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매출액 연간 3조원 넘본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1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8.1% 증가한 12조3005억원,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한 5110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배터리 사업은 매출액이 8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6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양산에 돌입한 중국 옌청·혜주 공장 가동률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영업손실은 9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억원 줄었다. 외형이 커지고 매출총이익률도 올랐지만 연구개발비 등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까지 배터리 사업의 누적 매출액은 1조9733억원으로 이 기세대로라면 무난하게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발표 직후 이어진 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윤형조 SK온 배터리기획실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관련 물량 조정 등으로 당초 목표한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플러스(+) 전환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4분기만 놓고보면 EBITDA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합작까지…현 수수잔고 220조원 달해
윤 실장은 “현재 수주 물량은 최근 포드와의 합작사(JV) 효과까지 고려하면 1.6TWh, 220조원 규모에 이른다”며 “기존 고객 외에도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의 신규 수주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관련해선 “이에 따른 영향이 현재 일부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만 아직까지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완성차가 확보한 반도체를 전기차에 우선 공급하는 등 모델별로 차등 배정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완성차업체별 반도체 수급 전망, 고객사의 요청 물량 변동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뿐 아니라 중국만 생산하던 LFP 배터리도 개발에 착수했다.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NCM 배터리 대비 60% 수준에 그치지만 최근 테슬라,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업체가 채택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LFP 배터리로 저가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는 동시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각광 받는 전고체 배터리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를 대체해 모든 소재가 고체로 돼있는 배터리를 말한다.
이와 관련 전날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솔리드파워(Solid Power)에 3000만달러(353억원가량)를 투자하고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키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류진숙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실장은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센터 통한 자체 연구개발과 유망 기술 보유한 스타트업 혹은 연구기관과의 협업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두 가지 방식으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려 한다”며 이번 솔리드파워와의 협력이 이같은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리드파워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선두주자이자 차별적 공정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 자체 역량과 결합하면 빠른 속도로 전고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EV)용 배터리 셀을 제조한 경험을 바탕으로 랩 단계에 있는 전고체 기술을 대용량화하는 데 기술을 결합하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 사업에 속도 낸다. 김현석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옵션개발담당은 “경제성이 있으면서도 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순도 높은 수산화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며 “역량 보완이 가능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단계에 있으며 2025년 이후 미국·중국·유럽에서 공장을 가동하겠다는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