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앞두고 고환율에 발목 잡힌 면세점..“리오프닝 기대는 먼 얘기”

코로나19에 고사 위기 몰린 면세업계..고환율에 고전
롯데·신라, 정책적 지원되는 해외 면세점부터 대응
국내 면세점들도 리뉴얼·채널 다양화 나섰지만
여전한 면세한도·임대료·수수료 3중고에 절박감 고조
  • 등록 2022-05-15 오후 4:00:05

    수정 2022-05-16 오후 3:29:26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강남에 거주하는 인모씨는 6월초 미국 출장에 앞서 향수 구입을 위해 A백화점 면세점을 찾았다 깜짝 놀랐다. ‘딥티크 필로시코스 50ml’의 면세점 가격(15만원대)이 백화점 매장(14만원대)보다 더 비쌌기 때문이다. 백화점보다 면세점이 더 싼 대표적인 제품이 향수·화장품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같은 역전현상은 바로 최근 급격하게 오른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아서다. 실제 최근 1년 사이 원달러 환율은 1120원에서 1270원대로 13% 상승(종가 기준)한 상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오프닝’ 최대 수혜자로 면세사업이 꼽히고 있지만 정작 관련 기업들은 ‘절박’한 상황이다.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고사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뚝 끊긴데다 각종 정책 규제마저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7조8333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대비 30%가량 감소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상황이 이렇자 면세업계는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임대료 등 다양한 감면혜택뿐 아니라 특허수수료 부담이 적어서다. 최근 신라면세점이 핵심 해외 면세점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영업 재개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신라면세는 최근 현지 공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전면이 아닌 50%에 수준의 부분 재오픈이라도 이뤄냈다. 롯데면세점이 이달 5일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새로 오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총 12개 해외면세점 중 전면 재오픈해 정상 영업 중인 곳은 호주 소재 3개 면세점에 불과하며 창이공항점의 경우 총 20개 매장 중 7개 매장만 오픈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이 이달 5일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새로 오픈한다. 2020년 6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오픈 이후 683일 만의 출점이다. 사진은 롯데면세점 시드니시내점 전경. (사진=롯데면세점)
해외 시장 공략과 함께 기존 매장 및 입점 브랜드에 대한 리뉴얼도 한창이다.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본점 매장에 대한 대대적 리뉴얼을 진행하는 한편 지난 2년간 휴점 상태였던 전자·캐릭터·식품 매장을 다시 오픈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서울점 지하 매장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이머커스 등 채널 확장 노력도 이어진다. 롯데면세점 지원을 위해 세븐일레븐 앱과 롯데온은 전용관을 냈고 롯데홈쇼핑까지 TV홈쇼핑을 통해 힘을 보탰다. 신세계면세점도 신세계라이브쇼핑과 협업해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서 해외로 출국하는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무엇보다 면세업계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 같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전히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제한으로 실질적인 회복까지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이용자 수가 일평균 20만명에 이르렀던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최근 이용자 수가 3만명 수준에 그칠 뿐이다. 이에 △2014년 이후 멈춰선 면세한도(600달러) 상향 △매출액 기준으로 부과되는 막대한 면세점 특허수수료 감면 △매달 300억원 이상에 달하는 인천공항면세점의 고정 임대료 방식 손질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결국 내국인 면세한도를 상향해 중국 따이공(보따리상) 의존을 낮춰야 한다”며 “특히 특허수수료와 인천공항면세점의 높은 고정 임대료를 감면해 신규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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