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자산 디플레'..강남 부자들의 선택은?

아파트 상가 골프회원권 펀드..가격급락
투자처 찾아라.포트폴리오 조정 `발등의 불`
  • 등록 2010-07-05 오후 1:18:17

    수정 2010-07-05 오후 1:52:09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서울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고 있는 J씨는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재테크라는 말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값이 자고나면 수천만원씩 올랐고 수백만원의 오피스텔 월세 수입도 짭짤했다. 그러나 최근 J씨는 자신의 재산이 줄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파트 값은 올들어 수천만원이 빠졌고, 월세수입도 예전만 못하다. 얼마 전에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었던 자금으로 삼성생명 공모주에 수억원을 투자했지만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손실을 입고 있다. J씨는 이러다간 앞으로 재산이 불어나기는 커녕 까먹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부자들의 자산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펀드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 대형아파트 값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수도권 골프회원권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오피스·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서도 공실이 늘어나면서 임대료도 하락하고 있다.

◇ 도곡동 타워팰리스 2년새 수억원 빠져 

고급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83㎡(전용면적 138㎡) 매매가격이 최근 2년 6개월새 6억원 가량 빠졌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월 22억1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2월 16억6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같은 해 7월 20억2500만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한동안 거래가 없다가 올해 5월에는 16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 (자료: 국토해양부, 단위: 만원)


올들어 주택경기가 침체가 깊어지면서 강남권 재건축과 대형 아파트의 가격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강남지역 면적별 매매가 변동률은 대형이 0.6% 하락,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아파트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77㎡의 경우 올 1월 9억5000만~10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5월에는 8억6700만원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수도권의 고가 골프회원권 가격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곤지암 이스트밸리의 경우 최근 2개월 새 2억5000만원 하락했고, 용인 레이크사이드도 1억원 정도 떨어졌다.
 
저금리 기조로 한때 골프회원권이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관심이 쏠리기도 했지만 최근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 수익형 부동산도 수익률 뚝뚝

부자들의 현금 유동성의 역할을 맡았던 임대수익형 부동산도 예전만 못하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강남지역 오피스 빌딩 공실률은 5.2%로 지난해 4분기 4.9%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공실이 늘어나고 임대료도 하락하면서 최근 강남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임차인을 모집하기 위해 1~2개월씩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 프리(Rent free)` 계약도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오피스텔 연간 임대수익률도 올 1월 5.85%에서 5월 5.81%로 하락했다. 주택 전세대란으로 오피스텔로 수요가 이동해 임대가격이 올랐지만 투자수요도 늘어 매매가격이 상승, 투자비용이 증가해 오히려 임대수익률이 하락했다.

 


문제능 지오랜드컨설팅 대표는 "고액투자자들이 오피스빌딩은 연 5%이상, 주거용 원룸·오피스텔은 연 8% 이상의 수익률이 가능한 물건을 찾고 있다"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의뢰는 많지만 실제 마땅한 물건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부자들의 투자 대안은

자산가들의 요즘 고민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는 것.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유럽발 금융위기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져 투자상품의 목표수익률 달성이 쉽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값 하락과 주식시장 횡보, 저금리 등으로 원하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더블딥`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외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국내경기 회복세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투자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상언 신한은행 PB팀장은 "하반기에도 이벤트에 따라 시장등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장전망이나 가치가 낮은 보유자산을 선별해 갈아타기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와 같이 주가전망이 엇갈리고 횡보세를 나타낼 때는 인덱스형 상품보단 주가가 일정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이 가능한 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펀드(ELF)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보유가치가 낮은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성 금융자산으로 갈아탄 후 올 하반기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노리는 전략을 추천했다. 신규 부동산 투자시에는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 부담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1-2인가구 증가와 실수요 위주의 주택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대형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면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아파트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노두승 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세 등 정부의 세제정책을 지켜보면서 일단 수익성이 저조한 부동산부터 순위를 정해 정리하는 것이 좋다"면서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 후 올 하반기 환금성이 좋은 강남권 30평형대 아파트 급매물 투자를 고려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성 부동산은 최근 투자수요가 높아져 주택에 비해 그동안 가격상승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가격을 낮춘 매물이 서서히 나오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팀장은 "주택을 팔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하반기 시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 급매물을 노려볼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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