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라더니…낮아지는 3Q 실적 눈높이

3Q 상장사 영업익 합 45.5조원…한 달전보다 줄어
삼성전자·한전 등 45.6%는 3Q 전망치 하향
고정비 부담 커지는 삼성전자…한전은 또 역마진
"실제 실적, 전망치 밑돌 가능성"…레벨업 기대 줄여야
  • 등록 2023-09-21 오전 5:40:00

    수정 2023-09-21 오전 5:4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올해 기업들의 실적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며 코스피 역시 하반기에 2800선을 돌파할 것. 올 초 한 증권사의 올해 증시 전망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3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자 장밋빛 전망은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일각에선 달러 강세와 유가 급등, 중국의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며 3~4분기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9월 말인데도…3분기 실적 눈높이는 하향 중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250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은 45조5845억원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전망치(46조346억원) 보다는 1.0% 줄어든 수치다. 250개 기업 중 45.6%에 달하는 114곳의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전보다 하향(적자 확대 및 적자전환 포함)됐다. 전망치가 상향된 상장사는 74곳, 변화가 없는 상장사는 62곳이었다.

문제는 덩치가 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코스피의 기둥인 삼성전자(005930)만 해도 한 달 전 2조9666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지만, 현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6473억원 수준이다. 한 달 만에 10.8% 하향 조정됐다. 일부 증권사는 1조원대의 영업이익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실적 우려 속에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200원(0.29%) 내린 6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약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대에 머물 수도 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9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감산에 속도를 내며 재고 문제는 확실히 줄었지만,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의미 있는 이익 개선은 아직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부터 디램(DRAM)과 낸드(NAND) 등의 생산량을 줄여 남아돌던 재고를 줄인 점은 눈여겨볼 만 하지만, 여전히 시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고정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분기까지 10개 분기 적자를 이어가는 한국전력(015760)에 대한 기대감도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전력은 한 달 전만 해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7002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6.4% 줄어든 1조5922억원 수준이다.

지난 6월만 해도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비 하락 안정화 덕에 한국전력은 고질적인 ‘역마진’ 구조를 끝냈다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유가 상승 속에 한국전력은 재차 역마진 구조에 재진입하고 말았다. 상반기에 배럴당 60~70달러에 머물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현재 90달러를 웃돌고 있다. 주요 석유 수출항이 있는 흑해 주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갈등을 지속하고 산유국들의 감산 기조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전력은 4분기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담은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이 있어 전기료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단기 레벨 업 힘들어…2500 박스권 순환매 전망”

3분기 역시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나란히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영업이익 1위를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 빠지자 지난 1~2분기 영업이익 1위 자리로 올라온 바 있다.

현대차(00538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4787억원으로 한 달 전(3조4477억원) 전망치보다 0.9% 증가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379억원이라는 역대급 성적을 낸 점을 감안하면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것)’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가 전망하는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은 3조4505억원 수준으로 3분기보다도 낮다.

증권가는 9월 말에도 실적 추정치 하향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3분기 기업의 벌이에 대한 전망은 낮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유가가 급등한데다 달러 강세로 환율 변동성까지 커진 만큼, 기업들의 실적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중국 역시 부동산 리스크는 잦아들었지만 경기 회복으로 돌아서진 않은 상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실적은 전망치보다도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디램 가격 인상 지연과 자동차 실적 피크아웃 우려, 불확실한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 유가상승 장기화 등은 코스피 실적 모멘텀의 강도를 계속 약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2600선에 오르자마자 2500선 중반으로 밀린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얘기에도 힘이 실린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2601.28까지 올랐지만 이내 약세로 돌아서며 이날 2559.7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실적 전망치의 조정을 감안하면 코스피의 단기적인 레벨 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당분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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