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 중이라"…'로맨스스캠' 그놈, 수천만원 삥뜯은 수법은

20대 女, 채팅앱 만남 男에 하루만에 2180만원 털려
포인트 환전 부탁하며 사이트 가입 유도
회원등급·서비스·보증금 명목 등으로 이체 요구
"범인 검거 쉽지않아…사이버 상대 신뢰 말아야"
  • 등록 2022-01-26 오후 5:38:13

    수정 2022-01-26 오후 9:27:38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지금 해외에서 입국해 격리 중이라 계좌도 못 텄는데…쌩돈 2800만원 날리게 생겼네. 환전 좀 해줄 수 있어?”

20대 여성 박모씨는 데이팅앱 사이트에서 A씨와 만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2000여만원을 날렸다.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힘든 시기 이용했던 다른 데이팅앱에 포인트가 남아있는데, 이날 소멸 예정이라 환전해야 한다는 A씨의 말을 믿고 도우려다 당한 사기다. 박씨는 “포인트를 현금을 바꿔 돌려받으려면 필요한 절차라고 해서 여러 번 돈을 부치다보니 어느새 천만 원 넘게 썼더라”며 “2000만원도 넘어서야 사기임을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용인 동부경찰서에 A씨와 해당 앱을 사이버 사기로 고소했다.

(사진=독자제공)
‘채팅앱 신용 사기’ 로맨스스캠…‘다단계 송금’

신종 금융사기인 ‘로맨스스캠(Romance Scam)’은 ‘로맨스’와 신용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다. SNS·소개팅앱·데이팅앱 등 온라인을 통해 이성에게 호감을 산 뒤 접근하고 금전을 갈취하는 사기 방식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아 온라인 채팅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로맨스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6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접수된 로맨스스캠 신고는 총 174건으로 이 중 피해가 확인된 사례는 68건, 피해액은 총 4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의 경우11월말 현재 피해 건수는 28건으로 전년 대비 3배 늘었고, 피해액은 5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실제로 박씨가 진짜라고 믿은 데이팅앱은 이미 존재하는 채팅 앱과 같은 이름이지만, 사업자등록번호 등은 허위인 ‘짝퉁’ 사이트다. ‘짝퉁’ 사이트를 구축하고, 의심하는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범 여러 명이 합작하는 식이다.

(사진=독자제공)
실제 기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박씨가 가입했다는 채팅사이트에 직접 회원가입을 시도했지만 추천인 코드가 없으면 가입이 불가능했다. A씨가 박씨에게 제공한 추천인 코드는 이미 소멸돼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박씨의 고소에도 이 ‘짝퉁’ 사이트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용인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건을 접수해서 수사 진행 중으로, 해당 계좌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서 발부해 집행했다”며 “도메인 위치가 국내인지, 해외인지를 확인해서 방송통신위원회에 폐쇄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상에서 만난 상대를 섣불리 신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이 쉽게 피해 사실을 드러내기 힘든 ‘로맨스’ 라는 특성을 악용해 일어나는 범죄인 만큼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제로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필요가 없기에 모두가 잠재적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신중해야 한다”며 “로맨스라는 관계는 누구에게나 알리기 쉽지 않은 점이 있어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해도 공개하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로맨스스캠은) 사이버 범죄 특성상 익명성이 보장되고 점차 범죄조직으로 발전하고 있어 범인을 검거하기 쉽지 않다”며 “범인을 특정 짓기 힘든데다 범죄로 활용된 사이트가 해외에 위치할 경우 우리나라 법을 적용하기도 어려워 국제적 공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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