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역고삐 더 옥죈다…英, 크리스마스前 봉쇄 카드 만지작

英보건장관 “크리스마스전 봉쇄 배제 안해”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잇단 추가 대책 발표
네덜란드는 이미 ‘전면 봉쇄’…佛, 국경 통제 시행중
FT "각국서 추가 제재 요구 잇따라…재봉쇄 카드 검토"
  • 등록 2021-12-20 오전 10:26:55

    수정 2021-12-20 오전 10:26:55

사비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이 19일(현지시간) BBC방송 ‘앤드류 마르 쇼’에 출연해 진행자의 코로나19 방역 대책 관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럽 각국이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고삐를 더욱 옥죄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英보건장관 “크리스마스전 봉쇄 배제 안해”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의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BBC방송 ‘앤드류 마르 쇼’에 출연해 ‘크리스마스 전 봉쇄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 시점에서는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미크론을 비롯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상황이 악화할 경우 크리스마스 이전이라도 단기적 봉쇄 또는 서킷브레이크(비상계획)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같은 답변은 정부 과학 자문단이 작년 겨울과 같은 대규모 입원 사태를 피하려면 더 강력한 추가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따른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전날 영국 정부에 자문하는 과학자그룹(SAGE)은 지난 16일 개최한 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며 “더 엄격한 조치가 서둘러 시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에선 올해 1월 하루에 거의 4000명에 달하는 입원 환자가 발생해 ‘의료 대란’을 치렀다.

과학자들은 보고서에서 정부의 추가 제재 조치가 없을 경우 신규 입원 환자 수가 연말까지 하루 1000~2000명,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하루에 최소 3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내년 2월까지 하루 평균 사망자가 최소 6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및 수용 인원 제한 외에도 모임 규모 축소, 사회적 거리두기 확대, 접촉 기간 단축, 고위험 건물 폐쇄 등의 통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전역에서 8만 2886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 중 1만 2133건이 오미크론 사례로 확인됐다. 영국 수도 런던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감염자가 90% 이상을 차지하자 전날 ‘중대사건(major incident)’을 선포하고 병원 등 의료시스템 지원에 나섰다.

이에 대해 자비드 장관은 “영국의 새로운 코로나19 사례 중 약 60%가 오미크론에 감염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SAGE의 보고서 및 조언과 관련해선 “매우 냉정한 분석이며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오미크론을 통해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불확실성이 많은 것이 현실이며 문제의 핵심이다.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라고 토로했다.

(사진=AFP)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잇단 추가 대책 발표

독일은 전날 영국을 코로나19 고위험 국가로 지정하고 입국 통제를 발표한 데 이어 이날 덴마크, 프랑스, 노르웨이 입국자들에 대해서도 여행자 입국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내놨다. 이들 국가에서 독일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감염 후 회복되지 않은 경우 최소 5일 동안 격리된다.

영국 입국자들은 2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독일 국민 및 거주자, 환승 승객만이 독일 땅을 밟을 수 있다. 또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음성이 확인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요구되며, 입국 후엔 의무적으로 14일 동안 자가격리해야 한다.

오스트리아도 20일부터 백신을 접종한 여행객들만 입국이 허용된다고 이날 발표했다. 백신 미접종자가 입국하려면 PCR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아일랜드는 술집과 식당 영업을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하고 오후 8시부터는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백신 접종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오미크론 확산 추이에 따라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더 강력한 제한 조치 도입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오는 22일 지방정부 수반들과의 임시 온라인 회의를 소집했다.

그는 이날 TV연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일 감염률이 더 높아볐지만 입원 환자 수는 1년 전보다 적다”고 덧붙였다.

13개월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이탈리아에서도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오는 23일 방역 회의를 열고 연말연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규제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벨기에 역시 오는 22일 새로운 조치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진=AFP)
네덜란드는 이미 ‘전면 봉쇄’…佛, 국경 통제 시행중

앞서 프랑스 역시 18일부터 영국에서 여행·출장 목적의 입국을 금지했다. 프랑스 국민과 거주자, 그리고 그 가족들만 입국을 허용하며 ‘필수 방문 사유’가 있어야 한다. 입국자는 24시간 이내 실시한 PCR 결과를 제출해야 하며, 입국 후 7일 동안 자가격리된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재봉쇄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전날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미크론이 확산하고 있다. 19일부터 다시 전국적인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며 “이는 피할 수 없다.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지금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퍼마켓과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하고 상점과 술집, 식당,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은 내년 1월 14일까지 문을 닫는다. 또 각 가정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4명까지 손님을 초대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2명으로 제한된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며 학교는 최소 내년 1월 9일까지 폐쇄된다.

FT는 “아직 네덜란드만큼 봉쇄까지 시행한 국가는 없지만 모든 유럽 국가가 과학자들로부터 추가 조치 압력을 받고 있다”며 “대다수 유럽 국가들이 오미크론 확산을 늦추기 위해 여행 등 이동 제한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해 지난 주말 많은 유럽 국가에서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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