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 고개드나…우크라, 러産 천연가스 경유 중단 시사

우크라 장관 '내년 경유계약 갱신 가능성 희박'
우크라 통해 러시아 가스 年 120억㎡ 수출
슬로바키아는 우크라 가스관 의존도 95% 달해
  • 등록 2023-06-22 오후 3:31:33

    수정 2023-06-22 오후 3:31:3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경유하는 러시아 가스관 가동을 내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급이 위축되면 잠잠하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 천연가스 수송관(사진=AFP)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와 천연가스 경유 계약을 갱신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이 중재한다면 3자 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고는 했지만, FT는 EU가 러시아 정부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작다고 평가했다. 계약 갱신이 불발된다면 경유 계약은 내년 말 만료된다.

우크라이나엔 소유즈와 브라더후드 등 두 개의 러시아 가스관이 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천연가스 경유 계약을 통해 통행료를 받고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거쳐 유럽에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걸 허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출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러시아가 두 가스관을 통해 유럽 국가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물량은 연간 120억㎡에 이른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약정된 통행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FT는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의 공급난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공급량이 줄어들면 유럽 전체의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 중인 세 가스관(소유즈·브라더후드·튀르크스트림) 중 두 개가 폐쇄되기 때문이다. 특히 슬로바키아는 지난달 천연가스 수입량의 약 95%, 오스트리아는 50%를 소유즈와 브라더후드를 통해 수입했다. 러시아에서 튀르키예를 거쳐 동남부 유럽으로 이어지는 튀르크스트림이 남아 있긴 하지만 튀르크스트림은 지금도 이용률이 저조하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직후에도 에너지 대란을 겪은 바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돕는 유럽 국가에 천연가스 가격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2021년만 해도 1메가와트시(㎿h)에 10~20달러대였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해 24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따뜻한 겨울 날씨에 난방 수요가 줄어들고 미국·카타르 등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면서 가격이 하향하곤 있지만 최근 중국 등 아시아 수요가 늘면서 다시 수급 불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가 천연가스 경유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다면 유럽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로랑 루세카스 S&P글로벌커머디티인사이츠 애널리스트는 “양측이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서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계약을 갱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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