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美국채금리…연준, 은행권 SLR 규제완화 연장할까

`국채매입·대출 늘려라`…연준, 1년간 은행에 규제 풀어줘
SLR 완화, 이달 21일 만료…연장 안될 땐 `국채 매물폭탄`
"美국채 최대 큰손 은행권, 최대 5000억달러 청산할 수도"
연준·FDIC, 연장에 부정적…민주당 강경파도 종료 압박
SLR 완화 연장 안되면 트위스트·YCC 등 부양책 서둘 듯
  • 등록 2021-03-08 오후 12:46:23

    수정 2021-03-08 오후 12:46:23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불안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2주일 쯤 뒤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어떤 안정책을 꺼내들 것인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단기채를 팔아 그 자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그에 앞서 작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하에서 은행들의 대출과 국채 매입을 늘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했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규제 완화를 연장할 것인 지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작년 봄 코로나19가 미국 경제를 강타하자 연준은 국채시장에서 은행들이 더 많은 국채를 매입하는 한편 연준의 자산 매입으로 늘어난 지급준비금을 풀어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SLR 규제를 1년 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1년 째가 되는 이달 21일 만료되는 터라 이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연준이 이달 FOMC 회의에서 의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SLR은 지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총 연결자산이 2500억달러(원화 약 310조2000억원)를 넘어서는 미국 대형 금융기관에 적용된 규제로, 은행들은 레버리지 규제에 따라 늘어나는 자산에 비례해 추가로 자기자본을 보유해야만 한다. 대형 은행들은 총 익스포저(자산)에 비례해 자기자본을 3% 이상 유지해야 하고, 특히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편입된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모건스탠리는 그보다 높은 5%를 유지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준은 규제 완화를 통해 분모가 되는 총 익스포저에서 국채와 연준 지급준비금을 차감해줬다. 이 같은 조치로 미국 대형 은행들은 연준에 적립된 미 국채와 현금을 총 익스포저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할 수 있었고, 그 만큼 자본금을 늘릴 필요 없이 미 국채를 더 보유하고 시중에 더 많은 대출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21일까지 SLR 면제 조치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형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미 국채를 대규모로 청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이를 팔지 않으려면 자본금을 추가로 확충하거나 예금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이는 은행 주가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미국 대형 은행들은 미 국채시장에서 가장 많은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보유규모만 2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SLR 면제 조치가 연장되지 않으면 3500억~5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내다 팔아야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의 배후에 적자국채 발행 확대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뿐 아니라 SLR 면제 조치 종료 가능성도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준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SLR 면제 조치 연장여부에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랜들 퀄스 연준 은행감독담당 부의장은 최근 “SLR 면제 조치를 연장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연준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같은 조치는 한시적인 것이었다”고 말해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젤레나 맥윌리엄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역시 지난주 한 강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의지”라고 전제하면서도 “미국 금융회사들은 이 같은 SLR 면제 조치 연장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그는 “SLR보다는 연준이 규제하는 은행 모기업의 필요자본요건이 더 중요하며, 이것이 은행의 채권 보유 비용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라며 SLR 면제를 종료하더라도 대규모 국채 매도가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 대형 은행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강하지 않은 만큼 SLR 면제 조치를 1년 더 연장해 달라고 연준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셰러드 브라운 상원 금융위원장 등 `월가 매파(강경파)` 의원들은 SLR 면제 조치 연장을 받아줘선 안된다고 연준에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LR 면제 조치가 연장되지 않고 그대로 종료될 경우 연준이 시장 안정을 위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채권수익률곡선관리(YCC) 조치를 더 서둘러 내놓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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