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무역적자의 늪, 연내 탈출 어렵다

[韓무역 덮친 3대 리스크]
무역수지 94.7억 적자, 66년만에 최대
3대 에너지원 수입액만 185.2억 달러
대중 무역 ‘흔들’ 반도체수출도 ‘감소’
  • 등록 2022-09-02 오전 3:00:22

    수정 2022-09-02 오전 3:00:22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김형욱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대(對)중 수출 부진, 반도체 가격 하락,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이른바 ‘3대 무역 리스크’에 발목 잡혀 지난달 100억달러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비싼 에너지원’ 무역수지 악화 주 원인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66억7000만 달러, 수입은 66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94억7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는 무역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로, 기존 최대 기록인 올해 1월(-49억500만 달러)보다 93.1%나 많은 것이다. 또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는데 5개월 연속 적자는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여만이다.

지난달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이 185억2000만 달러로 전년동월(96억6000만 달러)대비 89억(91.8%) 달러나 증가한 영향이 컸다. 이외에 우리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와 수산화리튬, 니켈-코발트 수산화물 등 정밀화학원료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82.8%나 대폭 늘어난 것도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달 무역적자는 높은 에너지가격과 하절기 에너지 수요확대와 더불어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반도체, 정밀화학 원료 등 품목별로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에너지가격 또한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높은 에너지값이 유지되면서 올 겨울 난방 등 수요가 높아지면 무역수지 적자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수출도 꺾여…하반기 전망 ‘잿빛’

전체 수출 비중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 부진과 대 중국 수출이 역성장한다는 점도 무역수지 적자를 키운 배경이 됐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2020년 6월(-0.03%)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6개월 연속 100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 구매력 감소와 과잉재고 등에 따른 수요약세가 원인이다.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지연과 재고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가격 하락세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출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지역 중 인도·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유럽연합(EU) 등 6곳이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은 인도 27.1%, 아세안 21.7%, 미국 13.7%, EU 7.3% 등이다.하지만 대(對)중 수출이 5.4%나 줄었다. 대중 수출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넉 달 연속 무역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봉쇄조치 등으로 내수 성장세가 둔화된 요인이 크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작년 8.1%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올해부터는 1분기 4.8%, 2분기 0.4%로 크게 둔화했다.

3대 무역 리스크가 우리나라 무역전선을 위협하면서 올해 연간 무역수지도 적자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문 실장은 “국제수지 측면에서 상품수지와 경상수지가 비교적 견조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 수준의 높은 에너지가격이 유지되고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의 수요 둔화가 계속된다면 올해 안에 무역적자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인 지난달 31일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한 정부는 수출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 규모인 351조원을 공급하고 120억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해 물류·해외인증·마케팅 등 수출 활동 전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속되는 높은 에너지 가격,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수요 약화에 따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우리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발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하는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를 통해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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