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사재기`..2차 주유소대란 온다

기름값 환원 앞두고 주유소 사재기 극성..내달 초 소비자 사재기 올듯
휘발유 평균가격 2000원 시대 다시 오나..2000원선 돌파 초읽기
  • 등록 2011-06-24 오전 11:15:15

    수정 2011-06-24 오전 11:15:15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오르기 전에 꽉꽉 채워 둬야죠" (운전자)

"정유사가 기름을 못준다네요. 가격도 올리고, 물량도 제한하고.." (주유소 사장)

"주유소들이 통상 월말에 사서 월초에 파는데 이번 달에는 월초부터 재고를 가득 채워가는 정책을 가져가고 있어요. 주유소 탱크가 한정돼 있긴 하지만 한꺼번에 주문이 몰리다보니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입니다" (정유사 관계자)


▲ (사진=한대욱기자)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 조치 종료를 2주일 앞두고 `2차 주유소 대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이미 주유소들의 사재기가 시작됐다. 휘발유와 경유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져 일부 주유소의 영업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주유소에 이어 소비자들의 사재기도 예상된다.

기름값 할인 종료로 휘발유 가격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리터(ℓ)당 2000원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오르기 전에 사두자` 주유소, 소비자 사재기 본격화 될듯

지난 4월7일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된 휘발유와 경유 가격 ℓ당 100원 할인이 내달 6일 종료된다. 가격 할인 종료를 앞두고 일선 주유소에서는 석유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쌀 때 사두었다가 100원씩 오르는 내달 7일 이후 비싸게 팔기 위해서다.

실제로 정유사들의 판매물량이 크게 늘었다. GS칼텍스의 경우 이달 들어 15일까지 하루평균 판매량이 휘발유는 전년동기대비 28%, 경유는 40% 각각 확대됐다. GS칼텍스 폴을 단 주유소가 1년간 177개 줄었음에도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사재기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오일뱅크도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늘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월 말로 갈수록 사재기가 극성을 부릴 것"이라며 "주유소들에 사재기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이 쌀 때 많이 사두려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내달 초에는 이같은 사재기 현상이 소비자들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할인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쌀 때 채워두자"는 소비심리를 자극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종료 시점이 임박해서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 가득 채워두려는 소비자들로 주유소가 붐비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기름값 폭탄 온다` 하반기 평균 2000원대 불가피

할인된 가격에 공급된 석유제품 재고가 사재기 여파로 빠르게 소진되면서 기름값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0원선을 넘어 하반기 내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4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920.89원. 기름값 인하 종료를 앞두고 13일째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후 카드정산 방식의 할인을 실시하고 있는 SK에너지의 할인분을 감안한 평균 판매가격은 1886.45원. 100원 할인이 종료돼 할인 효력이 소진되면 휘발유 가격은 당장 1980원대로 2000원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과 1~2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제품 가격도 최근 2주간 12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름값 할인 종료 시점에 국내 휘발유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 할인 효과가 소진되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0원선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그리스 사태가 본격화돼 글로벌 경제가 큰 타격을 입지 않는 한 하반기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에 머물 전망"이라고 말했다.

◇ 대책 마련 나선 정부..정유사 `냉가슴`

2차 주유소 대란이 예고되자 정부는 가파른 기름값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유소 사재기 집중 단속에 나서는 한편 정유사들에 기름값 단계적 인상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업계는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정부의 요청대로 휘발유와 경유 공급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경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개월간 한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하로 정유사들은 이미 7000억~8000억원의 손실을 떠안은 상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인위적 시장가격 조정에 나섰을 때부터 혼란은 예고됐던 일"이라며 "우리도 갑작스러운 인상에 따른 소비자 충격이 우려되지만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유류세 인하에 나서지 않은 정부가 이미 3개월 기름값 인하 조치로 손실을 본 정유사들을 강하게 압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기름값 인상에 따른 소비자들의 부담과 혼란이 커질 경우 정부가 다시 한번 정유사를 옥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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