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떼일라…임차권등기 신청 3666건 역대 최고치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현상 영향
지난해 7월과 비교해 3배이상 증가
정부 역전세 대책에 찬반의견 갈려
  • 등록 2023-06-06 오후 5:38:51

    수정 2023-06-06 오후 7:38:4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전세사기 여파와 역전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4000건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던 2021년 집값의 70% 이상을 전세 보증금으로 조달한 ‘갭투자’(전세끼고 집사기) 전세 만기 시점이 올해 하반기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임차권설정등기 건수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역전세 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여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역대 최고 임차권설정등기…하반기 신청증가 불가피

6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는 3666건(해당 기간 내 접수된 신청사건 중 등기완료된 사건 기준)으로 불과 한 달 만에 20% 이상 증가했다. 올 3월 3414건을 기록한 이후 석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약 1년여 전인 지난해 7월 임차권설정등기 신청 건수가 1000건대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임차권설정등기란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대인의 허락 없이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유효함을 명시하는 법적 장치다.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 경매로 이어진다. 문제는 집값이 고점에 달했던 지난 2021년 당시 계약한 전세 기간 만기가 올 하반기 도래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란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6월이 1억9794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올 4월 기준 전국 종합주택 중위 전셋값은 1억6841만4000원으로 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집값이 고점이던 2020~2021년 갭투자가 성행했으나 현재는 그보다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미반환 사례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역전세 대란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올 하반기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증가가 불가피하리라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전세사기에 더해 역전세 문제도 있어 임차권설정등기 신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올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2년 전 계약분의 만기가 돌아오고 신축 입주도 많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 역전세 대책 두고 찬반 엇갈려

역전세 여파가 본격화하면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준비 중이다.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한정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F4 회의’를 열어 깡통전세·역전세 대책을 논의했다. 이미 시중에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상품이 존재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을 제외하면 대부분 DSR을 적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임대인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역전세난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란 의견과 정부가 무자본 갭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또 다른 빚으로 해결하게 한다는 반대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우리나라 집주인 대부분이 고정 소득 없이 부동산만 가진 60세 이상의 은퇴자고 젊은 층도 영끌 혹은 무자본 갭투자로 시장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며 “보증금을 돌려주는 목적에 한해서라도 DSR 규제를 풀어주지 않으면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경착륙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주택시장이 조기에 안정화하지 못하고 장기간 침체하거나 고점을 찍었던 전세가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도덕적 해이와 빚만 양산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단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또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은 은행 선순위 근저당권이 이미 잡혀 있어 더 큰 근저당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고 임대인의 자금 상황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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