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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구 베트남 현대탄콩 법인장은 지난 4일(현지 시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베트남 시장 내 1위 유지 전략을 밝혔다. 현대탄콩은 지난 2017년 현대자동차와 베트남 탄콩그룹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내수 시장을 겨냥해 승용차와 상용차 등을 생산 중이다.
장현구 법인장은 현재 베트남 시장 내 ‘베스트 셀링카’로 엑센트를 꼽았다. 엑센트는 베트남에서 지난 2020년 2만32대에 이어 지난해 2만823대가 판매됐다. 그는 “엑센트에 이어 선호하는 차종이 세단에서 투싼, 싼타페 등 SUV로 넘어가고 있다”며 “싼타페는 고급차종임에도 불구하고 월 1000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제조사 차량 대비 현대차는 인테리어 사양이나 옵션에 차별점을 둬서 승차감이 좋고 소비자들도 그걸 알고 현대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내 평균 자동차 판매량은 30만여대로 동남아시아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탄콩에서는 i10, 엑센트뿐 아니라 투싼과 싼타페 등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그는 이어 “통상적으로 국민소득 3000달러가 넘어가면 모터라이제이션이 시작되는데 베트남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기는 시점”이라며 “코로나로 2년 정도 정체가 있었다고 보지만 앞으로 국민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 시장도 8% 이상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자동차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시장 특성에 맞춰 내년에는 SUV 차종 확대 및 전기차 생산을 계획 중이다. 장 법인장은 “청년층과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차종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운전하기 편하면서 가격대가 있는 SUV를 선호한다”며 “이외에도 전기차와 팰리세이드 생산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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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탄콩은 지난 9월에는 2공장을 가동하며 생산량을 기존보다 2배 이상 늘렸고, 신차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생산거점으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장 법인장은 “현대차는 미국, 유럽, 러시아, 튀르키예 등에 생산·판매기반을 이미 갖춰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아시아의 경우 일본 자동차제조사들이 태국, 인도네시아를 토대로 아시아 전역을 차지한 상태여서 (우리는) 베트남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 시장을 넓히기 위한 생산 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 내수 시장으로 시장점유율을 일정 부분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공장과 함께 조립 및 생산에 집중해 역내 수출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제조사 등 경쟁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늘려야 했다는 게 현대탄콩의 계산이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2018년부터 동남아시아 역내 10개국에서 생산된 부품을 40% 이상 사용한 자동차에 한해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장 법인장은 “자동차를 수입해서 팔면 관세와 특별소비세가 붙어 기존 가격의 2배 상당 상승한다”며 “가격경쟁력을 위해서도 부품을 무관세로 들여 베트남 내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기회를 늘려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탄콩은 토요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 2공장을 지어 생산능력(캐파)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집중했다. 장 법인장은 “시장성장률에 대응하기 위해 신공장을 지었고 내년 신차 생산에 집중함으로써 2024년에 다시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공급망 병목 현상에 대해선 “2분기는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3, 4분기 들어 나아지고 있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고객들이 차를 구매하려고 대기 중인 상황이라 수요에는 문제 없다”고 했다.
끝으로 장 법인장은 베트남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 개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남부 호치민까지 1700㎞가 되는데 아직 전체 고속도로가 없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동차업계에선 도로망 확충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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