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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PEF 못 미덥다…해외 PEF로 눈돌리는 큰손들
- [이데일리 김대연 지영의 기자] “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은 자체적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평가하는 감사위원회가 있어서 비교적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국내 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에 유사업종 종목 몇 개 넣어놓고, 평가도 죄다 5분 만에 끝내니까 당최 믿을 수가 없다.”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우리나라보다 해외 PEF 운용사를 선호하는 이유를 묻자 난색을 보이며 수년간 묵힌 답답함을 표출했다. 금융감독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자기 입맛대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운용사들에 지친 큰손들은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투명한 절차를 거치는 해외 PEF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국내보다 해외 PE로 눈 돌리는 큰손들최근 이데일리가 연기금과 공제회, 기타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 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PEF에 어느 정도 출자하겠지만, 해외 출자 비중을 더 높이겠다’는 응답률이 37.2%(11표)로 가장 높았다. 이들은 국내 PEF 출자 비중을 21~40% 정도로만 두기를 희망했다. 반면, ‘가급적 국내 PEF에 출자하며 해외에는 소규모 배정’을 원한 응답자는 1명(3.4%)뿐이었다.이번 설문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가 대체투자 부문 실무자들은 국내 사모펀드들이 실질적인 운용수익률이 낮은데도 포트폴리오를 과장함으로써 자금을 유치하려는 관행이 팽배하다는 데 공감을 표했다. 즉 기관투자가 출자사업에서 최종 선정되기 위해 운용 중인 펀드 내역 중 좋은 것만 골라 선보이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을 일삼는다는 것이다.한 연기금 관계자는 “국내 PE가 자잘한 펀드 중 수익률 높은 것만 골라냈는지 (심사할 때) 일일이 필터링을 해야 한다”며 “대부분 국내 사모펀드가 자산규모가 작다 보니 트랙 레코드(실적)를 부풀려서 기관 눈에 들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하지만 일부 국내 PE들이 눈속임을 반복하자 운용사를 믿고 돈을 맡겨야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이들을 잘 걸러내기 위해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투자업계 전반에 잘못된 관행이 퍼지면서 국내 PEF에 대한 불신도 점차 커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해외와 우리나라 펀드 운용보수가 똑같다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해외 PEF에 출자하겠다는 큰손들이 다수였다.한 공제회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심사 단계에서 수익률 위주로 보게 되는 건 당연한데, 상장사는 기본적으로 시가평가가 원칙”이라며 “그런데도 일부 국내 PE가 공정가치평가를 적용했길래 시정을 요구했더니 자진 철회하는 등 사례가 종종 발생해 실무 부서와 리스크 부서가 항상 공동으로 크로스 체킹에 나선다”고 밝혔다.◇짧은 업력과 운용역 전문성 문제 지적국내 PE들이 태동한 때는 2000년대 초중반이지만, 10년 가까이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저금리 등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이 커지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시스템을 개선해 차곡차곡 성과를 쌓은 해외 PE들과 달리 국내 PE들의 펀드 운용 과정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대형 하우스는 내부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위원회가 있어서 자기가 투자한 종목의 유사업종 주식이 떨어지면 시장접근법 등을 활용해 다시 조정하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그런 과정 없이 경영권 프리미엄도 어마어마하게 붙기도 하고, 주식 운용 경험조차 없는 운용역들이 다수라는 점 등 해외보다 시스템상 부족한 게 많다”고 지적했다.이처럼 대부분 기관투자가는 이데일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PEF의 문제점(전체 복수응답 44표, 최대 2개 복수응답 가능)으로 ‘운용 과정에서의 소통 부실’과 ‘운용역들의 전문성’을 꼽았다. 각각 전체 응답자 가운데 46.4%(13표)와 35.7%(10표)로 압도적으로 많은 표수를 받았다. 금융시장 환경이 좋고 사모펀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완화했을 때를 틈타 PEF가 우후죽순 생겨난 만큼 운용역들의 자질을 따지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해외 운용사가 제공하는 정보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주를 이뤘다.이에 대해 공제회 관계자는 “시장에 안 좋은 이슈가 터지면 당연히 투자자로서 궁금한 부분이 있어 자료를 요청하는데, 국내 사모펀드들은 아무 연락이 없어 해외보다 시스템이 한참 미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국내 PEF 시장이 안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운용역 전문성이나 내부 프로그램, 성과 보상 시스템 등 부분이 과제로 남아 시간을 두고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레깅스 회사요? 우리는 미디어커머스기업입니다"
- 박희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실장이 이데일리TV '찾아가는 근면한 경영수다'에 출연했다. 이데일리TV.[이데일리TV 문다애 기자] “우리는 단순 패션기업이 아닌 미디어커머스 기업입니다. 우리가 제일 잘하는 방식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떠올리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입니다.”박희종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실장이 이데일리TV ‘찾아가는 근면한 경영수다’에 출연해 가진 인터뷰에서 내보인 포부다. 국내에 레깅스 열풍을 몰고 온 젝시믹스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하 브랜드엑스)이 선보인 브랜드다. 젝시믹스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 회사 또한 레깅스 주력의 패션회사로 오해(?)받고 있다. 이 회사의 진짜 정체는 마케팅 회사로 시작한 미디어커머스 기업이다.미디어커머스란 제품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와 소통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영업 방식을 뜻한다.브랜드엑스는 수년간 축적한 온라인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패션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업계 1위 애슬레저 브랜드로 우뚝섰다. 5년 연속 실적 기록을 경신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도 했다. 브랜드엑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해외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희종 실장은 지난 2020년 8월 브랜드엑스의 기업공개(IPO)를 총괄했다. ◇글로벌브랜드 제치고 1위 안착..“품질과 가격” 젝시믹스가 글로벌 브랜드들을 제치고 1위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자사몰 판매에 주력하며 ‘고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덕이다. 젝시믹스는 자사 온라인몰에서만 연간 2000억원 가까이 매출을 올리고 있다.박 실장은 “수수료가 높은 유통 채널 입점보다 D2C 비즈니스로 자사몰 판매에 주력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갔다”며 “이후 R&D 투자를 통해 품질을 높이는 데에 주력했고 지속적인 성장 기반인 충성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락인’ 효과를 위해 매주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략도 1위 유지의 핵심이다. 소비자들이 젝시믹스를 계속 찾을 이유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을 택했다. 제품을 위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2020년 0.16%에서 2021년 0.33%, 2022년 0.81%로 증가했으며 제품개발 관련 지식재산권만 17건에 달한다. 박 실장은 “카테고리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과 다양한 디자인과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젝시믹스의 강점”이라며 “이 덕에 레깅스 분야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은 업계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했다.카테고리 다양화를 통해 젝시믹스는 레깅스 브랜드에서 ‘운동 특화 브랜드’로 거듭난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떠올리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다. 젝시믹스가 패션과 관련없는 삼성전자, 현대차, SKT 등 이종산업과 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전략에서다. 박 실장은 “남성복과 아동복, 골프웨어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론칭한 골프웨어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일 평균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는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단계별로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브랜드엑스의 사업이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브랜드엑스헬스케어, 젤라또랩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성적표는 아쉬웠다. 현재 젝시믹스 의존도는 85%에 달한다.그는 “유행에 민감한 패션 브랜드 의존도가 높아 매출 변동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며 “패션브랜드는 트렌드가 아니라 사업을 어떻게 운영 하느냐에 따라서 생존기간이 결정된다고 본다”고 했다.◇동아시아시장서 새 성장동력 모색올해 국내에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승승장구하는 실적과는 반대로 주가는 하락세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박 실장은 “일단은 잘하는 ‘패션’에 집중해 사업을 안정화할 것”이라며 “내년 신규 사업 진출과 규모가 있는 기업의 인수를 통해 사업확장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새 성장동력은 해외 시장이다. 핵심 타깃은 동아시아 시장이다. 젝시믹스가 아시아인들의 체형에 최적화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일본에 이어 올해 중국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박 실장은 “운영 초기부터 해외진출을 염두하고 있었다”며 “내부 리소스를 고려하지 않은 현지화를 진행하기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차근차근 밟아가는 전략을 세웠다”고 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박 실장은 “2020년부터 자사주 취득, 현금배당, 무상증자뿐만 아니라 지난해 34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가부양과 주주친화 정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 실시한 연결 지배구조 개편을 토대로 핵심사업에 보다 집중해 글로벌 시장으로 목표 시장을 확대할 계획으로, 앞으로도 실적 개선과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는 매주 금요일 오후1시 이데일리TV에서 방영된다. 이데일리TV.‘찾아가는 이근면한 경영수다’는 기업의 경영, 마케팅 전략을 중심으로 대담을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에서는 사전 컨설팅을 통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질문을 토대로 기업 현안과 과제를 논의한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과 문다애 이데일리TV 기업팀장(기자)이 진행을 맡는다. 매주 금요일 오후 1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된다.
- "사모펀드 입맛에 딱맞춤"…공정가치평가의 변질
- [이데일리 지영의 김대연 기자] 투자업계에서 사모펀드(PEF)들의 공정가치평가에 대한 회의감과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PEF가 회계법인에서 실제 시장 가격 대비 평균 2~4배 높은 공정가액을 받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평가 시장이 PEF가 수익률을 과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비판이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가보다 4배 부풀려진 공정가치…롯데손보 ‘도마’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삼정KPMG는 국내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의뢰를 받아 코스피 상장사인 롯데손해보험(000400)의 공정가액 산출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기준 삼정KPMG가 롯데손보에 대해 산출한 1주당 공정가액은 6577원에 달한다. 평가 시점 기준으로 코스피시장에서 롯데손보의 실제 1주당 주가가 1500원대였음을 감안하면 시장가 대비 4배 가량, 취득원가(3500원 안팎) 대비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PEF는 상장사 투자지분에 대해 공정가치평가로 회계처리를 할 수 없지만, JKL파트너스 측은 기관투자가(LP) 보고 명목으로 외부 평가를 진행해 실무선상에서 다방면으로 활용하고 있다.삼정KPMG가 산출한 공정가치를 반영하면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매입한 펀드는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현재 주가가 4년 전 취득가보다 50% 넘게 폭락해 실제로는 손실 폭이 크지만, 공정가치평가액으로 장부 평가를 진행하면 만회하고도 남는 셈이다.그러나 JKL파트너스가 제출한 공정가치 평가액을 받아든 LP들 사이에서는 회의감이 높은 상황이다. 경영권 보유 지분에 대해 얹어주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과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반영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20~30% 반영하더라도 나오기 쉽지 않은 금액이 산출돼서다. 특히 롯데손보 투자 이후 4년이 지나 엑시트(투자 회수)시점 및 대출 만기가 임박해 여유가 많지 않은 점이 회의감을 더하는 모양새다.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공정가치평가를) 해오라고 요구한 적도 없는데 (JKL파트너스가) 가져왔다”며 “다른 기관에선 요구했는지 모르지만, 가격이 과해 우리는 그 기준을 반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재매각할 때가 임박했는데 롯데손보 주가는 폭락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공정가치나 취득원가를 들이밀며 아직도 자신들이 투자 잘했다고 말하는데, 의도가 나쁘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JKL파트너스 측은 “가격 산출은 회계법인을 통해 객관적으로 한 것이기에 부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공정가치가 회사의 가치를 더 잘 나타낸다고 판단해서 평가치를 제공해주는 것이고, 반영은 LP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가 책정한 공정가치를 제공해주면 LP의 절반 정도는 (회계평가 시) 이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며 “이게 신뢰하기 어려운 가격이라면 쓰겠느냐”라고 주장했다.한편, 롯데손해보험의 공정가치를 시가대비 4배가량 높게 평가한 근거에 대해 삼정KPMG 측은 “고객사와의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건이라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정가치 합리성 논란…“비상장 영역은 더욱 심각”공정가치평가액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공정가치평가 과정에서 자산평가의 주체인 회계법인과 의뢰자인 고객(PEF)간 적극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의 입김이 아예 들어가지 않기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비상장 영역으로 들어가면 공정가치를 활용한 소위 ‘가치 뻥튀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투자자 고위 관계자는 “시가가 명백히 있는 자산마저도 괴리가 심한 가격이 나오는데, 부르는 게 값인 비상장 영역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며 “이미 내어준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단이 없으니 억지로 지켜보지만, 과연 그들이 그 공정가치 가격대로 팔아올 수나 있겠냐고 물으면 그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미 비상장사 중에는 공정가치평가값의 적정성과 관련된 논쟁이 끝내 법정공방으로 번진 사례도 있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 간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한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지난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주식을 다시 팔 수 있는 풋옵션을 갖고 있었고,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풋옵션 행사를 시도했다.문제는 어피니티 측이 제시한 주당 행사 가격이다. 어피니티 측은 교보생명에 풋옵션 행사가를 매입원가(24만5000원)보다 67%가량 높은 40만9000원으로 책정해 총 2조원 이상에 매수할 것을 요구했다. 풋옵션 행사가격은 딜로이트안진이 어피니티 측 의뢰를 받아 공정가치로 산출한 금액이었다. 교보생명은 ‘딜로이트안진이 어피니티의 의뢰를 받아 교보생명 주식의 공정시장 가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어피니티와 공모해 가격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며 지난 2020년 4월 딜로이트안진과 어피니티 임직원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김경율 공인회계사는 “딜로이트안진이 법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공정가치평가 사례에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정가치평가에 어느 정도 합리적이고 통일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외부에 공개해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방대한 데이터보다 필요한만큼 학습…자율주행 대중교통에 접목"[실리콘밸리 사람들]
- [실리콘밸리=이데일리 김혜미 기자]“블루스페이스는 미국 유타주와 네바다주,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기술을 대중교통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을 대중교통에 활용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블루스페스의 크리스틴 문(한국명 홍수연)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블루스페이스가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점은 바로 자율주행 기술을 대중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틴 문(한국명 홍수연) 블루스페이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블루스페이스블루스페이스의 기술도 다른 자율주행업체와는 차별화됐다. 기존 업체들이 수백만 마일의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AI를 학습시키는 트레이닝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반면, 블루스페이스는 필요한 만큼만 딥러닝을 적용하고, 4D 센서를 이용한 전방인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기존 기술은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자료를 많이 축적할 수 있는 곳에서는 정확도를 높일 수 있지만 중국처럼 자료 수집이 어려운 곳에서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 대표의 설명이다. 남다른 기술과 사업 목적이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 블루스페이스는 2019년 창업 초반부터 750만달러(약 9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투자에는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챈과 미국의 퓨전펀드 외에도 에이티넘 파트너스, 카카오모빌리티펀드 등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미 육군(U.S Army)에서 160만달러(약 21억원)를 투자받았다. 미 육군은 갈수록 지원자가 부족해 고심하고 있는데,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부족한 운전자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을 설명하는 문COO는 자신감이 넘쳤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창업가들이 그렇듯, 그는 계속해서 “왜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실리콘밸리에 정착한 이민자이자 보기 드문 여성 창업가이며 세 아이를 둔 엄마인 그는 온몸으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듯했다.문COO가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략 20년 전부터다. 연세대 졸업 후 예일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그는 모건스탠리 뉴욕 본사에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았다.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스트리트 뱅커’였지만 문 COO는 이미 오랜시간 굳어진, 특히 남성 위주의 서열구조에 답답함을 느꼈다. 결국 안정적인 조직에서 삶을 꾸려가기보다 ‘내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제 막 성장하는 기업이었던 구글로 향했다. 구글 이후 그의 행적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클라우드 기반 파일 저장 서비스 업체인 드롭박스와 자율주행 스타트업 드라이브닷에이아이 역시 합류할 당시에는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에 불과했기 때문. 문 COO는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 인생 여정이라면, 틀에 박힌 생활보다는 경험을 쌓는 것을 권하고 싶다”며 “장단점을 배워서 내 회사에 적용하는 것이 스스로 내 삶을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블루스페이스는 현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창업 시기를 감안하면 시리즈A 투자 유치는 다소 늦은 감도 있어보이지만 문 대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처음에 투자를 많이 받으면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있다”며 “창업자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나눠줘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투자금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한편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기가 이전보다는 덜하다는 말도 있지만 문COO는 아직도 초기 창업가들에게는 기회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아직도 꿈이 있다면, 실력있고 비전이 있다면 투자하겠다는 투자가들은 많다”며 “실리콘밸리의 좋은 점이라면 배경이나 지연, 학연 등이 없다해도 독특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라도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민자이자 엄마이며 나이가 많은 나 역시 창업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지금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 기술수출 우등생 레고켐바이오, 다음은 ‘Trop-2 ADC’로 기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최근 3년 동안 ADC(항체약물접합체)를 기반으로 기술수출(라이센스아웃, License-out)에 성공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도 ADC 적용 항암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임상 1상에 돌입한 이후 후보물질의 가치를 더 높여 기술수출 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3일 레고켐바이오(141080)에 따르면 현재 Trop-2 표적 ADC 항암 신약 개발이 순항하고 있으며 이달 내로 미국에서 임상 1상 신청이 이뤄질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매출의 40~50% 가량이 기술수출에서 발생한다. 최근 3년 동안의 기술수출을 통한 매출을 살펴보면 2020년 287억원, 2021년 125억원, 2022년 128억원이다. 신약연구개발을 통한 매출로 한정했을 때 기술수출 관련 매출이 90%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레고켐바이오는 ADC 원천기술 ‘컨쥬올’ 플랫폼을 보유 중이다. 컨쥬올은 항체 특정 부위에 원하는 수량의 약물을 부착가능한 결합하는 기술, ADC로 연결된 약물이 혈액에서 방출되지 않도록 하는 안정성이 뛰어난 링커, 약물이 정상세포 또는 혈중에서 분해됐을 경우 세포 독성을 일으키지 않도록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기술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컨쥬올 플랫폼 링커의 경우, 암세포 내 리소좀에 과발현되는 베타-글루쿠론산분해효소(β-glucuronidase)의 의해 분해되며 혈액 내에서는 링커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약효를 높인다.레고켐바이오는 2015년부터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으로 ADC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최대 1조6000억 규모의 빅딜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총 6조5000억원 규모 12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다음 기대주는 ‘LCB84’…5월 내 IND로 몸값 높이기올해도 레고켐바이오는 ADC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기술수출이 기대되는 주인공은 레고켐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이자 Trop-2(종양관련 칼슘신호 변환자2)을 타깃하는 ‘LCB84’다.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5월 이탈리아 제약회사 메디테라니아테라노스틱로부터 Trop-2 표적항체를 기술이전 받은 뒤 자체 ADC 기술을 결합한 ADC 항암 신약 후보물질 LCB84을 개발 중이다. 현재 전임상이 완료됐으며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Trop-2는 삼중음성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췌장암 등 고형암 세포에 과발현하는 단백질이지만 피부와 각막 등 정상세포에도 다수 분포해 있어 약물 도달의 목표로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LCB84의 경우, 암세포에 발현되는 Trop-2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정상세포에 존재하는 동일항원에는 결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높은 안전성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또 레고켐바이오가 지난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World ADC london’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LCB84는 동물 실험에서 경쟁 약물이 효과를 보이지 못한 인간 대장암 세포주(COLO205) 및 트라스트주맙 내성 유방암 모델(JIMT-1)에서도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에 경쟁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나 불응성 암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2022년 월드 ADC에서 발표된 레고켐바이오 LCB84의 고형암 생체(In vivo) 임상 데이터. (표=레고켐바이오)레고켐바이오는 일단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면서 기술수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이달 내로 미국 FDA에 LCB84의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하고 서둘러 현지에서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그동안 레고켐바이오는 주로 전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앞으로는 자체 임상도 함께 진행하고 후기 임상은 공동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일반적으로 임상 단계가 진행될수록 약물의 성공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기술수출 금액도 높아지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임상 1상에 들어가는 경우 후보물질의 가치가 10배에서 최대 30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LCB84보다 먼저 개발이 이뤄졌던 Trop-2 ADC 약물들의 과거 기술수출 사례도 LCB84의 기술수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 제약회사 다이이찌산쿄는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에 Trop2 표적 ADC 후보물질 DS-1062를 60억달러(약 7조원)에 기술이전 했다. 또 같은 해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Trop2 표적 ADC 치료제 트로델비를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210억달러(약 25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이달 임상 1상 IND 예정이며 이후 1상을 진행하는 중에도 기술수출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기술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