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조사 및 중앙선관위원회 자녀 특혜 채용 의혹 조사 과정에 정무직(위원장 및 부위원장)들의 전원 직무회피 혹은 직무조사를 제안한 가운데, 내부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사전에 결정된 제안이 아니었고, 나아가 필요하다면 권익위 실무진까지 함께 심사숙고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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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권익위 고충처리부위원장은 3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 수용 불가”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날 전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사 결과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정무직인 본인을 비롯해 3명의 부위원장들이 전원으로 직무회피에 나서거나 혹은 직무조사에 나설 수 있음을 제안했다. 전 위원장은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으며, 김태규 부위원장 등 3명의 부위원장들은 현 정부에서 임명된 정무직 인사들이다.
당시 전 위원장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정무직과 이번 정부에서 임명된 정무직들로 구성된 지금의 권익위가 역설적으로 가장 공정하게 전수조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부위원장들과 협의된 부분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전 위원장은 “국회의 요구에 따라서 하겠다는 말이며, 권익위 내 협의 사항이 아니다”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조사단을 구성할 권한을 국회에 맡기겠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국회의원 300명에 대한 재산 상태, 선관위 직원 3000명의 채용 비리에 대해서 조사하는 것인데 보통 일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굉장히 숙고해서 결정을 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날 기자회견 당일에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이 참석하는 권익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원위원회가 열렸지만 해당 안건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고위 공무원단에 실·과장들까지 간부들은 전부 다 참석해서 의견을 들어야 할 사안이다. 독임제 장관 단독 기구에서도 이 정도 사안을 혼자서 결정하지 않는다. 자문위원회라도 열었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만 권익위 고위 관계자는 “고충처리 담당인 김 부위원장의 소관 사안이 아니다. 부패방지 전담인 정승윤 부위원장 소관에 해당하고 이미 보고도 마친 상황”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위원장에게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