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의 사망, 이재명 “檢 미친 칼질” 분노…격랑 속 정치권 [국회기자 24시]

3월 임시국회 본격화 앞두고 여야 거센 공방
與 “죽음의 그림자 연속돼 섬뜩, 당대표 적합한가”
李 “검찰의 미친 칼질 도저히 용서 못 해”
  • 등록 2023-03-11 오전 8:30:00

    수정 2023-03-11 오전 8:30: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국민의힘 신임 대표 선출에 ‘김건희 특검법’ 발의 까지, 이번 주 국회엔 굵직한 사건들이 쏟아졌는데요. 하지만 막바지에 터진 한 사건이 모든 이슈를 삼켰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지난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이 대표가 연루된 ‘GH 합숙소 의혹’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한 인물이죠. 이 대표는 검찰의 압박 수사가 전씨의 사망 원인이라고 지목하며 분노했지만, 여권에서는 강도높은 단어를 사용하며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합한가를 비판하고 나서며 정치권을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전씨의 극단 선택 이튿날 열린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습니다. 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마지막까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진행됐지만, 이 대표가 “추가로 몇 가지 말을 더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죠.

이 대표는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나. 없는 사실을 조작해 자꾸 증거를 만들어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결국은 극단적 선택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검찰 수사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 것입니다.

모두 발언 도중 격해진 감정에 말문을 한 번씩 말문을 잇지 못하던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에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며 “수사 당하는 게 내 잘못인가. 주변을 먼지털 듯 털고 주변에 주변에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디나.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선 과정서부터 그동안 이 대표 수사와 관련해 주변 인물이 사망한 다섯 번의 사례가 있는데, 이 대표가 이 같은 격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분노를 표출한 것은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는 회의를 마친 후 예정돼 있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전씨의 빈소를 찾아 약 7시간의 대기 끝에 조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은 이 죽음이 검찰 탓이라는 이 대표의 생각과 좀 달랐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1야당 대표 주변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너무 짙게 드리워져있다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할 현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들었고, 권성동 의원도 “이재명의 정치는 존재 자체가 해악이며 비극이다. 당 대표는 물론, 정치를 그만 두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밖에 다른 당 지도부와 중딘들도 ‘죽음의 랠리가 현실이 되고 있다’, ‘데스노트가 더 있는건가’, ‘현실판 아수라는 이제 끝내야 한다’ 등 이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크게 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문을 연 3월 임시국회가 이를 둘러싼 정쟁만 하다 끝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이달 중 패스트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 등 정쟁의 소지가 다분한 요소들도 산적해 있죠. 일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보단 피로감만 쌓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 승, 전, 이재명 사법리스크’ 여야의 이 불편한 공방은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까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