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이자 일부 지급해 급한불 껐지만 다음주 또 고비

지난달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 8350만달러 지급
부동산 연쇄 디폴트 우려한 투자자와 당국 한숨 돌려
오는 29일, 내달 11일에도 이자 지급 유예 기간 만료
전문가 “구조조정 전 이해관계자 설득 과정일수도”
  • 등록 2021-10-22 오후 2:13:22

    수정 2021-10-22 오후 2:13:22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한 헝다그룹(영어명 에버그란데)이 가까스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일부 지급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지급하지 못한 다른 이자들의 유예 기간도 점차 끝나가는데다 천문학적 규모의 만기 채권도 상환해야 해 시간 벌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헝다그룹 로고(사진=AFP)


이자 일부 지급…“지급해야 할 이자 더 많아”

22일 로이터통신은 헝다그룹이 지난 21일 시티뱅크의 채권자 계좌로 8350만달러(약 984억원)를 송금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에 상환한 금액은 지난달 23일 지불하지 못했던 이자 전액이다. 로이터는 헝다그룹의 송금 소식이 부동산 기업 연쇄 디폴트를 우려하는 투자자와 규제 당국에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이자 상환으로 헝다는 눈앞에 다가온 디폴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앞서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835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갚지 못했다. 이자를 갚지 못해도 통상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바로 디폴트 상태에 빠지진 않았지만, 오는 23일까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디폴트를 예상했던 제임스 웡 가오텡 글로벌자산관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헝다그룹의 상환 소식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상당히 놀라운 것”이라면서 “그는 “앞으로 지급해야 할 이자가 많이 있기 때문에 채권자들의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디폴트는 막았지만 헝다그룹엔 여전히 빨간 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번 달 29일과 내달 11일에도 각각 4750만달러(568억1000만원), 1억4800만달러(약 1776억원)에 달하는 달러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보여주기식 아니냐 …자산매각도 시도했으나 난항

헝다그룹의 이번 이자 지급은 일종의 보여주기식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구조조정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나마 이자를 지급함으로써 상환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소구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채권자를 대리한 홍콩의 한 변호사는 “헝다그룹은 단기 채무 불이행을 피한 것으로 보이며, 유동성을 찾았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조금 든다”라면서도 “이번 이자 지급은 대규모 구조조정에 앞서 이해 관계자에게 일종의 동의를 얻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헝다그룹은 채무 상환을 위해 다양한 자산을 처분하려 했지만 매각는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헝다그룹은 약 2조원에 달하는 홍콩 본사 건물을 중국 국영기업 웨슈부동산유한공사에 매각하려 시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4일엔 허성촹잔그룹(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에 헝다물업 주식 51%를 26억달러(3조원)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광둥성 정부의 반대로 보류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2위 민영 부동산 개발사인 헝다그룹은 그동안 단기 차입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펼쳐왔다. 최근엔 전기차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는 듯 무분별한 확장 정책을 편다고 비판받기도 했다. 헝다그룹은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움직임에 대출이 막히자 본격적으로 위기에 빠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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