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모습' 복귀전 우려 떨쳐낸 류현진...남은 숙제는 이닝

  • 등록 2022-05-15 오후 12:54:59

    수정 2022-05-15 오후 12:54:59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리가 알던 류현진 같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전에서 호투를 펼치자 찰리 몬토요(57)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이 쏟아낸 칭찬이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을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탈삼진은 3개를 잡았다. 평균자책점은 13.50에서 9.00까지 낮췄다.

류현진은 1-1 동점이던 5회말 2사 1루에서 구원투수 이미 가르시아와 교체돼 승패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경기 중반까지 1실점으로 막아준 덕분에 토론토는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토론토는 1-1 동점이던 8회초 홈런 2방 포함, 4점을 몰아쳐 5-1 승리를 거뒀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여러 가지로 희망적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92.1마일(약 148km)였다. 평균 구속도 90.3마일(약 145km)를 찍었다. 류현진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2019년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7마일(약 146km)이었다. 구속만 놓고 보면 한창 좋았던 수준을 회복했다.

부상자 명단(IL)에 들어가기 직전 등판했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90.2마일(약 145㎞), 평균 88.7마일(약 143㎞)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비교된다.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얀디 디아스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하기는 했지만 이후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사실 홈런을 맞은 공도 바깥쪽으로 제구가 된 체인지업이었지만 디아스가 잘 밀어쳐 넘긴 홈런이었다. 타자가 잘 친 것이어서 아쉬움은 덜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실점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2회말과 3회말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4회말에는 1사 1, 2루 위기에서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병살타를 유도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 위력이 살아났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날 류현진은 71개 투구수 가운데 체인지업을 14개 던졌다. 이 가운데 헛스윙을 4개나 이끌어냈다. 1회말 리드오프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체인지업이 효과적으로 통했다.

올 시즌 3선발로 출발한 류현진은 개막 2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월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3⅓이닝 6실점에 이어 4월 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4이닝 5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18일 왼쪽 팔뚝 통증을 호소해 부상자 명단(IL)에 올라갔다.

류현진은 IL에 있는 동안 캐치볼,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에 이어 마이너리그 실전 등판까지 착실히 재활 과정을 거쳤다. 결국 이날 28일 만의 가진 빅리그 선발 등판에서 성공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앞으로 활약을 기대케 했다.

물론 아직 숙제도 있다. 이날 류현진은 71개만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이 1실점 이하인 상황에서 5회를 마치기 이전에 교체된 것은 지난해 4월 26일 탬파베이전(3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류현진은 투구 중 골반 쪽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부상이 없는 상황에서 1실점 이하 조기 강판은 LA다저스 시절이던 2017년 9월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전(4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이후 4년 7개월 만이다. 당시는 투구 수가 98개나 됐다.

이날 몬토야 감독이 류현진을 일찍 마운드에서 내린 것은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 차원이었다. 몬토야 감독은 경기에 앞서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피기백(piggyback)’ 전략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피기백(piggyback)의 사전적 정의는 ‘어부바’ 또는 ‘목말 타기’다. 야구에서는 한 경기에서 선발투수 2명을 잇따라 올리는 전략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1+1’으로 부른다.

몬토야 감독이 이같이 말한 것은 류현진이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선발 등판에서 최소 5이닝 이상 확실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류현진에게 중요한 숙제가 될 전망이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오늘과 같은 투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제구력을 앞세워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은 우리가 알던 류현진 같았다”고 호평했다.

현지언론도 류현진의 성공적인 복귀전을 축하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오클랜드전의 류현진은 연료 채우는 걸 잊고 장거리 여행을 떠난 자동차 같았다”며 “탬파베이전에서 이러한 우려를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 추가 휴식을 줘야만 한다”고도 덧붙였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 역시 “구속이 올라간 덕분에 체인지업과 커브 위력이 도드라졌고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며 “류현진 투구 덕분에 토론토 타선도 추진력을 얻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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