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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이 아직"…위패 못 놓는 세종교육청 분향소, 안타까운 이유
-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세종시의 여고생 자매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동생 신원 확인이 늦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30일 오후 시청 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사진=뉴스1)30일 세종시교육청은 이날 보람동 본청 1층에 희생된 자매를 위한 분향소를 마련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분향소를 찾은 정치인, 공무원, 학생, 시민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슬픔을 함께 나눴다.세종장영실고등학교에 다녔던 자매는 전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사망자 179명에 포함됐다. 사고 당시 자매는 어머니와, 남동생, 외할머니, 이모 가족 등 일가족 9명과 함께 외할아버지의 팔순 잔치 기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다 참변을 당했다.현재 자매 중 언니 신원은 확인됐지만, 동생은 확인되지 않아 위패를 놓을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분향소를 찾은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179명 중 세종시 여학생 자매가 가족과 함께 희생당했으며 학교에서 친구들 신뢰를 받고 모범적인 학생이었다”며 “외할아버지 팔순을 축하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마치고 떠나오는 길에 일어난 일이라 더욱 슬프다”고 뉴시스에 말했다.이어 “함께 생활했던 학생, 친구, 선생님 등 교육 공동체가 다들 충격과 슬픔 상태라서 장례가 치러질 때까지라도 교육청에 자그마한 분향소를 만들게 됐다”며 “학교가 걱정이라 직접 찾아, 학생들이 힘들어 할 수 있는 만큼 상담과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전체 사망자 179명 중 146명이다.국토교통부 현장 책임자인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30일 오후 5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정정 브리핑을 열고 “지문 감식이 어려운 신원 미상자 33명의 검체는 오늘 중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 사고기종 자체결함 의혹 눈덩이…방위각표지·둔덕도 논란
- [이데일리 남궁민관 박지애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빚어진 지 하루 만에 동일 기종(B737-800) 제주항공 7C101편이 30일 새벽 이륙했다가 회항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전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무안공항 참사 원인 중 하나로 ‘랜딩기어 미작동’이 꼽히는 가운데 회항 항공기 역시 랜딩기어에 이상이 발견되면서다. 기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국토교통부는 국내 운영 중인 101대 B737-800에 대한 전수 특별점검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무안공항 활주로 외곽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지시설) 둔덕에 대한 규정 위반 여부 등도 들여다보는 등 전방위적 안전관리 조사가 전개될 전망이다.29일 오전 9시 7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는 제주항공 7C 2216편.(사진=연합뉴스)국토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두 차례 브리핑을 열고 “이날 기준 탑승객 181명 중 부상 2명, 사망 179명 전원 확인됐으며 사망자 중 141명에 대한 신원 확인을 완료했다”며 “38명은 지문 채취 등으로 신원 확인 중이며 확인되는 대로 유가족과 협의해 장례식장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수습 현황을 전했다.사상자 수습 및 구조활동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에 속도를 높인다. 사고 현장에서 회수한 블랙박스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과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2개로 이날 오후 3시 김포국제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돼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하며, 이후 이날 저녁 합류할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및 기체제조사 보잉 등 관계자 4명과 합동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단 FDR은 회수 당시 외관이 훼손된 상태로 정보 추출이 가능한지 여부 먼저 살펴야 하는 상황이며, 최종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란 전언이다.(그래픽= 김일환 기자)특히 국토부는 블랙박스 해독과 별개로 B737-800에 대한 국토부 전수 특별점검을 진행키로 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국토부는 “B737-800은 국내 101대가 운영 중으로 이에 대한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항공기 운항 전후 점검을 비롯해 항공기 리턴시 중간에 진행하는 운항정비 현황, 여러가지 고장·정비 기록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에 대해서도 “항공안전 감독관을 급파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감독활동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B737-800은 미국 보잉이 만든 중단거리용 항공기다. 총 길이 39.47m에 189개 좌석이 중앙 통로를 사이로 3열씩 배치된 구조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다수 보유한 대표적 항공기로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 총 101대가 운영 중이다. 제주항공이 보유한 39대의 평균 기령은 15년으로 알려졌다.국토부는 무안공항 설비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 B737-800 자체 결함보다는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위치한 로컬라이저 둔덕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참사 역시 활주로에서 이탈한 항공기가 콘크리트로 지어진 둔덕과 충돌, 폭발로 연결되면서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적잖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활주로 진입을 돕는, 일종의 안테나다.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무안공항 2800m 활주로 길이는 적정해 보이지만 활주로 끝쪽 둔덕의 위치나 높이, 재질 등이 다른 공항에 비해 문제가 많아 보인다”며 “자세한 건 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이같은 위치가 법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활주로 끝단 외벽과 사고 연관성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면밀히 파악할 예정으로, 일단 국내의 경우 제주·여수공항이 성토나 콘크리트 등을 써 로컬라이저를 높이 올린 사례가 있고 해외에서도 미국 LA공항, 스페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공항도 콘크리트를 사용했다”면서도 “전반적인 규정 위반이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 국장 부진에도 올해 50조 몸집 불린 ETF 시장…美 빅테크가 ‘싹쓸이’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올해 국내 증시가 부진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전년 대비 50조원 규모로 커졌다. 각 운용사가 경쟁적으로 미국 증시 중심의 해외 주식형 상품을 대거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끌어모았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조지수 기자)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ETF 시장 전체 규모는 173조 15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일 기준 121조 5187억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1년 새 50조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이 올해 초 대비 이날 기준 약 255조원 증발한 것과 비교해보면 ETF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이는 ETF 시장이 올해 고공 행진한 미국 증시에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쉽게 투자할 수 있는 ETF 시장이 주목받았다는 설명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총 173개의 ETF가 상장했는데 이중 약 41% 비중인 71개가 ‘해외 주식형’ ETF로 집계됐다. 약 24%는 ‘국내 주식형’ ETF가 차지했다. 게다가 머니마켓펀드(MMF)의 편의성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시장의 규모를 키운 이유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미국 증시가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개인들이 해외로 자금을 이동했다”며 “특히 S&P500이나 나스닥 등 대표지수와 빅테크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ETF의 편의성 때문에 기관이 기존에 MMF를 운용했던 자금을 옮긴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ETF 수익률 순위권도 미국 빅테크 관련주가 휩쓸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레버리지를 제외한 올해 수익률 1위를 기록한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로 나타났다. 서학 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기업을 줄 세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해당 ETF는 올해만 98.69% 올랐다. 이밖에 테슬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엔비디아 등을 담은 ‘HANARO 글로벌 생성형 AI 액티브’, ‘TIMEFOLIO 글로벌 AI 인공지능 액티브’, ‘ACE 미국주식 베스트셀러’도 각각 91.21%, 90.06%, 84.0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에도 미국과 AI 중심으로 국내 ETF 성장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관세 등을 무기로 본격적으로 ‘자국 우선주의’ 기조를 보이면, 미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도 미국과 미국 외 국가 간 디커플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트럼프 효과가 반영되며 미국 증시 주도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경제 체력이 뒷받침되고 완화적 통화정책 국면에 놓여 있으며, 팬데믹 이후 AI, 메타버스 등 신산업이 태동해 국가 생산성 증대와 기업 성장률 제고가 되며 증시가 상승하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 ETF 운용본부장은 “엔비디아를 필두로 기대감을 높였던 AI가 이제는 브로드컴이나 팔란티어 등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들어와 바통을 넘겨받으면서 시장을 또 한 번 주도하는 시기가 올 것이고, 이러한 흐름 속 ETF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될 것”이라며 “연금 시장 쪽에서도 보수적으로 운용했던 투자자들이 미국의 대표 지수에 장기·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모습도 보이면서 내년에도 ETF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