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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필(53·여)씨가 27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현금이 든 지갑을 주웠던 일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생활 10년 차인 중국 국적의 이씨와 김해수(53) 부부. 이들은 소소한 일상 속에서 한국을 ‘살 만한 나라’로 만든 따뜻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이씨 부부는 지난 23일 오후 8시40분쯤 퇴근길에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역 후문 정류장 앞에 떨어진 명품 지갑을 발견했다. 평범한 지갑이라고 생각했지만 안에는 위안화와 달러 등 한화 750만원가량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이씨는 “자꾸 어두워졌고 금액이 크다 보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남편이 지갑을 경찰에 맡기는 게 가장 좋겠다고 해서 파출소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갑 안을 살펴보다가 명함을 발견했고 지갑 주인인 A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A씨는 해외에서 일하다 잠시 출장 목적으로 국내에 들른 상황이라 조금만 더 늦었어도 지갑을 찾지 못하고 출국해야 했다.
A씨는 경찰을 통해 이씨 부부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또 한화 60만원가량의 사례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이씨 부부는 극구 거절했다. 이씨는 “우리가 큰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분은 얼마나 속상하고 애처롭고 그랬겠나”라며 “그 돈을 굳이 우리가 받아쓰기엔 미안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마 다른 분들도 똑같이 생각했을 것이다”며 “다들 우리와 같은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담담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