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새마을금고 사태 한발 늦은 정부, 이번엔 사후약방문 말아야

  • 등록 2023-07-17 오후 4:51:16

    수정 2023-07-17 오후 7:34:31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이번 새마을금고 사태로 2금융권도 다 같이 철렁했습니다.”(2금융사 고위관계자)

이달 초 새마을금고에서 예금 인출 사태인 ‘뱅크런’과 1금융권인 시중은행에 자금이 몰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하자 2금융권도 같이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실제 새마을금고 뱅크런 이슈가 터진 이달 첫째 주엔 국내 5대 시중은행 수신고에는 13조가량의 돈이 몰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연체율 상승·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새마을금고와 닮은꼴로 인식되는 2금융권 입장에선 ‘괜히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긴장감이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소관부처인 행전안전부가 아닌 금융당국이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면서 위기 상황은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리스크 전이 속도가 빨라진 만큼 뱅크런,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면 금융권 지반이 약해지면서 한순간 땅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업계는 이번 문제의 일차적인 배경으로 행안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꼽았다. 나아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를 지적했다. 먼저 뱅크런 우려를 키운 것은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대응에 한발 늦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부터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고 6%를 찍는 동안 행안부는 이렇다 할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같은 상호금융권이지만 금융당국 감독권 하에 있는 농협, 신협과 달리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셈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정부의 관리·감독 문제가 불거지면 치명적이라고 평가했다. 새마을금고의 뱅크런·머니무브 현상이 재연된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풍선효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어서다. 2000년대 들어 카드대란, 저축은행 사태를 겪은 국민들 인식엔 2금융권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잠재돼 있다. 은행이 망가지면 정부가 ‘무조건’ 살려주겠지만 2금융권은 경험상 그렇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리스크 전이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새마을금고 사태와 같이 ‘금융사 부실→뱅크런→머니무브’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고 타업권으로 위험이 번지지 않기 위해선 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시장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독권한을 전문성있는 기관에게 부여해야 한다’, ‘예금자보호제도 한도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 등의 의견들이 나온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다시 범하지 않기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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