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재 대표 "유전질환 예방하려면 의료데이터가 필수"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 인터뷰
파편화된 의료데이터 모아 최적 정보 제공
비대면 의료에서도 국내 시장 '선점'
라이프시맨틱스, 오는 23일 코스닥 상장 예정
  • 등록 2021-03-08 오후 4:01:41

    수정 2021-03-09 오전 8:39:19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의료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전적 질병을 예견하고 대처할 수 있다.”

8일 서울 역삼동 라이프시맨틱스 본사에서 만난 송승재 대표는 4차산업 기술이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고 의료환경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단 확신에 차 있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2012년 설립된 IT 기술과 의료서비스·정보를 융합한 디지털헬스 전문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 보다 127% 증가한 27억원을 기록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오는 23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가 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라이프시맨틱스]


◇ 파편화된 의료데이터 모아 최적 정보 제공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환자편에서 국내 의료환경을 여과 없이 지적했다.

“누군가 큰 병원에서 MRI·CT를 찍은 뒤 ‘담도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쳐봐요. 우리는 이때부터 담도암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담도암은 소세포성, 비소세포성에 따라 치사율이 달라지고 사용하는 항암제, 방사선 치료, 수술법이 달라진다.”

“그렇기에 환자 스스로가 병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아는 것은 물론,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품질높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무지한 상황에서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결정 내리기를 강요받아 왔다.”

송 대표는 이런 의료 사각지대를 디지털헬스 플랫폼이 메울 수 있다고 봤다. 라이프시맨틱스의 ‘라이프레코드’는 파편화된 의료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환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라이프레코드는 환자의 평생 축적된 건강·진료 데이터를 통해 환자를 상태를 파악한다. 이를 사전에 입력된 8억명 환자데이터와 비교·분석해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한지 제시하고 각 선택에 따른 예상 결과를 도출한다. 환자는 충분한 정보를 취득한 상태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송 대표는 라이프시맨틱스가 의료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승인을 받고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심사평가원 등에 데이터 접근 권한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 7만여 곳의 흩어진 의료데이터 한데 모아서 최적화에 이르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각 병원에 저장된 의료정보가 표준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마다 맹장염을 충수염, 충수돌기염, 에펜디사이트(appendicitis)으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방대한 의료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선 비표준화된 용어를 표준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메디텀’이라 불리는 의학용어 매칭 서비스를 직접 개발했다.”

송 대표는 경제성이 없어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던 ‘의학용어 매칭 서비스’가 시대를 잘 만나 높은 부가가치 산출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라이프시맨틱스는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최적화된 의료정보로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라이프시맨맨틱스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 [자료=라이프시멘틱스]


송 대표는 향후 1년~1.5년내 의료 마이데이터가 시행될 것으로 예견했다. 그는 범국가적 차원의 의료 마이데이터가 구축되면 라이프시맨틱스의 부가가치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주변에 ‘할아버지 어떻게 돌아가셨어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십중팔구 질환으로 돌아가셨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는 답이 되돌아온다. 만약 조부모가 항암치료를 받다 사망했다면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도 같은 유전 형질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료데이터는 상속이 이뤄지면 한차원 높은 의료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관련법 정비로 의료데이터가 상속되면 국내에서도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처럼 유전적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봤다. 미래 얘기지만 의료데이터가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에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현재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상 망자데이터는 비 개인정보로 취급해 가족들이 진료기록조차 열람할 수 없게 돼 있다.

◇ 국내 비대면 의료시장 ‘선점’

라이프시맨틱스는 의료데이터 수집·분석 능력을 앞세워 보험·의료 산업을 송두리째 바꿔나가고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면 보험료를 깍아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이 보험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는 가운데 라이프시맨틱스가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2019년 한화생명과 계약을 맺고 고객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보내주고 있다.

“스마트폰에 활동량 데이터가 매 실시간 저장되고 있다. 얼마나 뛰었는지. 걸었는지, 잤는지가 자동 저장되고 있다. 또 고객동의 아래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강검진 데이터를 받는다. 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해 보험사에 보내주고 있다.”

[갈무리=키움증권]


라이프시맨틱스는 이런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대면 의료분야에도 한발 앞서 있다. 환자의 체온, 혈압, 혈당 데이터를 비대면 진료 의사에게 보내주는 ‘닥터콜’ 서비를 개시했다.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법 개정을 통해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송 대표는 서울대에서 의료정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초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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