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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을 중심으로 ‘비전문성’과 이에 따른 ‘정책 철학의 부재’를 따져 묻는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편에선 공정위가 그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보험 관련 분야의 불공정거래나 담합에 대한 제재가 강화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오히려 공정위와 접점이 없는 수장이어야 내부 단속이나 개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전문성 없는 후보자…“실무·조직관리 수행도 의문”
1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정치권, 재계 등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실이 한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자 경쟁법 분야에서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더욱이 앞서 윤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인사에서 ‘경험’과 ‘전문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것과 배치돼 이번 인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 후보자는 양정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보험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과 보험연구원 원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금융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현재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과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관가와 법조계에선 당장 법원의 1심 역할을 하는 공정위의 전원회의 주재 등 실무부터 삐걱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로펌 공정거래 변호사는 “공정위원장은 전원회의를 이끌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심의를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관가의 한 공무원은 “현재 공정위 직원들이 의기소침돼 있는데 이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끌어주고 외압을 막아주는 방패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행정 경험이 없는 수장으로서 조직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비전문성’ 인청 도마에…한편선 “공정위 개혁의지”
공정거래후보자의 비전문성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야당의 전방위 공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한 교수를 지명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공정경제, 재벌개혁 등을 다루는 경쟁법에 대한 경력이나 논문은 보이지 않는다”며 “보험감독, 금융업무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왜 공정위원장으로 지명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편에선 비전문성이 오히려 공정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나 일반 경쟁법 집행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기업 입장에선 예측가능성이 오히려 떨어진 것 같다”면서도 “그동안 공정위가 보험업 분야의 불공정거래행위나 담합 등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분야에 법집행이 강화할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 같은 비전문성 지적에 “제가 오랫동안 기업활동과 시장, 소비자 보호 등에 관해 연구한 법학자이고 연구 용역이나 정부위원회에 참여했기에 시장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족한 부분에 관해선 현업의 직원들과 깊이 상의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