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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모펀드 타깃 된 독일…하루새 조단위 빅딜 잇달아
-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독일의 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여기서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발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에만 수조원 규모의 빅딜이 두 건 터지면서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공급망 위기와 물가 상승 압력, 제조업에 대한 글로벌 수요 악화에도 ‘유럽의 엔진’으로 꼽히는 만큼, 알짜배기 기업을 사들이려는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지난 2014년부터 2024년(11월 19일까지) 글로벌 PE들의 독일 M&A 거래 추이.(사진=피치북 갈무리)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11월 19일)까지 독일에서 이뤄진 사모펀드운용사발 거래 규모는 659억유로(약 96조 777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총액(483억유로) 대비 36% 증가한 수준이다.분기별로 보면 올해 4분기 현재까지 집계된 PE발 거래액은 280억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2분기(156억유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지난 2022년 이후로 M&A 거래량이 뚝 떨어졌던 독일에서 이러한 흐름을 연출한 것은 빅딜이다. 하루 만에 두 건의 빅딜이 터지면서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우선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는 지난 10월 독일 특수화학 기업 ‘코베스트로’를 차입매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147억유로(약 21조6000억원)로, 이는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가 그간 집행한 거래 중 최대 규모다. 코베스트로는 독일 최대 규모의 특수화학 기업으로, 지난 2015년 바이엘 화학소재사업부에서 분사했다. 대표 생산 제품으로는 플라스틱 중합체이자 자동차 및 건축자재, 안경, 의료기기, 전자제품 본체, 스포츠 레저 용품 소재로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가 있다.아랍에미리트는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사용 비중을 75%까지 늘릴 계획으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청정에너지, 저탄소 관련 기업들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국가 비전의 일환으로 분석된다.같은 날 독일에서는 또 다른 빅딜이 터졌다.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 TPG와 GIC는 독일 부동산 에너지 관리 서비스업체 테켐을 67억유로(약 9조 8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1952년 설립된 테켐은 주택용 에너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 물과 전기 소비량을 측정하고 난방 및 냉방을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제조한 기업이다. 부동산의 에너지 효율을 챙긴다는 목표를 가진 테켐은 현재 18개국 1300만 주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글로벌 운용사들의 독일 기업 사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알짜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타국 동종산업 대비 떨어진데다,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도 매각 카드를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피치북은 “유럽위원회는 올해 독일 경제가 보다 위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여기에 3개 정당으로 구성됐던 독일의 연립 정부도 붕괴한 상황이기 때문에 혼란 속에서 M&A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 로슈, ‘동종 CAR-T’ 포세이다 15억달러 인수 “세포치료제 강화”
- -이 기사는 2028년 11월 27일 11시 36분에 파이낸스스코프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됐습니다.사진=로슈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가 포세이다(Poseida Therapeutics)를 15억달러에 인수했다.포세이다는 동종유래(allogeneic, off-the-shelf) 방식의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동종유래 방식은 미리 제품을 생산해 환자에게 바로 투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시판된 CAR-T 치료제는 모두 자가유래(autologous) 방식으로 환자의 혈액에서 제품을 제조해 투여까지 수주일이 소요되는 한계를 가진다. 로슈는 이번 인수로 포세이다의 GMP 생산시설, 연구개발중인 전임상~임상단계의 CAR-T 에셋 등을 확보하며 세포치료제 분야를 강화했다. 로슈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포세이다를 현금으로 주당 9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포세이다의 종가 기준으로 215%의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또한 특정 마일스톤 달성시 추가 지급하는 주당 4달러의 거래불가능한 조건부가격청구권(contingent value right, CVR)을 포함하면 인수금액은 총 15억달러 규모다. 두 회사는 내년 1분기 완료를 예상하고 있다. 로슈는 포세이다와 지난 2022년 혈액암에 대한 동종유래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해 총 62억2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포세이다는 비바이러스성(non-viral) 유전자 편집 기술과 T 줄기세포 기억세포(T stem cell memory cells, T-SCM) 기반 CAR-T 기술을 가지고 있다. T-SCM은 기억 T세포의 일종으로 빠른 증식능력,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등의 기능을 하며 체내에서 장기간 남아 지속적인 효능을 나타낼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포세이다의 리드 에셋은 BCMA CAR-T ‘P-BCMA-ALLO1’으로 다발성골수종(MM)을 적응증으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P-BCMA-ALLO1외에도 B세포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P-CD19CD20-ALLO1’의 임상1상과 전임상 단계의 P-CD70-ALLO1, 이중 CAR-T 치료제 후보물질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크리스틴 야레마(Kristin Yarema) 포세이다 CEO는 “최근 P-BBCMA-ALLO1의 다발성골수종 중간분석 데이터에 고무적”이라며 “로슈와 혈액암에 초점을 맞춰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이제 로슈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로슈의 후기단계 개발과 상업화 역량을 기반으로 전세계 환자에게 동종유래 CAR-T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의 포세이다 인수로 CAR-T 치료제 개발 이슈가 재차 부각될 전망이다. 국내는 큐로셀, 앱클론, HLB 이노베이션 등이 CAR-T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이중 큐로셀은 자가유래 방식의 CD19 CAR-T ‘안발셀(anbal-cell)’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말까지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허가신청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받게 되면 국내에서 개발해 승인받은 첫 CAR-T 제품이 된다.안발셀은 면역관문억제제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는 OVIS(Overcome Immune Suppression)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CAR-T 치료제다. <파이낸스스코프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본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해당 기사는 파이낸스스코프(http://www.finance-scope.com)가 제공한 것으로 저작권은 파이낸스스코프에 있습니다.본 기사는 이데일리와 무관하며 이데일리의 논조 및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파이낸스스코프로 하시기 바랍니다.
- 미래에셋증권, 인도 현지 증권사 미래에셋쉐어칸 출범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를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01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6년만에 국내 최초로 현지 기업을 인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2월 쉐어칸리미티드(Sharekhan Limited)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 인도 중앙은행(RBI)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 이날 인수를 완료했다.미래에셋쉐어칸이란 명칭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은 2000년에 설립되어 310만 명 이상의 고객, 120여개 지점 및 44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는 현지 10위권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수로 인도 WM사업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의 글로벌 전문성을 활용하여 그룹차원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해 5년내 인도 현지 5위 증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이번 인수로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여타 금융사와 차별화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적극적인 투자가 성장으로 이어지고 성장은 다시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글로벌전략가(GSO)로 취임 이후 해외사업에 집중하며 2018년 미국 혁신 테마형ETF선두기업 Global X를, 2022년 호주 운용사 Global X Australia, 2023년 호주 로보어드바이저 스탁스팟, 유럽 ETF 시장조성 전문회사 GHCO를 인수한데 이어 이번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인도에 진출하여 16년만에 32조원을 운용하는 현지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2019년 11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승인받아 펀드 운용 및 자문뿐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 등에 대출하는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쉐어칸 인수는 인도를 핵심 성장 시장으로서 중요한 위치에 두려는 미래에셋의 의지를 나타낸다”라며 “인도 고객들에게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20주년 기념행사’ 개최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신용보증기금이 지난 27일 서울 용산 피스앤파크 컨벤션센터에서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조병규 우리은행장, 홍두선 한국평가데이터 대표이사, 보험 가입기업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출채권보험 2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왼쪽에서 네 번째), 홍두선 한국평가데이터 대표이사(왼쪽에서 다섯 번째),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 박사(왼쪽에서 여섯 번째) 및 참석자들이 ‘매출채권보험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용보증기금)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매출채권보험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위탁 사업으로, 2004년 3월 중소기업의 경영 안전망을 강화하고 연쇄도산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인수금액 268조원, 누적인수업체수 31만 개를 달성했다.이날 1부 행사에서는 최원목 신보 이사장, 김성섭 중기부 차관,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 박사가 참여해 행사 참석자들과 매출채권보험 사업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그간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좌담회가 진행됐다.2부 행사에서는 매출채권보험 활성화에 기여한 ‘세운비엔씨’ 정준모 대표, ‘진안’ 김진곤 대표와 지자체 협약보험 활성화에 기여한 정경연 서울특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이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또 매출채권보험에 최초로 가입한 ‘창신리빙’ 이영철 대표, 최다 보험금을 보상받은 ‘유석철강산업’ 유준현 대표를 포함해 지역별로 서포터 역할을 수행할 매출채권보험 선도기업 20개사를 선정했다.행사에 참석한 김성섭 중기부 차관은 “매출채권보험 가입이 단순 비용이 아닌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매출채권보험 20주년의 성과는 정부, 지자체, 금융기관, 고객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함께 이뤄낸 것이다”라며 “이번 행사가 매출채권보험의 지난 20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막오른 제4인뱅 인가전…자본 조달능력이 관건
-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인뱅) 인가는 자본 조달 능력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컨소시엄이 모두 기업금융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혁신성으로 변별력을 갖긴 어렵다는 것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뱅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유뱅크,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AMZ뱅크 등 5곳이다. 이중 시중은행이 참여를 확정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신한은행), 유뱅크(IBK기업은행), 한국소호은행(우리은행)이다.특히 자금 동원력이 우수한 시중은행을 전략적투자자(SI)로 확보한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컨소시엄이 소기업·소상공인 전문은행을 목표로 내건 만큼 자본 조달 능력이 변별력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행법상 시중은행이 인뱅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지만 기존 인뱅도 설립 초기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을 원동력으로 영업을 시작했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자본 조달 가능성, 차주 리스크관리 등을 고려하면 시중은행의 역할이 클 것이다”고 덧붙였다.부채 상환능력이 열악한 소기업·소상공인이 대상인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5%로 기업대출 0.52%를 0.13%포인트(p)를 웃돌았다. 가계대출은 0.36%를 나타냈다.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기업금융은 리테일(소매금융)보다 건당 취급 규모가 큰 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법상 최소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컨소시엄이 건당 취급 규모가 큰 기업대출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기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출범 초기 소매금융을 내세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각각 자본금 2500억원, 3000억원, 2500억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다만 일부 시중은행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신한금융이 올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13%를 기록하며 금융당국 권고치인 12~13%를 웃돌았을 뿐 우리금융은 12%로 턱걸이 수준이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권고 대상이 아니지만 11.69%로 평균치(13.18%)를 밑돌았다.CET1은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으로 컨소시엄에 투자한 지분은 RWA 확대로 이어진다. 즉 CET1 비율 관리가 필요한 은행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은행권 CET1은 원·달러 환율 상승 전망에 따라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위해 인수가격의 10%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MG손해보험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제4인뱅 신규 인가 심사 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내 후보자를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뒤 내년 초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 금융위,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제3자 인수에 무게(종합)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부동산신탁업계 6위 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높은 단계의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여파로 재무 사정이 악화한 영향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이어져 온 부동산 PF 부실 여파와 관련해 처음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금융위원회는 27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무궁화신탁에 대해 유상증자 등 자체 정상화 추진, 제3자 인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개선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경영개선명령은 부실 소지가 있는 금융기관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조치인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조치다. 이는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경영개선명령 기준에 미달한 데 따른 결정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무궁화신탁의 지난 9월 말 기준 NCR은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궁화신탁이 보고·공시한 NCR 125%에서 자산건전성 재분류, 시장 위험액 과소 계상 부분 등을 시정한 결과다. 권영발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2국장은 NCR 과대 산정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NCR를 산정할 때 감독 기준 등에 따라 산정하지만, 각 회사 특성이 있어 특정 항목을 평가할 때 세세한 기준들이 없는 사례도 있어 회사가 자체적인 취지를 담은 기준으로 하게 돼 있다”며 “이 건에 대해 단정적으로 회피적인 성격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특히 지난해부터는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주기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관리·감독을 추진해왔다. 무궁화신탁은 가장 취약도가 높은 신탁사로 분류돼 관리·감독이 이뤄졌으나 유동성·건전성 문제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 8월 29일부터 금감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궁화신탁은 △유상증자·자회사 정리 등을 통한 자체 정상화 추진 △합병·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 제3자 인수 계획 수립·이행 △영업용순자본 감소행위 제한 등이 반영된 경영개선계획을 내년 1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시 무궁화신탁 인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금융위는 무궁화신탁이 조기에 회사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보고 제3자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궁화신탁은 재산실사를 위해 회사·대주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재산 실사 추진 일정을 신속히 마련해 경영개선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대주주가 증자를 해오거나 자신의 돈을 투입하거나 다른 데서 유상증자를 받으면 좋겠지만, 이러한 방안이 어려우면 지분을 팔라는 것”이라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제3자 인수 쪽으로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신탁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는 (금융)지주 계열에서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사의 고유계정과 신탁재산이 도산절연(투자자 자산을 사업자 도산 위험과 법적으로 분리해 보호하는 것)돼 있어 무궁화신탁의 정상화 과정이 부동산 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궁화신탁이 일부 부동산개발사업 시행사 지위에 있는 만큼 분양계약자 등의 예기치 못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 고유계정에 대한 경영정상화와 함께 개별 신탁사업장의 사업성, 공사 진행 상황, 이해관계자 동의, 자금조달 여건 등에 따라 관계기관 합동 대응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탁사업장별로 원활한 사업추진 또는 재구조화·정리와 분양계약자 보호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이번 관계기관 합동 대응이 부동산 PF 연착륙이라는 그간의 일관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만큼 관계기관 대응반을 통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며 “필요할 시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검토·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마켓인]“올해는 몸풀기였다”…춘추전국시대 예고된 공개매수 시장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5조원대로 커진 상장사 공개매수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시장을 독식하던 NH투자증권의 과반 점유율이 깨진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도 온라인 청약 시스템과 인수금융·자문·상장폐지 업무 등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장 파이는 더 커질 전망이지만, 공개매수 이전 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관련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완료된 국내 상장사 공개매수는 총 24건으로 5조420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연간 상장사 공개매수 규모가 5조원을 넘은 건 올해가 최초다. 현재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코엔텍(029960), 현대이지웰(090850), 그래디언트(035080), SBI핀테크솔루션즈(950110) 등의 딜이 마무리될 경우 전체 규모는 5조8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사 공개매수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20년 6건에 불과하던 공개매수 건수는 △2021년(12건) △2022년(7건) △2023년(18건) △2024년(28건)까지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인수합병(M&A) △경영권 안정 △지주사 전환 △상장폐지 △주주가치 제고 목적의 공개매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는 고려아연(010130)과 영풍정밀(036560) 등 대형 딜의 등장으로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이했다. 공개매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NH투자증권의 독주 체제도 흔들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진행된 24건의 공개매수 중 16건(2조6885억원)을 주관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금액 기준 점유율 49.6%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과반 점유율을 내어줬다. NH투자증권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손잡은 사이 다른 경쟁사들이 맹추격에 나서면서다.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파트너로 나선 KB증권(2건·1조1335억원)과 미래에셋증권(2건·1조819억원)은 각각 20.91%, 19.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나증권(1건·357억원), 대신증권(1건·252억원) 등은 공개매수 첫 주관 업무를 따내며 마수걸이 딜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현재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마련한 증권사는 NH·한투·삼성·KB증권 등 4곳에 불과하다. 다만 공개매수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내부 정보 유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회사와 공개매수나 인수금융 등의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 임직원은 해당 회사의 주식을 매매할 수 없는데, 이점을 이용해 주식 매매가 막히는 시점과 주관 업무 공표 이전의 시차를 노려 선행 매매에 나서는 식이다. 실제 올해 들어 쌍용씨앤이, 커넥트웨이브, 락앤락(115390) 등 다수의 공개매수 거래에서 사전 매매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향후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도입될 경우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에 대한 감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도 지난달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공개매수자·대상회사 등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