에 따른 기회비용과 부작용 대해서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의 경우 강한 주가 견인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휘발성도 강하다. 또 수급여건으로만 주가가 오르면서 추가매수를 위해 드는 비용을 필요이상으로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오 위원은 "현재 주가가 수급과 경기회복 기대만으로 오르고 있는 점은 고민해야할 부분"이라며 "수급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후 실질적인 펀더멘털 조성이 되지 않을 경우 매물압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립식펀드와는 분명 다르겠지만 과거 바이코리아 펀드의 경우 10조원의 자금이 유입된 후 펀더멘털에 대한 실망으로 일거에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수급을 정당화시키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조정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수급 압박 우려를 더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상장기업의 자본금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본질적인 주식시장 기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양질의 자금을 조달하는 유통시장의 중요한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며 "게다가 현 증시에서 기관이 들고 있는 주식이 너무 없다보니 주가를 올리면서 주식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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