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한달 뒤 공개된 경찰 무전기록…“대형사고 상황” 더 빨리 알았다

이태원참사 당일 112지령망 무전기록 공개
서울청 112상황실, 밤9시 “대형사고 및 위험방지” 언급
류미진 등 윗선엔 보고 안해
용산서도 참사 전 긴박한 무전…이임재 정말 몰랐나
  • 등록 2022-11-29 오후 5:56:47

    수정 2022-11-29 오후 9:52:54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공개된 경찰의 무전기록을 살펴본 결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먼저 대형사고 발생 위험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참사 한 달여가 지난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29일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실이 공개한 참사 당일 경찰 무전기록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의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는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9시 1분쯤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에 “핼러윈 관련해 계속해서 추가 112신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대형사고 및 위험방지건으로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는 당시 접수된 사고 관련 신고 11건 중 5번째 신고에 대한 지시였다.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 인근에서 들어온 해당 신고는 “인파가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일보 직전”이며 “사람들이 밀리고 사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서울청 112상황실은 5번째 신고를 코드 제로(CODE 0·신고 대응 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로 분류하고 용산서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구대, 지역경찰 근무자 독려하셔서 해당되는 핼러윈 이태원 관련해 확인을 잘해주시고 질서관련 근무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해당 112 지령망은 용산서 상황실과 이태원파출소, 교통경찰관은 물론 당시 마약단속에 투입됐던 형사과 관계자들까지 청취할 수 있는 핵심 무전망이다. 서울청 112상황실 근무자가 참사 발생 1시간 14분 전 ‘대형사고’를 언급, 경찰 내부에서도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시 상황관리 담당자들은 대형사고를 예견한 신고 접수 후 2시간 넘도록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 정모 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은 코드제로가 발령된 지 2시간 40분이 지난 뒤 서울청 상황관리관 당직근무를 하던 류미진 총경에게 첫 보고를 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는 이미 1시간 24분이 지난 뒤였다.

참사 당일 용산서 112지령망 무전엔 “인파가 너무 많아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무전이 모두 20차례 이뤄졌다. 특히 오후9시 33분엔 112상황실장이 “이태원역 출구에 경력을 배치해 10명 단위로 20초 간격으로 지하철역으로 내려보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임재 전 용산서장은 국회에 출석, “밤 9시 57분쯤 112상황실장에게 상황을 물었더니 ‘사람이 많고 (교통이) 정체되고 있으나 특이사항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용산서에서도 윗선에 제대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이 전 서장이 국회에서 위증을 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송병주(51)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과 정모 전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 류미진(50) 총경 등 참사 당일 서울청과 용산서 상황실 근무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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