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국가교육위, 중립·전문성 대신 정파대결 우려

국교위 초대 위원장에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상임위원에 김태준·정대화…“정파 대결 불가피”
“교원 배제 출범, 교육 비전문가 많아” 비판도
  • 등록 2022-09-22 오후 2:44:00

    수정 2022-09-22 오후 3:52:03

지난 1월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의 안정적 출범을 위한 국회 간담회 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교육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오는 27일 출범을 앞둔 국가교육위원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 한다’는 위원회의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위원들의 정치색이 강한 탓이다.

22일 교육부가 발표한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구성·출범 일정’에 따르면 초대 위원장(장관급)은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맡게 됐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브랜드위원장(2010~2012년)을,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학중앙연구원장(2013~2016년)을 맡았던 보수성향 인사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땐 논란이 컸던 국정 한국사 교과서 편찬 과정에도 참여했다.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 백서에 따르면 이 전 총장은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재임 중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2년에는 새누리당 선대위 공동의장을 맡았다.

차관급인 상임위원도 전문성보다는 정파성을 갖는 인사들이 임명됐다. 국민의힘 추천을 받은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제학과 교수는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출마했던 인사다. 2014년에는 새누리당 경제혁신위원회 규제개혁분과위원을 지냈다.

반면 민주당 추천으로 상임위원에 임명된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1996년부터 상지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실행위원,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자문위원,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진보 인사다. 정 이사장은 상지대 총장 임기를 1년 5개월 남긴 지난해 9월 총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직도 임명 1년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비상임 위원으로는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 △이민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 △이승재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장석웅 전 전남교육감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정호 서강대 겸임교수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영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장상윤 교육부 차관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등이 임명됐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교육위(국교위)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게 설립 목적이다. 위원회 소관 사무는 △중장기 정책 방향 △학제·교원정책 △대학입학정책 △학급당 적정 학생 수 등 중장기 교육 제도·여건 게선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등이다. 전문성과 중립성을 토대로 국가의 주요 교육정책을 논의·수립하는 게 국교위의 역할이란 뜻이다.

하지만 임명된 위원 면면을 뜯어보면 전문성이나 중립성보다는 정파성이 강해 기대보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교위가 학생들의 위한 교육정책을 논의하기보단 이념에 따른 정파 대결의 장이 될 수 있어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존폐 등 그간 진보·보수가 대립한 사안에서 정파 대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위원들은 자신을 추천한 정파의 입장에서 탈피, 개개인의 교육철학에 따라 자율성을 갖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 추천 절차에서 난항을 겪는 교원단체 추천 몫(2명)이 제외된 데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 논평을 통해 “교육의 핵심 주체이자 직접 당사자인 교원이 빠진 국교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교원이 배제된 국교위 출범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국교위 위원 중 정치인 출신과 비교육전문가가 너무 많은 반면 교원 출신은 1명에 불과하다”며 “국교위가 출범 목적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국교위는 지난해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률안이 통과되면서 올해 7월 출범이 예고됐지만 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두 달 넘게 지각 출범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 총 21명의 위원 중 2명은 지명을 완료하지 못한 채 오는 27일 출범하게 된다. 국교위는 법령에 따라 14개 교원단체가 2명의 위원을 추천토록 하고 있어 교원단체들은 교총·교사노조·전교조에서 추천자를 정하기로 했지만 합의가 결렬됐다. 결국 교육부 국가교육위 설립준비단은 회원(조합원) 수가 많은 단체 순으로 1명씩을 추천받기 위해 3개 단체에 회원 수 현황을 요청했지만 전교조가 이에 반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위원 추천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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