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20일 저녁 사이버지점 공지사항을 통해 하루 뒤 오전 8시에 발표하기로 했던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16일 지난해 12월~올 2월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해 정부에 제출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관계부처와 협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 결과 회신 후 이를 확정하라는 의견을 통보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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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연료비 조정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요금으로 이뤄지는데, 연료비 조정 단가는 이중 연료비 조정 요금에 반영된다.
최근 연료비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국제유가가 꾸준히 올랐고 특히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에 따른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여론 부담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전기요금 인상은 탈(脫)원전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4월 전기요금 동결 공약을 내걸었다.
정부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속에서도 전기요금을 사실상 동결한 바 있다. 1분기엔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이유로 3원 인하했고 2·3분기는 동결했다가 4분기 들어서야 3원을 올렸다. 발전업계에선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왔었다. 한전은 올 1분기에도 연료비조정단가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정부는 인상 유보를 결정했고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최종 결정이 아닌 유보이지만 한전 적자 누적 우려는 더 커졌다. 한전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지난해 역대 최대인 5조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들어선 1분기만으로도 지난해 연간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 누적은 어떻게든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