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가고 싶으세요? 그럼 파업하세요`

유성기업, 파업 불구 연일 '강세'..전일엔 '상한가'
파업 조기해결 기대감+핵심부품 기술력 부각 분석
시장 "단기 투기세력 개입..개인들 추종으로 주가 급등"
  • 등록 2011-05-24 오전 11:16:44

    수정 2011-05-24 오전 11:16:44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기이한 현상이다. 기업에게 노조의 파업은 분명 악재다. 생산라인이 멈추고 이로 인한 노사 양측의 인적 물적 피해도 막심하다. 납품업체에도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준다. 그래서 파업하는 기업의 주가는 언제나 하락한다. 법칙이 아니라 상식이다.

하지만 이런 상식을 깨고 있는 곳이 있다. 유성기업 이야기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물론,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에 엔진부품 중 하나인 피스톤 링을 제작·납품하는 업체다.

이런 유성기업이 파업에 돌입했다. 생산라인이 멈춰선 것은 물론이다. 유성기업에게서 피스톤 링을 납품 받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허탈하다. 협력업체에서 부품이 들어오지 않으니 차를 만들 수 없다. 고객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차를 내줄 수가 없다. 엔진없는 '깡통차'만 라인에 줄줄이 서있다.

이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등 상장업체들은 주가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유성기업이 납품을 하지 못하니 차를 만들 수가 없고 결국 생산은 물론, 판매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파업을 진행중인 유성기업의 주가는 연일 쾌재를 부르고 있다.

24일 오전 11시8분 현재 유성기업(002920)의 주가는 전일대비 14.26% 오른 344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올들어 첫 상한가의 기쁨을 맛봤다. 사흘 연속 상승세다. 파업에 돌입했는데도 주가는 역으로 움직인다. 희한하다.

일각에서는 유성기업의 기이한 주가 급등에 대해 파업 조기해결 기대감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핵심부품 기술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공장의 라인을 세울만큼 유성기업이 납품하는 피스톤 링이 경쟁력이 있었는데 그동안 이를 몰랐다는 것이 이유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파업으로 유성기업의 존재감이 확실히 부각된 것 때문이 아니겠냐"며 "지난 59년에 설립돼 그동안 현대·기아차에 피스톤 링의 대부분을 납품해왔음에도 작은 회사다보니 기술력이 있어도 부각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파업으로 현대·기아차 생산라인을 세운 만큼 피스톤 링이 엔진의 핵심부품임이 증명됐고 그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킴에 따라 주가도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파업 조기해결 기대감과 핵심 기술력 부각이라는 재료만으로 파업중인 기업의 주가가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성기업의 투자주체들을 살펴보면 개인들이 주로 많이 매매하고 있다"며 "이번 주가 상승으로 펀더멘탈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파업 종료 후 파업 손실 등을 현대차에게 물어줄 것을 감안하면 이런 주가 상승은 이상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단기투기세력이 들어오지 않고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재료를 바탕으로 투기세력이 이를 이용하고 이를 추종하는 개인들이 달라붙으면 상한가는 금세간다. 특히 이런 소형주들은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세력들이 빠지면 주가가 하락하고 연쇄적으로 이를 추종했던 개인들이 함께 무너지게 된다"며 "공권력 투입 등으로 파업이 종결되면 아마 주가는 다시 하락하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업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노조측이 협상테이블에서 다소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의 호재가 이미 모두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유성기업은 현재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여서 이런 재료들이 등장하면 잘 모르는 개인들은 따라가게 되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서 "지금의 주가 상승은 분명히 이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 사태에 `공동 대응`
☞車 부품 대란 막을 길 없나..경찰 공권력 투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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