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달 29일 노사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협상에 들어갔습니다. 노사 양측은 어제 첫번째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조종사 노조는 총액대비 18%의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측은 외국계 경쟁사와 비교해 임금 수준이 낮다는 점을 들어 연봉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노조가 오늘 공개한 대한항공 조종사 월 급여 지급 내역에 따르면, 초봉이 1억원 이상으로 알려진 조종사들의 연봉은 21년차 조종사가 1억 1천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경쟁 항공사는 실제로 고액연봉과 다양한 복리후생조건으로 국내 조종사들을 상대로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김홍연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 "기장의 83%가 이직을 희망하고 있고, 부기장은 70% 이상이 이직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작년에 10명의 조종사가 이직을 했고…" 하지만 사측은 기본급 4.1% 인상에 합의한 일반 노조와의 형평성 등을 내세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같은 인상율을 제시했습니다.
조종사 임금은 기본급과 수당이 각각 50%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같은 인상율이 적용되면 임금 총액 대비 2%가 인상되는 수준입니다.
노조가 요구한 18%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입니다.
[녹취] 이규남 /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부위원장 "회사측이 우리 노조측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파업을 포함한 모든 단체행동을 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2005년말 사측과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대규모 파업을 벌인 바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서 나흘간 이어졌던 파업이 마무리됐지만, 수송차질로 직간접적인 피해액이 1894억원에 달했습니다.
항공대란을 불러왔던 2005년의 전례가 다시 반복될지, 협상 테이블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신재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