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공실대란]①`종일주차 3천원`..공실률 8% 육박

동시다발 공급에 도심 대형빌딩 공실률 고공비행
임대료 하락세..임차인 모시기 경쟁 `치열`
  • 등록 2011-05-31 오전 9:51:13

    수정 2011-05-31 오전 9:51:13

[이데일리 이태호 이지현 기자] 서울 도심 오피스시장이 과잉공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낙관적인 전망에 기초해 착공한 초대형 빌딩들이 동시다발 준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실률 상승과 임대료 하락으로 허덕이고 있는 대형 오피스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

`종일주차 3000원`

서울 도심 한복판 17층짜리 빌딩에 붙어있는 현수막 문구다.(사진) 중구 중림동에 위치한 이 빌딩은 지난해 11월 준공했지만 전체 면적의 약 60%가 비어 있다. 오피스 공급과잉으로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기 때문. 최고급 빌딩이 값싼 공용주차장으로 둔갑해버린 이유다.

비슷한 시기 준공한 중구 수하동 `센터원`(32층), 종로구 중학동 `트윈트리`(17층), 인의동 `종로플레이스`(14층)는 사정이 더 안 좋다. 한꺼번에 공급물량이 집중되는 바람에 모두 준공 4개월이 넘도록 70~80% 공간이 텅 비어있다.

◇ 도심권 대형빌딩 8% `텅텅`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없으니 다들 힘들죠. 위치만 나쁘지 않다면 준공과 동시에 70~80%를 채우는 게 보통인데, 센터원 하나만 4만평이 넘고 준공 예정인 것들도 많아 이걸 다 채우려면 꽤나 걸릴 겁니다"

▲ 중림동 센트럴플레이스 빌딩. `종일주차 3000원`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 미국계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작년말부터 도심(CBD) 오피스빌딩의 공급과잉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가 좀 비싸다 싶으면 바로 공실 증가로 직결되는 모양새다.

부동산투자자문업체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도심 대형 오피스빌딩(10층 이상 또는 연면적 1만㎡ 이상)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7.7%로 치솟은데 이어 올 1분기말에도 7.5%의 고공비행을 지속했다.   공실률은 대형 오피스빌딩 준공 시점에 따라 진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나는데, 분기별 공실률이 이만큼 올라간 것은 지난 2000년 1분기(8.2%) 이후 11년만이다.(그래프)

3대 오피스빌딩 권역 중 다른 두 곳인 강남(KBD), 여의도·마포(YBD)와 비교해도 CBD 공실률은 두드러진다. R2코리아에 따르면 KBD와 YBD의 대형 빌딩 공실률은 각각 4.5%와 3.0%다.   홍순만 신영에셋 상무는 "지난해말 도심에 오피스빌딩 공급이 집중된 영향"이라며 "센터원, 트윈트리, 페럼타워 같은 프라임급(5만㎡ 초과) 빌딩이 도심에 몰렸는데 강남이나 여의도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도심(CBD) 대형오피스빌딩 기준(자료: R2코리아)
임대료도 KBD와 YBD가 안정세를 보인 반면, CBD는 3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CBD 기준 대형 오피스빌딩의 ㎡당 임대료는 3월말 기준 보증금 23만8500원에 월세 2만3700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1.2%와 0.8% 내린 값이다. 월세는 지난해 2분기 소폭 반등한 이후 줄곧 내림세다.   김태호 알투코리아 이사는 "도심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임차인을 한번 빼앗기면 다시 모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새 대형 빌딩들이 임대료를 낮춰 공실을 메우려 하면 중소형 빌딩은 타격을 피하기 위해 따라 낮추거나 리모델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랜드마크 빌딩도 안전지대 못돼   서울 도심의 공실률 증가는 랜드마크 빌딩들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 종로구·중구 공실률 10% 이상 대형빌딩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1월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는 3월말 현재 여전히 11%의 공실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광화문 교보빌딩은 올해초 리모델링으로 인해 30% 가까운 공실이 발생했고, STX남산타워는 28%, 한국경제신문사옥은 16%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삼성생명 태평로빌딩도 17%의 공실을 해소하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소유주들이 `임차인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수급악화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   한 오피스빌딩 관리업체 관계자는 "몇달 임대료를 무료로 해 준다든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해준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임차인 모시기에 나서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도 "충정로 등 위치가 비교적 안 좋은 곳에 위치한 새 빌딩들은 임대료를 연거푸 낮춰도 공실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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