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 제왕' 세비야, '무리뉴 매직'도 꺾었다...7번째 유로파 우승

스페인 프로축구 세비야가 구단 역사상 7번째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세비야의 곤살로 몬티엘이 우승을 결정짓는 승부차기를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AP PHOTO

아쉽게 우승을 놓친 AS로마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준우승 메달을 벗어 던지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유로파리그의 제왕’ 세비야(스페인)가 ‘무리뉴 매직’ AS로마(이탈리아)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통산 7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세비야는 1일(이하 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AS로마와 정규시간 전·후반 90분 및 연장전 전·후반 30분 동안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승부차기에서 4-1로 이겼다.

이로써 세비야는 2005~06, 2006~07, 2013~14, 2014~15, 2015~16, 2019~20시즌에 이어 통산 7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세비야는 지금까지 결승에 7번 올라 모두 승리하며 ‘유로파리그의 제왕’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반면 지난 시즌 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AS로마는 2년 연속 유럽 클럽대항전 트로피를 노렸지만 눈앞에서 아깝게 고개를 숙였다.

‘우승 청부사’ 조제 무리뉴 AS로마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UEFA 주관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모두 이긴 바 있었다. 하지만 올해 패배로 연승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무리뉴 감독은 UEFA가 주관하는 3개 클럽대항전에서 지도자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16강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에), 8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4강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꺾고 결승까지 오른 세비야는 역시 4강에서 레버쿠젠(독일)을 넘은 AS로마와 결승전에서 만났다.

선제골은 AS로마가 먼저 터뜨렸다. 전반 35분 센터라인 부근에서 세비야 공을 빼앗은 지안루카 만치니가 재빨리 전방으로 길게 패스를 연결했다. 이 공을 받은 파울로 디발라가 박스 안으로 몰고 들어간 뒤 깨끗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AS로마의 에이스인 디발라는 발목 부상 때문에 결승전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디발라는 그같은 우려를 딛고 선발 출전했고 선제골까지 책임졌다.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하고도 먼저 실점한 세비야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반 라키티치가 왼발로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도 겹쳤다.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 58% 대 42%로 앞선 세비야는 후반전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동점골은 후반 10분에 나왔다. 세비야 공격때 오른쪽 측면에서 헤수스 나바스가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가 AS로마 수비수 만치니의 다리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AS로마의 자책골 덕분에 세비야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승부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후반 30분 세비야 공격수 루카스 오캄포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만치니에게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주심은 처음에 페널티킥으로 선언했지만 온필드리뷰를 통해 페널티킥을 취소했다.

승부는 1-1 상황에서 연장전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연장전에서도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연장 후반 10분 AS로마 수비수 크리스 스몰링이 시도한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것이 AS로마 입장에선 아쉬운 장면이었다.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세비야가 선축에 나선 가운데 AS로마 두 번째 키커 만치니가 찬 공이 세비야 골키퍼 야신 부누에게 막혔다. 설상가상 AS로마는 3번 키커 호제르 이바녜스의 킥 마저 골대를 맞고 나왔다. 세비야 쪽으로 흐름이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세비야는 4번 키커 곤살로 몬티엘이 실축을 했지만 주심은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면서 다시 찰 것을 선언했다. 결국 기회를 얻은 몬티엘이 이번에는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세비야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