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바이오AI 강자들]가는 길이 곧 새 역사...루닛, 내년 매출 1천억 달성 유력⑥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루닛이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가보지 못한 길을 최선두에서 개척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 소프트웨어 수출, 연매출 200억원 돌파 등 가는 길마다 국내 의료 AI 산업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 미국 진출을 발판삼아 글로벌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조만간 1000억원대 매출달성과 실적 턴어라운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루닛(328130)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200억원 고지를 돌파했고, 영업적자도 줄어들면서 실적이 우상향했다. 루닛은 2023년 매출 약 251억원, 영업적자 약 42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국내 의료 AI 기업 최초 연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했던 루닛은 1년만에 200억원대 매출도 가뿐히 넘어서며 또다시 국내 의료 AI 기업 연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루닛은 AI를 통한 암 정복을 목표로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암 치료 결정 솔루션 ‘루닛 스코프’가 핵심 제품으로 주요 매출원이다. 최근에는 고성능의 확장 가능한 AI, 대규모 종합적인 멀티 오믹스 암 데이터를 확보, 솔루션 개발과 함께 플랫폼 개발사로 전환해 검진부터 진단, 치료까지 가능한 암 정밀의학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서범석 루닛 대표.(사진=루닛)◇루닛 인사이트·스코프 경쟁제품 압도, 연매출 4년간 1692%↑루닛은 매년 실적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2020년만 해도 1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약 251억원으로 폭풍성장했다. 최근 4년간(2020년~2023년) 매출 증가율이 1692%에 달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7%(2023년 3분기 기준)에 달해 향후 지속적인 고속 성장에 유리한 사업 구조라는 평가다.핵심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 유방촬영술 등 기존 진단법 대비 판독 정확도는 20%, 진단 효율성은 50% 각각 높여준다. 경쟁제품의 경우 유방촬영술 진단에서 민감도가 각각 67%, 67.4%지만, 루닛 인사이트는 81.9%에 달한다. 정확도도 평균 92%인 경쟁제품 대비 높은 95.6%로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에서 월등한 성능을 입증받았다.루닛의 암 맞춤형 치료를 책임질 루닛 스코프는 환자들의 암 치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AI를 통해 종양미세환경 분석에 따른 바이오마커로 면역항암제로 치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을 분류해 준다. 폐암 면역항암제 정확도의 경우 PD-L1이 55%인데 반해 루닛 스코프는 76%로 훨씬 높다. 모든 치료에 실패한 암환자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할 수 있는 대상군을 찾아내는 것도 기존 시스템이 10%에 불과하다면, 루닛 스코프는 42%로 약 3배 이상 높다.루닛의 핵심 제품들은 글로벌 기업에 공급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GE헬스케어, 필립스 등의 의료 영상 촬영장비와 패키지 제품으로 공급되고 있다. 루닛 스코프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가던트헬스와 포괄사업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루닛이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암 정복 프로그램 ‘캔서문샷’ 러브콜을 받아 창립멤버로 합류하게 된 것도 글로벌 기업들을 뛰어넘는 암 조기진단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루닛-볼파라 사업 전략.(자료=루닛)◇볼파라 업은 루닛, 2025년 연매출 1000억·턴어라운드 자신루닛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지난해 12월 국내 의료 AI 기업 최초로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볼파라는 뉴질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전체 유방촬영술의 약 42%가 최소 하나 이상의 볼파라 제품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연간 2000만건에 이르는 규모다. 약 5000명의 기술자가 볼파라 애널리틱스를 사용하고 있다.루닛은 글로벌 AI 진단기업 볼파라를 1억9307달러(약 25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4월~5월 중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될 계획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볼파라는 루닛 계열사로 편입된다. 볼파라는 지난해 기준 연매출이 282억원에 달하고,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3%에 이른다. 루닛의 성장 속도와 볼파라의 합류를 고려하면 내년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은 물론 실적 턴어라운드가 유력하다는 평가다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루닛과 볼파라간의 시너지는 크게 북미 영업망, 데이터로 볼 수 있다. 볼파라는 2000여 개 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어 루닛인사이트 판매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볼파라는 현재 1억개가 넘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매년 200만개에 가까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루닛의 북미 시장의 안정적인 안착에 볼파라가 상당히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서범석 루닛 대표는 “의료 AI 기업 중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흔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을 정도로 매출 1000억원 달성은 글로벌 의료 AI 업계에서 상징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매출 1000억원에 진입한 의료 AI 기업은 미국 하트플로우(Heartflow) 밖에 없다.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평균 수익률을 훨씬 뛰어넘는 루닛의 사업 구조상 지속적인 고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루닛 관계자는 “자사 매출 원가율은 1~10% 정도다. 소프트웨어 제품 특성상 별도 원재료가 없다. 그렇다보니 매출 원가율이 낮고, 소프트웨어 등을 유지 보수하는 비용도 수익으로 잡혀 수익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루닛의 매출원가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5%, 진단기업 씨젠의 25% 등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1억원어치의 소프트웨어를 팔면 9000만원이 남는 것이다. 루닛 관계자는 “오는 2025년에는 볼파라를 포함, 루닛 전체 매출액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며 “같은 시기 실적 턴어라운드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은 왜 '틱톡'에 집착하나
- [이데일리 방성훈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틱톡 금지법’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다른 기업이나 플랫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유럽, 캐나다 등이 과거 화웨이 제재 때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어서다.틱톡 콘텐츠 제작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미국 내 ‘틱톡커’(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들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근거 없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틱톡 금지법에 항의했다. 중국도 국가안보를 핑계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틱톡 로고와 미국 성조기(사진=로이터)◇中, 작년 무단 정보수집 들통 안보 우려↑…틱톡 정조준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법안은 지난 5일 발의부터 이날 본회의 표결까지 불과 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미 정부와 의회가 틱톡 금지법을 강력 추진하는 이유는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기저에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수십년 간 시달려 왔다는 점도 깔려 있지만, 2017년에 제정된 중국 국가정보법 7조가 발단이 됐다. 이 조항은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중국의 정보 활동을 지지, 지원,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요구하면 기업·개인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의 앱에서 사용자 정보에 접근·감시할 수 있는 정교한 악성 소프트웨어(멀웨어)가 발견됐다. 사용자 동의 없이 사용자 위치, 연락처, 달력, 알림, 사진은 물론, 심지어 소셜미디어(SNS) 또는 개인 채팅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막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도 테무에 가입하려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방침에 동의해야 하지만, 테무는 위탁 업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미 정치권은 틱톡 역시 모기업인 바이스댄스가 중국 정부에 예속돼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틱톡이 주요 타깃이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한 차례 매각 시도가 있었던 데다, 미국 내 이용자가 1억 7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NN방송은 “이러한 앱은 한 번 받으면 삭제도 어렵고, 개인정보가 어떤 업체로 흘러들어갈지도 알 수 없다”며 “유출된 정보는 광범위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유명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란 딥페이크부터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까지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생계형 틱톡커 ‘발끈’…“일자리 30만개 사라질 것”틱톡의 혜택을 받고 있는 미국 내 소상공인과 예술가, 성소수자, 장애인, 젊은이 등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크리에이터 헤더 디로코는 “법이 시행되면 콘텐츠 창작자로서 가장 큰 플랫폼을 아무런 보상 없이 빼앗기게 된다. 틱톡은 다른 어떤 SNS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틱톡 금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무지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다수 크리에이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장을 잃고 콘텐츠 제작자로 전향한 이용자들이다. 틱톡이 가장 중요한 생계 유지 수단이다. 통계업체 익스플로딩토픽스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자의 66.9%가 틱톡샵, 브랜드 파트너십, 스폰서 게시물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도 “크리에이터들과 영세 사업자들의 주머니에서 수십억달러를 빼앗아 갈 것”이라며 “미국의 일자리 30만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거들었다. 틱톡은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미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임의로 다른 나라의 우수한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며 “조금도 공평하지도 정의롭다고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인 중공망도 이날 국가안보 위협이 만병통치약처럼 핑계거리로 쓰이고 있다며 “틱톡은 미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과 공유하지 않으며, 국제법이나 미 국내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2일(현지시간) ‘틱톡금지법’에 반대하는 틱톡 크리에이터가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상원 통과는 ‘글쎄’…시행되도 매각까지 산넘어 산틱톡 금지법이 상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 준비를 이미 끝마쳤다고 밝힌 만큼, 상원만 통과하면 법안은 즉각 시행될 전망이다.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이트댄스는 165일 안에 틱톡을 팔아야 하는데, 기업가치가 500억달러를 웃돌아 스냅 등 경쟁업체가 인수하기엔 부담이다. 인수 자금이 넉넉한 빅테크는 반독점 규제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2020년에도 같은 이유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넘길 가능성이 있는지 등과 관련해 미 정부의 엄격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매각에 실패하면 미국 앱스토어에서는 틱톡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게 된다. CBS방송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해도 중국발(發) 국가안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소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발은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가 소유한 위챗 등 다른 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