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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산하는 '한지붕 두가족'…산업·하나은행도 이달말 공동점포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이달 말 ‘창구 제휴’ 방식의 공동점포 운영에 나선다. 하나의 물리적 공간에서 두 은행이 영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은행 고객은 전국 하나은행 점포와 현금자동인출기(ATM), 자산관리 서비스(WM)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공동점포가 새로운 활로로 확산하는 모양새다.◇산은 고객, 이달말부터 하나은행 지점서 업무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창구 제휴’ 방식의 공동점포 운영에 나선다.산은 관계자는 “이 달말 시행을 목표로 준비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은행은 지난해 8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등이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협약(MOU)을 맺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고객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전국 하나은행 영업점의 창구와 ATM을 이용해 입금과 잔액 조회 등부터 시작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두 은행이 점포 운영에서 손을 잡으면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이 각자의 강점은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한 기능은 보완하는 성공적인 협업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적으로 산업은행은 부족한 채널을 하나은행에서 수혈하는 셈이 된다.지난해말 현재 하나은행의 전국 점포(출장소 제외)는 613개, ATM은 3565개다. 산은의 경우 점포는 61개, ATM은 111개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은 산업은행 고객에게 자사의 WM(자산관리)서비스를 소개하고 고객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창구 제휴가 시작되면 은행권의 넓은 의미의 첫 번째 공동점포 사례가 될 전망이다. 공동점포는 복수의 은행이 하나의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점포 운영체제다. 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한 공간에 영업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창구 제휴’ 방식의 점포 운영도 공동점포와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행과 산은이 ATM과 영업점 창구를 제휴한 형태는 소비자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한 공동점포 운영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래픽= 이미나 기자)◇우리·하나, KB·신한도 공동점포 개점 예정공동점포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다음달 우리은행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 점포를 내기로 했다. 두 은행은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2층)에 50평 규모의 영업 공간을 마련해 각 은행이 반반씩 공간을 활용키로 했다.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경북 영주 등에 공동점포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공동점포 설치 시기와 위치 등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공동점포가 확산하는 배경에는 비대면 금융확산에 따른 급속한 점포 폐쇄가 있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은행권에서 총 1513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점포 폐쇄는 2016년 273개, 2017년 420개,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로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점포는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금융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다.전문가들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려는 공동점포가 성공하려면 점포 관리 책임과 비용을 분명히 나누고 운영 주체간 시너지 창출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권용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공동점포 관련 보고서에서 “공동점포는 점포 관리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입점 은행간 상품 비교를 통한 경쟁으로 이어져 영업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수익, 비용의 적정성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공동점포 운영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며 “손님 채널 관점 이외에도 공동의 시너지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승범 "칭키스칸도 100년 후 망해...성 쌓는 것도 중요해"
- [이데일리 노희준 황병서 기자] “칭키즈 칸은 ‘성을 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한다’고 말했지만 그도 결국 100년을 가다가 망했습니다.”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7일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IBFC)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금융금융혁신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면서 마지막에 한 말이다.그는 “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며 “금융을 혁신하고 금융회사가 새로운 유행에 적응하더라도 성을 쌓는 것과 같은 금융안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금융혁신이 이뤄지려면 금융안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그는 “핀테크 업계를 만나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했더니 금융위가 혁신에는 관심이 없고 규제만 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오해를 받아 서로 간극이 크다는 생각을 했다”며 “금융산업은 규제산업이라는 특성이 있다. 규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보니 금융안정과 혁신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가 상당히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린 ‘제11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IBFC)’에서 ‘데이터 전쟁, 금융의 미래’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데이터 전쟁, 금융의 미래’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금융의 영역으로 빠르게 진출하며 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신규 기술과 서비스들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기존 금융산업과의 상생 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 이영훈 기자)◇고승범 “금융회사-테크기업간 정보공유 개선방안 검토”그는 이날 디지털 금융혁신의 구체적인 미래 방향도 설명했다. 우선 맞춤형 개인금융서비스 강화를 위해 마이데이터 고도화를 추진하고 비금융정보 활용 확대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위원장은 “비금융전문 신용평가사(CB, 전자상거래나 통신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통해 개인 신용을 평가하는 곳) 1곳(크레파스 솔루션)을 지정했고 추가로 1곳을 지정할 계획”이라며 “건강보험공단, 연금보험, 한국전력 등의 비금융 정보를 같이 활용하면 개인신용평가체계 고도화를 통해 신 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에 대한 평가도 가능해져 금융 접근성과 안정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데이터 결합과 유통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고 위원장은 “데이터 결합제도 개선을 위해 샘플링 결합 절차를 도입하고 데이터 이용기관의 데이터 결합 신청도 허용했다”며 “이종분야 간 데이터 결합을 통한 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을 위해 데이터 전문기관을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샘플링 결합’이란 원본 데이터 일부만 임의 추출해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전에는 전체 데이터를 전문기관에 제공해 데이터를 결합해야 해 비효율적이었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기관으로 △국세청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등 4곳이다.고 위원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금융혁신의 미래 전략으로 금융플랫폼 발전도 뒷받침하겠다고 역설했다.그는 “금융플랫폼 기반 인프라로 오픈파이낸스(개방금융, 마이데이터, 오픈뱅킹)를 구축했다”며 “오픈뱅킹의 참여기관을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로 확대하고 서비스에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 퇴직연금(IRP)계좌 조회 등이 가능토록 오픈뱅킹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위원장은 이와 함께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구축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금융회사와 자회사 및 기술기업간 정보공유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금융회사의 테크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직접 인수 외에도 사모투자펀드(PEF)와 매칭펀드 등 다양한 투자 촉진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지주와 계열사 간 영업 목적의 정보 공유가 제한돼 데이터와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금·은도 디지털화 돼 유통될 것…적극적 준비 필요”이날 ‘디지털자산 금융혁신, 차기정부 정책 제언’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디지털자산 시대를 대비해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디지털 자산이란 소유권 주장 및 가치 부여가 가능하며 여기에 발행·저장·전송·검증 등 관리 가능한 모든 디지털 데이터를 의미한다.인 교수는 “기업들이 발행하는 디지털 머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예컨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만드는 토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중앙은행 등이 디지털머니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CBDC(디지털화폐)”라면서 “개인이 발행하는 디지털머니로는 NFT(대체불가토큰)이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모든 자산들이 디지털화돼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봤다. 인 교수는 “금, 은, 석유 광물 등을 디지털화해서 전세계에 팔려나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디지털자산은 4차산업혁명의 가치표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서 지난해에만 디지털 자산을 유동화한 규모만 2200조원을 넘어섰다”며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0%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자산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차기정부에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산업으로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진흥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이를 위해 그는 4가지 방안을 꼽았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차관급의 디지털산업진흥청뿐만 아니라 장관급의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관련 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자산 전문은행 설립과 크립토(가상화폐) 면허 기반의 금융산업 재편 등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이밖에 투자자보호 장치와 함께 ICO(코인발행) 전면 허용이 필요하며 NFT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저축은행 연봉킹 '페퍼' 8800만원…케뱅·토뱅보다 높아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해 자산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이 임직원 평균보수가 88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은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임직원 평균보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자료=저축은행)16일 상위 5개 저축은행이 공시한 지난해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보면, 페퍼저축은행 임직원 평균보수는 8800만원으로 젼년보다 800만원(10%)가 불어났다. 이는 자산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상위 5개사에서 1위를 했다면, 전체 저축은행에서도 연봉 킹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020년 8000만원의 임직원 평균보수로 2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수위로 올라섰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2020년 34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지난해에는 대략 2배가 넘는 순이익으로 커지면서 직원들에게 상여급 형태로 배분한 부분이 있다”며 “시니어급 채용을 많이 하면서 급여가 올라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다음으로는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임직원 평균보수가 85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SBI저축은행은 재작년 임직원 평균보수가 5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지만, 평균보수 상승률에서 4%정도로 페퍼저축은행 10%에 뒤졌다.이어 웰컴저축은행(6300만원), OK저축은행(5200만원)순으로 지난해 임직원 평균보수가 높다. 지난해 두 저축은행의 임직원 평균보수는 재작년보다 각각 12.5%, 2% 불어났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20년 임직원 평균보수가 64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지난해 임직원 평균보수를 지배구조 및 연차보고서에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4월 보수위원회 개최 이후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직원 평균보수는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는 근로소득 지급명세서의 근로소득을 임직원수로 나눈 것을 말한다.5대 저축은행 임직원 평균보수가 1년 새 상승한 것은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까지 전체 저축은행 순이익은 1조584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7% 급증했다. 대출증가와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페퍼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등 상위 저축은행 일부는 지난해 3분기만에 전년 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페퍼저축은행(8800만원)과 SBI저축은행(8500만원) 임직원 평균보수는 같은기간 시중은행보다 낮지만,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인터넷은행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임직원 평균보수는 1억1000만원이며 우리은행이 9800만원이다. 같은기간 케이뱅크 임직원 평균보수는 8000만원, 토스뱅크는 6100만원, 카카오뱅크는 1억5300만원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보수에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이 반영돼 일회성 요인이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