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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스타트업이 쏜 첫 민간 발사체 '한빛-TLV' 발사 성공
- 시험발사체 ‘한빛-TLV’ 발사장면(사진=이노스페이스)[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 우주 스타트업이 쏘아 올린 첫 민간 발사체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이에 따라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위성발사체 ‘한빛(HANBIT)’ 시리즈에 적용될 추력 15톤(t)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의 비행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 ‘한빛-TLV’가 한국 시간 20일 오전 2시 52분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노스페이스가 독자개발한 추력 15t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장착한 시험발사체 한빛-TLV는 자체 발사대에서 점화 후 106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한 뒤, 4분 33초 동안 정상비행 후 브라질 해상의 안전 설정 구역 내 정상 낙하했다. 이노스페이스에 따르면 한빛-TLV는 애초 목표로 한 엔진 연소시간인 118초 대비 12초의 간극을 보였으나, 비행 중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비행상황에서 엔진이 정상 작동하고 추력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비행 중 계측한 △연소실 압력 △전기펌프 출력 △제어계통 구동 △비행 궤적 및 자세 등 비행성능 분석 데이터를 최종 분석한 결과다. 이날 한빛-TLV가 싣고 올라간 탑재체인 브라질 공군 산하 항공과학기술부(DCTA)의 관성항법시스템 ‘SISNAV(시스나브)’도 비행 환경 운용 성능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확보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노스페이스는 발사 서비스 수행에서 첫 성과를 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DCTA는 이번 발사를 통해 자체 개발 중인 SISNAV가 비행 전과정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를 확인했으며 확보된 운용 성능 데이터로 개발 검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한빛-TLV 발사 성공으로 이노스페이스는 소형위성을 고객 요구 궤도로 쏘아 올리는 상업 발사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의 로켓 엔진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내 민간 최초 우주 발사체 기업이 됐다.전세계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기반 우주 발사체 기업 중에서도 엔진 개발 선두기업에 올랐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 소형위성발사체 기업은 바야 스페이스(Vaya Space 미국), 길모어 스페이스 테크놀로지(Gilmour Space Technology 호주), 나모 스페이스(Nammo Space 노르웨이), 하이임펄스(Hylmpulse 독일) 등이 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는 “한빛-TLV 시험발사 성공은 독자적으로 로켓 개발이 가능한 기술 역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세계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의미”라며며 “이노스페이스는 오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발사체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것은 물론, 기업성장을 위한 사업화 준비와 수주활동을 추진해 안정적으로 우주시장에 진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로켓 엔진 비행성능 검증을 마친 이노스페이스는 소형위성발사체 ‘한빛’ 시리즈의 단계적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23년 50kg급 탑재체 운송능력의 2단형 소형위성발사체 ‘한빛-나노(HANBIT-Nano)’를 개발하고, 2024년부터 ‘한빛-나노’로 상업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2017년 9월 설립 후, 5년여 만에 한빛-TLV 첫 시험발사 성공이라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며 “민간 스타트업으로 제한된 인원과 예산 안에서 순수 독자기술로 로켓을 개발하기까지 난관이 많았지만, 짧은 시간 내 이를 가능하게 만든 것은 이를 함께 극복해준 이노스페이스 임직원과 협력사의 노고와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술은 고체 로켓과 액체 로켓의 특장점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추진제로 고체상태의 연료 파라핀(Paraffin)과 액체상태의 산화제(LOx)를 이용해 구조가 단순하고 추력조절이 가능한 이점을 모두 갖췄다. 특히 핵심기술인 고성능 파라핀 소재의 고체연료는 폭발위험성이 없어 안전하고, 제조시간을 단축한다. 전기모터 산화제 공급방식의 소형·경량화 특허기술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SVB 파장 예측불허…美 금리인상 일단 멈춰야”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다음은 20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 -“SVB 파장 예측불허…美 금리인상 일단 멈춰야”-UBS, CS 4조원에 인수 ‘블랙 먼데이’는 면했다-휘발유값 오르는데…유류세 인하 축소 유력-한달새 30만명 가입…청약통장 눈돌린 MZ세대△종합-삼성맨 ‘K반도체 생태계’ 다진다-“눈치 보이고, 감염 될까봐” 열에 아홉은 ‘마스크’ 고수△긴급진단…남북관계 어디로-중·러 비협조에 대북제재 구멍…金, 레드라인 넘나들며 ‘尹길들이기’-“남북 핵균형→핵군축 협상, 새 접근법 고민할 때”-시진핑 눈치만 보는 北…中 묵인하면 언제든 7차 핵실험△종합-세수확보 비상에 유류세 인하폭 줄인다는데…고물가 자극은 부담-“기온상승 1.5도로 제한하려면…지구 넷제로 해야”-찔끔 대출 금리…예대금리차 4개월 연속 상승-광주에 ‘벤처허브’ 구축 삼성, 지역경제 살린다△급한 불 끈 글로벌 금융시장-UBS, CS품는다지만…부실매각·합병심사·인력감축 ‘산 넘어 산’-은행서 빠진 자금 암호화폐로…비트코인 날았다-“CS사태에 약한 고리 될라…비은행권 모니터링 강화”△긴급 인터뷰-연준 비둘기파, 매파와 더 싸워야…최종금리, 시장 예상 6%까지 안갈 것-“은행 줄도산이 세계 경제에 미칠 피해 살펴야 할 때”△정치-한일정상회담 후속조치 속도내는 尹…위안부·후쿠시마 수산물 ‘뇌관’-국회의장 중재에도…여야 ‘양곡관리법’ 강대강 대치-반일VS친일…여야, 문체위 ‘태극기 피켓’-국민의힘 “국회의원 증원 안돼” 선긋기…민주당 당혹-與민생특위 위원장에 조수진 임명△경제-방폐물 관리시설 이전 시점, 특별법에 못박아야-“주 60시간 근로, 과로사 조장” 민노총, 尹대통령 고발 예고-전기료 인상 발표 돌연 미룬 정부 민간 발전사에 또 책임 떠넘기나-40대 초반 산부>20대 초반 신부…‘女 연상 부부’ 사상 최대△금융-4대금융 건전성 ‘이상무’…“SVB우려 없어”-보험·카드, 실적도 상여금도 ‘역대급’-카드론 금리 15% 아래로 떨어졌다△글로벌-시진핑-푸틴 “패권 횡보 심각…美제재 대응해 협력 강화”-美 경제전망 ‘노랜딩’서 ‘침체’로-사우디-이란 정상회담 추진-마잉주, 27일 中방문…전현직 대만 총통 중 ‘최초’△산업-케미칼 떼고 ‘포스코퓨처엠’ 새 출발…이차전지 소재 ‘넘버1’ 넘본다-“LG씽큐, 집·직장·휴가지 가전 경계없이 연결”-소액주주들 반대에도…DB하이텍, 팹리스 사업 떼내는 이유△산업-온라인선 이거 못 할걸?…대형마트 ‘체험형 매장’ 승부수-강점 AI·IoT 앞세워…ESG경영 속도내는 통신사-“IBM왓슨 반년 배워도 정확도 91%…우린 2주 만에 95% 나와”△증권-파월 입에 쏠린 눈…코스피 눈치 싸움-SVB發공포에 머니 무브…‘金펀드’ 수익률 반짝반짝△증권-‘SVB發’ 금융리스크 단기 변수…성장주 투자 적기 온다-‘10주년’맞은 한국포스증권, 펀드 활성화 재정비-“압수수색이 기회”…개인, 외인 ‘에코프로그룹株’ 줍줍△부동산-올해 서울 청약경쟁률 57대 1…2021년 4분기 이후 최고-빨라진 시공사 선정…재건축·재개발 사업 속도-17년 만에 KTX 경쟁입찰…현대로템 ‘낙승’으로 싱겁게 끝났다△문화-형형색색 뒤집어쓴 ‘몸’ 14m 대작으로 다시 물들다-그림이 건넨 위로…“더 많은 이가 치유받았으면”△스포츠-잊혀졌던 골프 신동, LIV서 부활포 쐈다-클린스만號의 신데렐라 될까 새 골잡이 오현규 출격 대기-이정은도 신지애도 가르쳤죠…퍼팅 일타강사 들어보셨나요△피플-데이터로 분석한 소비자 감성…메시지에 담아 공감 얻어-“모두가 즐길 ‘제2세종문화회관’ 만들겠다”-LVMH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만나 협업 논의△오피니언-中企, 다 살리려다 다 죽을라-반도체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정부 방어 급급한 여당, 민생에 집중할 때△전국-대중문화·예술 위해 제작·공연·교육 클러스터 조성할 것-경기도내 인구감소지역 수도권서 제외 추진…비수도권 반발 움직임-“아파도 다쳐도 갈 곳이 없다” 충청권 등 지역 의료공백 심각△사회-수업 없어도 ‘천원의 아침밥’ 먹으러 학교 간다-警 ‘전두환 손자’ 마약투약 혐의 내사-의협 비대위원장 단식 돌입 “간호법은 희대의 악법…총파업 불사”-“카페서 텀플러 쓰면 400원 할인” 서울 일회용컵 1000만개 줄인다
- SM '광야 세계관', 카카오 만나 날개 단다
- 광야 세계관(사진=SM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하이브가 지난 12일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 지분 경쟁을 멈추고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카카오·카카오엔터·SM 간 파트너십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SM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카카오엔터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 비즈니스 역량이 모여 탄생할 새로운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SM·카카오·카카오엔터, 파트너십 시너지 기대엔터기업 최초의 코스닥 상장사인 SM의 DNA에는 IP 확장의 비전이 담겨 있다. SM은 일찍부터 SM C&C, 키이스트, 미스틱스토리, 에스팀 등 다양한 회사에 투자하면서 음악IP 중심으로 IP를 확장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는 포부를 다져왔다. 특히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문화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1996년부터 ‘컬쳐 테크놀로지’(CT·Culture Technology)라는 단어를 쓰기도 했다. 가수를 프로듀싱하고 영화를 만드는 등 문화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CT라고 일컬은 것이다.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K팝의 핵심 요소로 강조한 것이 바로 CT다. SM을 대표하는 그룹 NCT의 이름인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도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다. SM은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2000년대 중반부터 미디어 사업에 뛰어드는 한편, 연기자 및 개그맨 등의 매니지먼트 사업 등을 시작해왔다.SM 경영진이 카카오의 손을 든 것은 ‘IP 확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라는 오랜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의 일환이기도 하다. 스토리, 미디어,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는 IP 밸류체인을 완성한 카카오엔터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SM이 쌓아온 아티스트·음악 IP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SM 내부 구성원들이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에 공감대를 형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사진=SM엔터테인먼트)◇광야 세계관, 카카오 만나 확장 기대SM은 특히 메타버스 등 기술과 결합을 통한 아티스트 세계관 구축에 앞장서며 엔터와 IT의 결합을 선도적으로 이끌었다. 카카오와의 결합은 이러한 SM의 비전을 가장 빠르게 실현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카카오와 SM은 AI,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 공동 재원을 투입하는 선제적 대응을 하고, 팬들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SM은 카카오와 전략적 협력 방안을 공개하며 “SM 3.0에서 중장기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투자할 미래 기술 영역에 있어서도 카카오와의 전방위적 협력은 기존과 확연히 다른 혁신적인 팬 경험을 플랫폼과 콘텐츠 모든 영역에서 확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특히 광야 세계관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에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SM은 2020년 메타버스와 결합한 걸그룹 에스파를 데뷔시킨 것에 이어 조만간 이들의 세계관에 기반한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2년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기술 전문회사 ‘스튜디오광야’, VR 콘서트 제작사 ‘스튜디오 A’(가칭)를 설립하기도 했다.카카오엔터가 넷마블과 협업해 론칭한 가상 아이돌 메이브(사진=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광야 세계관의 구체화는 카카오의 기술뿐 아니라 카카오엔터의 AI, VR 콘텐츠 노하우와도 접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넷마블과의 협업을 통해 가상 아이돌 메이브를 성공적으로 데뷔시킨 것에 이어 메이브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웹툰 ‘메이브: 또 다른 세계’를 공개하는 등 K팝과 K콘텐츠의 확장을 위한 선도적인 시도를 해내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선보인 예능 프로그램 ‘소녀 리버스’ 또한 미래 기술과의 결합을 통한 IP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뉴욕타임즈는 메이브와 소녀 리버스를 기존의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단계에서 한 발 나아간 선진 사례로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뿐만 아니다. 팬 플랫폼에 대한 하이브와의 협업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카카오-카카오엔터와 하이브가 플랫폼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 협력을 하기로 합의한 만큼 어떤 새로운 팬 경험을 제공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AI 등의 기술과 IP 밸류체인을 가진 카카오·카카오엔터는 광야 세계관을 확장시킬 것”이라며 “지금의 SM을 만들어온 구성원들과 K팝 팬들이 열망하는 ‘SM 3.0’을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모범답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태아 뇌 줄기세포 이식해 파킨슨병 치료 효과 확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원장 윤상욱) 신경외과 김주평· 정상섭 교수팀과 차 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문지숙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태아 중뇌 조직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dopamine neuronal precursor cell)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해 안전성과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하며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Movement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김주평 교수팀은 70세 이하 파킨슨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세포수 (4x106, 12x106, 4x107 세포)에 따라 세 그룹에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양측 대뇌 피각부에 이식했다. 평균 12개월 간 추적관찰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기능을 평가하는 지표인 UPDRS(Unified Parkinson‘s Disease Rating Scale)에서 ▲저용량 그룹(4x106 세포 투여) 11.6% ▲중용량 그룹(12x106 세포 투여) 26% ▲고용량 그룹(4x107 세포 투여) 40%의 운동능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 출혈, 면역거부, 염증, 종양형성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안정성도 확인했다.특히 손발 떨림, 근육 경직, 둔한 움직임 등 파킨슨병 중기로 고통 받고 있던 여성 A씨(65세)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이식받았다. 당시 혼자 생활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현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내원하는 등 전반적인 운동 기능 향상을 보이며 일상 생활을 하고 있다.파킨슨병은 중뇌(中腦ㆍmidbrain)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생기는 질환이다.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줄기세포에서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를 만들어 환자 뇌 속에 이식하는 ’세포 대체 치료(cell replacement therapy)‘ 가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파킨슨병 환자 1명을 치료하는데 6~10명의 태아 뇌 조직이 필요해 윤리적,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다.지난 2005년부터 차 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문지숙 교수팀은 독일 라이프찌히대학 신경과 요하네스 슈바르츠 (Johaness Schwartz) 교수, 미국 하바드의대 김광수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태아 중뇌에서 유래한 도파민 신경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차바이오텍은 도파민 전구세포를 대량 생산했고, 분당 차병원 신경외과 김주평?정상섭 교수팀은 치료제를 환자에게 적용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연구 책임자인 김주평 교수는 “임상연구를 통해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을 확인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 이라며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 검사 등을 통해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이식의 안전성과 유효성(운동 회복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10년 이상 장기 추적ㆍ관찰한 연구에서도 파킨슨병 진행 억제의 좋은 결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태아 조직에서 분리하여 대량 생산된 도파민 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기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바이오ㆍ의료기술개발 사업(NRF-2019M3A9H1103765) 지원으로 수행됐다.
- 무분별한 약물 복용에 따른 간 손상 기전 국내 첫 확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연구팀이 무분별한 약물 복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성 간염의 발병 기전을 국내 최초로 밝혀내 독성 간염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현 교수(제1저자), 배시현 교수(교신저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2017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약물 복용에 따른 간수치 상승이나 간 기능 저하를 이유로 조직검사를 받은 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간을 자극하는 면역세포의 발현 양상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로부터 얻은 간 조직 분석을 통해 독성 간염이 단순히 독성 물질을 원인으로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독성 물질 또는 그 대사 물질에 대해 특정한 면역세포들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독성 간염 발병의 주요 연관인자로 밝혀진 면역세포는 ▲CD8 양성 T세포와 ▲단핵 식세포로, 독성 간염 환자들의 간에서는 정상인의 간과 달리 이 두 가지 면역세포의 침윤이 풍부히 관찰됐으며, 침윤의 정도가 간 손상의 정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CD8 양성 T세포는 세포독성 T세포라고도 불리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단핵 식세포는 대식세포로 분화하기 전단계의 세포로, 분화되면 우리 몸에 침입한 외부 병원체 및 독성 물질을 포식작용으로 제거하거나 포식작용을 통해 T세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독성 간염 환자의 간에서 관찰되는 T세포 및 단핵 식세포의 다양한 침윤 모습. 1~4단계로 나뉘며 4단계로 갈수록 침윤의 정도가 심해진다.연구팀은 이와 더불어 세포의 계통 및 분화· 성숙 · 활성화 단계 등을 구분해 낼 수 있는 최신 유세포 분석 기법을 이용해 활성화 단계에 있는 CD8 양성 T세포와 단핵 식세포들이 간 손상의 정도와 더욱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두 세포에서 분비되는 작은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의 양 또한 손상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실도 확인했다.유세포 분석기법을 통해 독성 간염 환자의 간 조직에서 활성화(CD38+HLA-DR+)된 CD8 양성 T세포와 활성화(CD80+)된 단핵 식세포의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다.연구팀은 새롭게 밝혀낸 독성 간염의 면역기전을 바탕으로 면역억제제로 사용하는 스토로이드가 독성 간염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치료방향도 함께 제시했다.총 53명의 연구 대상 환자 중에 50명(94.3%)이 독성 간염 완치까지 추적 관찰됐는데, 전체 환자 중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는 37명(69.8%)이었다. 이 환자들은 최소 7일에서 최장 107일까지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으며 투여 중단 후 재발은 없었다. 환자들의 스테로이드 투여 기간은 중앙값을 기준으로 30일이었다. ‘약인성 간 손상’으로도 불리는 독성 간염은 약물이나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을 무분별하게 복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간이 섭취한 약물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해 간 수치가 급격이 상승하거나 간 기능에 손상이 나타난다. 독성 간염은 급성 간염과 마찬가지로 식욕부진, 오심과 구토,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고 경우에 따라 관절 통증, 피부 발진 등이 관찰되며 병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복수, 간성뇌증으로 이어진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독성 간염의 실제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없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매년 인구 10만 명당 12명의 환자가 독성 간염으로 입원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이른바 몸에 좋다고 알려진 약물을 임의로 섭취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더불어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등 약물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실정이다. 연구를 주도한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양현 교수는 “약물 섭취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상황에서 독성 간염 환자의 급격한 증가가 우려된다”면서 “이번 연구는 발병 기전을 파악해 특별한 치료법이 없던 독성 간염에서 스테로이드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정확한 기전에 대한 연구가 미진했던 독성 간염 분야에서 면역학적 기전을 밝혀낸 것은 환자 치료는 물론 독성 간염 환자의 유병률을 정확히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독성 간염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어 기쁘다”며 “향후 독성 간염 환자의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활성화된 CD8+T 세포 및 단핵 식세포의 간 내 침투와 약물 유도 간 손상의 연관성’이라는 제목으로 면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 에스티팜, 올리고 이어 mRNA도 대박 조짐..."12개사와 CDMO 협상 중"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역사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최초로 이뤄진 공동연구개발 협약입니다. CDC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현재 국내외 12개 제약사와 mRNA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논의 중입니다”.에스티팜 연구원들이 mRNA 시료를 생산 중이다.(제공=에스티팜)에스티팜 관계자가 전한 mRNA 사업 근황이다. 그동안 에스티팜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사업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에 가려져 있었으나, 빠르게 사업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지난 10일 미국 자회사 버나젠은 지난 10일 CDC와 하트랜드바이러스 예방 백신을 공동 연구·개발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버나젠은 미국 애틀란타에 소재한 mRNA 신약 개발 자회사로 에스티팜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CDC는 감염병을 연구하는 미국 전문기관이다.하트랜드바이러스는 일리노이, 플로리다, 노스케롤라이나, 캔자스까지 미국 중부 및 남동부 지역에서 최근 유행하는 신종 감염병이다. 주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에서 발견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바이러스와 유사하다.감염 증상은 주로 발열, 피로감, 근육, 관절 통증 등이다. 일부는 백혈구 및 혈소판 손실에 따른 장기 부전 발생으로 사망한다. 치사율은 11~13%에 달한다. 현재 대부분 사람은 하트랜드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다. 문제는 하트랜드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음에도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 감염병을 총괄하는 기관에서 이런 중차대한 질병을 막기 위한 mRNA 백신 개발을 에스티팜과 하기로 한 것이다.◇ “CDC가 에스티팜 mRNA 기술 인정”에스티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에스티팜의 mRNA 기술력을 CDC가 인정했단 의미”라고 강조했다. mRNA는 △5 프라임 캡핑(5’ Capping) △지질나노입자(LNP) 등 2가지 기술이 핵심이다. 캡핑은 mRNA 원료를 만드는 효소 기술이고, LNP는 mRNA 약물 전달 기술이다.LNP는 mRNA 분자를 지질 나노 입자, 즉 일종의 캡슐로 감싸 세포 속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LNP는 mRNA가 미세한 환경 변화와 효소로부터 분해되는 것을 보호하고 세포막 통과를 돕는 기술로 난이도가 높다. mRNA는 외부 여러물질에 노출되면 변형이 이뤄지면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는다.에스티팜은 자체 기술로 스마트LNP를 개발했다. 스마트LNP는 화이자·모더나 대비 높은 효능, 낮은 면역체계자극, 낮은 간 독성 등을 나타낸다. 아울러 에스티팜은 지난 2021년 스마트캡을 내놨다. 현재 세계에서 상용화된 mRNA 캡핑은 클린캡과 스마트캡 뿐이다. 에스티팜의 스마트캡은 클린캡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 클린캡은 3종인데 반해, 스마트캡은 30종이다. 그만큼 약물 특성에 최적화된 캡핑 사용으로 약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캡은 세포주에 따라 클린캡보다 고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 cGMP, 네트워크...3박자가 이뤄낸 쾌거 에스티팜 관계자는 “CDC가 버나젠과 협약을 체결하면서 당연히 모회사인 에스티팜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진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계약의 핵심은 mRNA 시료를 에스티팜이 생산해 CDC에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LNP와 5프라임 캡핑 특허권 이슈를 피하고 cGMP(미국 식품의약국 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인증 mRNA 제제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세계를 통틀어 에스티팜 하나뿐”이리고 덧붙였다.이 외에도 김백 버나젠 대표 겸 에모리대학 교수가 감염병 분야 세계적인 권위라는 점도 이번 계약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김교수는 오랫동안 길리어드 바이러스 감염병 연구 자문을 맡으며 현지 업계에선 이분야의 권위있는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 역시 한미 백신동맹 체결의 숨은 주역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 회의에 참석하며 미국 제약바이오업계 이름을 알렸다.◇ “국내 2곳과 협상 막바지...해외 10곳과도 논의 중”이번 협약을 계기로 에스티팜의 mRNA CDMO 수주 속도는 가팔라질 전망이다.에스티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 두 곳과는 mRNA CDMO 협상 마지막 단계”라면서 “이 두 회사는 에스티팜의 LNP, 5프라임 캡핑 등의 mRNA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회사”라고 전했다.그는 이어 “글로벌 제약 바이오텍 10여 곳과도 mRNA 관련 다양한 사업제휴를 논의 중”이라며 “CDC 협약 체결로 글로벌 공신력을 인정받음만큼, 에스티팜의 mRNA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CDMO 수주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에스티팜은 2021년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총 4차례 걸려 총 2008만달러(264억원) 규모의 mRNA 원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이승현 교수,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 300례 달성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승현 교수가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 300례를 달성했다.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대동맥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꿰매지 않고 교체하는 술기다. 봉합 대신 인공 판막 스텐트가 체온에 반응해 저절로 확장하면서 병든 판막을 대신한다.대동맥판막은 혈류를 전신으로 보내기 위해 열리고 닫히는 문이다.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역류증은 노화,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판막이 손상하는 석회화, 선천적 기능 이상 등으로 대동맥판막이 역할을 못하는 병이다. 두 가지 질병 대부분 대동맥판막을 교체해야 치료 가능하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심장 근육이 무리하게 혈액을 짜내면서 심근 비대로 발전한다.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방출하지 못하면서 흉통, 실신, 사망 등을 야기한다. 대동맥판막 역류증은 전신으로 보낸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거꾸로 들어와 심장 근육을 늘어나게 한다. 근육벽이 점차 얇아지고 수축력을 소실하면서 심부전증을 유발한다.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봉합 수술보다 시간과 합병증 가능성을 크게 낮췄다. 무봉합 수술 시간은 약 25분으로 봉합 수술에 비해 절반 정도다. 2개 이상의 판막(승모판막, 삼첨판막) 수술은 물론 관상동맥 우회술, 대동맥 치환술 등을 판막 치환술과 함께 진행하는 복합 수술에서 심정지 시간 줄여 심부전증 등 합병증을 예방한다.또 흉골 일부, 옆구리를 절개하는 최소침습 방법으로 진행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미용 효과는 탁월하다. 봉합 수술에 비해 판막에 가해지는 압력이 낮아 판막 내구성이 높고 수축기에 열리는 판막 개구 면적은 30~40% 크다. 이승현 교수는 최근 출시된 2세대 무봉합 판막을 활용해 우수한 치료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2세대 판막은 1세대에 비해 장기간 치료 성적 향상을 위한 판막 조직은 물론 수술 후 발생 가능한 심장 전도 기능 이상을 예방하기 위한 디자인 개선을 진행했다. 2세대 판막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사용돼 왔다. 이승현 교수는 호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이용에 성공했다.무봉합 대동맥판막을 이용한 술기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해 유럽심장학회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승현 교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 마스터 프록터(Master Proctor)로 활약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최초, 전 세계에서는 9번째다.프록터 교수는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처음 시행하는 의사들을 교육하며 마스터 프록터는 이러한 프록터 교수들을 양성한다. 무봉합 판막을 이용한 술기 개발, 판막 디자인을 개선하는 역할도 맡는다. 마스터 프록터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프록터 교수로서 다수의 수술 참관 지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술을 책임, 감수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이승현 교수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 앞에 둔 우리나라에서 판막 석회화가 야기하는 협착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100세를 바라볼 정도로 건강한 환자이기 때문에 판막 치환술의 장기 성적이 중요하다”며 “무봉합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이용한 다양한 술기 개발, 마스터 프록터 활동 등으로 대동맥판막 치료 성적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이자가 흡수한 ADC 전문 ‘시젠’...‘다이이찌산쿄·레고켐’ 기술 격차는 없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화이자가 항암 치료 분야에서 떠오르는 항체약물접합(ADC) 신약 전문 기업 ‘시젠’(Seagen)을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ADC 개발 전문 기업의 기술 격차를 논하긴 어려운 상태로 보고 있다. 다만 승인된 신약을 보유한 시젠과 일본 다이이찌산쿄, 스위스 로슈 등이 ADC 선두권 업체로 분류되며, 국내 레고켐바이오(141080) 등이 후발주자로서 이들을 뒤쫓아 가는 형국이다. 화이자는 2030년경 시젠을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을 만큼,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미국 화이자가 항체약물접합(ADC) 전문 신약 개발사 ‘시젠’을 430억 달러로 인수하기로 확정했다.(제공=각 사)지난 13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미국 나스닥의 상장된 시젠을 총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에 인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금은 2019년 미국 애브비가 ‘엘러간’을 630억 달러에 인수한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1997년 설립된 시젠은 ADC 업계 선구자로 통하며, 미국 기준 관련 신약 12종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는 2009년 미국에서 승인된 ‘애드세트리스’(성분명 브렌툭시맙 베도틴)가 있다. ADC 기술이 적용된 애드세트리스는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등 65개국 이상에서 비호지킨 림프종 관련 4종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일본 다케다와 시젠은 현재도 애드세트리스의 추가 적응증을 개발하고 있다. 시젠은 방광암 치료제 ‘패드세브’(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 자궁경부암 치료제 ‘티브닥’(성분명 티소투맙 베도틴) 등 ADC 치료제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품목허가 받았다. 회사의 지난해 총매출은 20억 달러였다. 해당 기간 애드세트리스와 패드세브 등이 각각 8억3900만 달러와 4억5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화이자에 따르면 일본 아스텔라스와 시젠이 공동개발한 패드세브 매출이 2027년경 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 중이며, 시젠의 신규 파이프라인까지 고려하면 2030년경까지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차세대 항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ADC 솔루션의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시판된 시젠의 약물과 개발 중인 물질 등을 고려할 때, 이를 통해 2030년 100억 달러 이상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의 시젠 인수는 주주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해 말 또는 2024년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한편 시젠은 2010년을 전후로 로슈의 자회사인 미국 제넨텍부터 미국 젠맙, 일본 다이이찌산쿄까지 현재 ADC 분야 쟁쟁한 경쟁기업들과 다양한 기술협력을 시도해 왔다. 그 과정에서 시젠과 다이이찌산쿄는 과거 협력관계 속에서 교류된 ADC 기술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양사는 2008년부터 ADC 공동연구를 했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15년 제휴 관계를 종결했다. 이후 다이이찌산쿄가 FDA로부터 2019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을 승인받았다. 엔허투는 2013년에 미국에서 승인된 로슈의 ‘캐사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를 제치고 현재 유방암 대상 최상의 ADC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런 엔허투의 최초 승인 이듬해인 2020년 시젠은 “엔허투 개발에 쓰인 다이이찌산쿄의 ADC 기술이 자사 특허에 저촉된다”며 미국 텍사스주 연방지방법원(지법) 등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ADC 기술은 크게 항체와 접합체(링커), 페이로드(톡신)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시젠은 다이이찌산쿄가 자사의 링커 연결기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지법은 배심원 평결을 거쳐 시젠의 손을 들어줬지만, 4개월 뒤 중재재판에서는 결과가 뒤집혔다. 결국 다이이찌산교의 기술은 별개의 것으로 인정된 셈이다.ADC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시젠과 다이이찌산쿄 등 이젠 자체 확보한 링커와 톡신 기술들을 가지고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늘려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모두 항체의 특정 부위에 톡신을 붙이는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열을 따지긴 어렵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신약 허가 상황에 비춰볼 때 국내 기업들이 이들을 쫓아가는 형국이다. 각 기업들이 명확한 기술적 격차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일례로 국내 레고켐바이오 역시 자체적으로 톡신과 접합체를 개발했으며, 항암 효과가 큰 항체 발굴해 새로운 ADC 후보물질을 찾고 있는 중이다. 회사의 대표적인 신약 파이프라인인 ‘LCB14’는 엔허투처럼 이미 물질특허가 끝난 로슈의 항체인 트라스투주맙에 자체 개발한 MMAF 톡신을 접합시킨 물질이다. 엔허투에 쓰인 톡신인 데룩스테칸의 경우 국소이성질화효소 억제제이지만, MMAF는 미세소관억제제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 구성요소가 다른 것이지, 성능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얘기다.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결합 방법과 링커, 톡신 등이 매우 특화된 기술이며 세계적인 기업과도 밀리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구성한 약물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고 전했다. LCB14는 2015년 중국 포순파마에 기술이전됐으며 현재 유방암(임상 1상), 비소세포폐암 및 위암 등 임상 2상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