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이 추월 못하게 계속 딴지걸 것…1단계 합의 충돌 억제 수준"

[신년인터뷰]②자오시쥔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1단계 합의로 양국 문제 해결하지 못해"
"미중 양국 핵심 이익 포기 안할 것"
"美, 합의 후 번복 가능성" 트럼프에 불신 표해
  • 등록 2020-01-03 오전 6:00:00

    수정 2020-01-03 오전 6:00:00

자오시쥔(趙錫軍) 중국 인민대학교 금융증권연구소장이 1일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간 1단계 합의가 체결돼도 양국간 무역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해서 중국에 더 많은 요구를 해올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자국을 추월할 수 있다고 생각해 온갓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자오시쥔(趙錫軍) 중국인민대금융증권연구소장 겸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은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한가지 확실한 건 양측이 모두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오 소장은 “1단계 무역합의는 현재 양측의 충돌을 억제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만족시킬 수 없을 테고, 그들(미국)은 계속해서 더 많은 요구를 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소장은 “다만 적어도 관세 부분에서는 당분간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고, 이는 양측 무역 부문에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요구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은 선진국이고 중국은 아직 개발도상국이다. 다른 발전 단계에 서 있고 속도가 다를 뿐더러 그 과정도 당연히 다르다. 그러나 미국은 경제성장 속도가 더 빠른 중국이 자국을 따라잡고 심지어 추월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갖은 방법을 다 써서 ‘너희 그렇게 빨리 발전하면 안된다’며 자신들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은 일반적인 경제 측면으로만 봐서는 해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오 소장은 미국의 요구가 일부 수용 가능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국유기업 구조 개혁을 꼽았다.

그는 “국유기업을 없애라는 건 중국 정부로선 수용할 수 없는 요구”라며 “중국의 경제체계를 보면 공유제와 국유기업 그리고 민영기업이 함께 발전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자오 소장은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 양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건 하겠지만 애초에 국유기업을 없애라는 건 수용이 불가능한 거 아닌가”라며 “미국도 그렇지만 중국정부도 핵심 이익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소장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잦은 ‘말바꾸기’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간 합의 이후에도 이를 언제든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할 새 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도 탈퇴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자오 소장은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홍콩 인권법과 신장 위구르 인권법이 미중 무역전쟁과 연계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무역 협상은 인권 문제와는 별개”라며 “인권문제는 사실 미국에도 존재하며 명확히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AFP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중국 경제를 평가한다면?


-중국 정부가 작년초 양회에서 6~6.5% 경제성장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달성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아마 올해 경제성장률은 6.1%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숫자만 놓고 봤을 때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경제 발전에 있어 속도가 유일한 목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목표가 다원화됐다. 국내총생산(GDP)은 커지는데 다른 게 뒤처지면 안된다는 의미다.

=올해 중국 경제의 도전 과제는?

-빈부격차 해소, 환경보호, 고용 등 각 분야에서 과제가 많다. 또한 몇 년전부터 은행의 부채가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해 리스크 관리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금융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인터넷 금융이나 재테크를 위한 일부 리차이(理財) 상품 등 과거 관리감독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던 부분에서 투기 현상이나 사기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감독을 강화했고, 소위 말하는 ‘그림자 은행’ 업무도 관리 아래 들어왔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모두 일시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외부 환경 요인의 불확실성도 크다.

=금융부문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금융 리스크 관리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더 강화해야 한다. 일부 상업은행의 불량 자산이 문제가 되고 있다. 리스크가 발생한 은행에 대한 처리도 과제다. 바오샹 은행, 진저우 은행 등 지방 은행이 현재 부실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들 은행은 먼저 위험 자산을 분리한 후 중앙은행을 통해 일정한 유동성을 제공 받고 정상운영을 위해 노력해야한다. 회수 가능한 현금은 회수해야한다. 새로운 주주를 찾아 불량자산을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형은행이 인수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

-아직 대형은행이 문제가 있는 중소 은행을 인수하도록 하진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제가 생긴 은행을 대형 은행이 인수하고 싶진 않을 거다. 중소은행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 인수가 이뤄질 수 있다. 대형 은행에 경영을 위임하는 경우는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 대형은행들이 인력을 파견해 관리 노하우를 알려주는 식이다.

=올해 통화정책은 어떻게 될 것을 보는가?

-경제공작회의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질과 효율을 높인다’는 의미다. 질과 효율을 높인다는 건 통화정책 뿐 아니라 전체 경제 정책에 대한 요구와 일치한다. 중국 경제의 새로운 목표는 고품질(high quality) 발전이다. 투자하는 프로젝트가 효율이 높아야 한다는 거다. 통화정책은 작년엔 적정한 탄력(松緊·송진)을 강조했고, 올해는 적정한 융통성(靈活·링훠)을 강조했다. 만약에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 외부요인이나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통화량 조절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거다.

=통화정책이 작년보다 더 완화됐다고 볼 수 있나?

-그렇다. 하지만 마냥 완화한다는 게 아니다. 맞춤형 완화다. 외부 영향이 발생한 부분이나 충격이 발생하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내년에는 미중 무역협상 끝날 수 있을까?

-(미국이)관세가 미국과 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한 쪽이, 특히 미국 측이 관세를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여기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 이후에도 이를 번복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체결한 후에 인정하지 않고 다시 얘기하자고 할 수 있다.

=무역전쟁은 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 주는 악영향도 크다

=그렇다. 특히 미중 갈등이 동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동아시아는 전세계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데다 대외 무역도 가장 활발하다. 중국 홀로 미국과 협상하는 건 매우 어렵다. 미국은 중국의 성장이 빠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리를 억압 할거다. 이렇게 계속 미국이 중국을 때린다면 한국 등 동아시아는 물론 베트남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무역에도 악영향을 준다.

=지난해 위안화 환율 ‘포치’ 가 발생했다. 앞으로 외환시장 전망은?

-지난해 외환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 위안화 환율 변동이 비교적 컸다는 거다. 이것은 하나의 현상이지만 중요한 특징이 있다. 과거 2015~2016년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컸을 때와 다르게 지난해는 인민은행이 비교적 강력한 시장개입을 하지 않았다. 환율 문제에 있어 인민은행은 점점 더 시장의 공급과 수요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시장화 메커니즘에 더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고시환율을 결정하는 여러가지 기준 중에 시장 가격 변동과 은행의 수요·공급 등을 더 중요하게 참고하고, 위안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역주기 요소(逆周期因子)’는 점점 덜 사용하는 걸로 보인다.

=중국이 대외개방을 강조하고 있는데, 외국 기업에서는 어떤 기회가 있을까?

-시진핑 주석이 2018년 4월 보아오 포럼에서 금융 경제 개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 발언 바로 다음날 이강 인민은행장은 금융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작년 초에도 인민은행을 비롯한 당국이 다양한 조치를 내놨다. 이것들의 종합적인 목표는 중국의 금융 시장 개방이다. 외국 자본이 쉽게 들어올 수 있게 했고, 중국 자본이 이 금융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이게끔 했다. 외국 자본의 참여가 중국 시장이 국제화 시장이 되는 길이고 개방개혁의 수준이 높아지는 거다. 개방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 수준은 영원히 높아지지 못한다. 경쟁력을 갖춘 외국 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을 개척해 큰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반면 그런 능력이 없다면 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건 경쟁을 통해 시장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거다.

※자오 소장은

자오시쥔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은 국제금융 및 자금통제, 통화정책 분야를 연구해온 중국을 대표하는 자본시장 전문가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 주석의 금융정책 브레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85년 우한대학을 졸업하고 중국 인민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마친 후 1989년 캐나다로 건너가 셔브룩 대학과 맥길 대학에서 공부했다. 이후 1999년 중국 인민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재정금융학원 교수로 임명됐다. 현재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과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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