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중대, 제로금리 때 중요 정책 도구중 하나"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만찬사
"경기침체로 제로금리 때…韓, QE 정책 시행 어려워"
"금리정책 유효성↓…금중대 유용한 수단 될 가능성"
금중대 포함 K-점도표·중립금리 추정 등 연구 학회에 주문
  • 등록 2024-02-01 오후 7:00:00

    수정 2024-02-01 오후 7:14:09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는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 도구 중 하나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중장기적으로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져 이른바 ‘제로금리 하한’에 직면할 때, 유효성이 떨어지는 금리정책을 대체할 수단이라는 견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만찬사를 하고 있다.(사진=하상렬 기자)
“경기침체시 QE 어려워 금중대 유용 수단”

이 총재는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만찬사를 통해 경제학회에 국내 통화정책의 활발한 연구를 주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총 다섯 가지 연구 과제를 제시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한은 금중대 활용 여부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실적을 토대로 저금리 자금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운용 규모는 약 30조원이다.

이 총재는 금중대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각이 병존한다고 했다. 특정 부문에 신용 공급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재정정책이 담당해야 할 정책금융이기에 중앙은행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와 금리정책은 경제 전체에 무차별하게 영향을 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취약업종 등에 선별적이고 한시적인 금융중개 지원을 한다면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데 따른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9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금중대 지원에 대한 엇갈린 주장이 나왔다. 의사록에 따르면 조윤제 위원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는 물가안정 도모를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 수행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감내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시스템 전반으로의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극히 제한된 지금의 상황에서 통화정책 기조와 다른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금중대 확대 운용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다른 익명의 위원은 “금중대 확대 운용은 물가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일시적으로 금융 지원이 필요한 지역과 부문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 있어 금리정책을 보완하는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중장기적으로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져 제로금리 하한일 때, 금중대는 금리정책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중앙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제로금리 하한에 직면할 때 선진국이 사용한 양적완화(QE)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긴 어렵다”며 “그렇다고 재정에만 의지해 구조적 침체에서 벗어나려 하면 재정적자 확대가 국가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K-점도표·중립금리 추정 등 연구 주문

이 총재는 금중대 활용 외에도 이른바 ‘K-점도표’로 불리는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실증연구를 주문했다. 한은은 이 총재 부임 이후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향후 3개월 뒤의 최종금리를 포워드 가이던스로 제시한다.

이 총재는 “한국형 점도표는 그간 한은이 미래 금리정책을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가능한 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고 했던 전통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며 “포워드 가이던스와 전략적 모호성 두 방식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 정책경로를 명확히 밝힌 상태에서 경제 상황과 전망이 달라져 정책이 변화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중앙은행이 전망 전제 조건을 잘 설명하고 전제 조건 변화에 따라 정책도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킬 경우 경기주체들이 경제 여건 변화에 보다 선제로 적응해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중립금리의 추정도 연구 과제로 꼽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등 대내적 요인으로 중립금리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선진국의 경우 생산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중립금리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게 하는 중립금리 추정은 통화정책 기조 판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대외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 개방경제에서 대내외요인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때 중립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는 향후 통화정책을 경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 외 이 총재는 중앙은행 대출제도에서 비은행금융기관 포함의 문제, 상설대출기구인 자금조정대출 기능 강화 이슈, 최적의 공개시장 운영방식과 단기자금시장과의 관계 등을 연구 과제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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