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무역적자 66년만에 최대…믿었던 반도체 수출마저 마이너스(종합)

8월 한국 무역수지 95억달러 적자 기록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 속 수출도 '주춤'
반도체도 6.6%↓…26개월 만에 마이너스
  • 등록 2022-09-01 오전 11:14:32

    수정 2022-09-01 오후 9:32:38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 8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95억달러(약 12조8000억원)로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에너지가격 고공 행진 속 버팀목이 돼 주던 반도체 수출마저 전월대비 감소하며 부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1일 발표한 2022년 8월 수출입동향(통관기준 잠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 기간 수출 567억달러, 수입 661억달러로 9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6.6% 늘며 22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수입액이 무려 28.2% 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1956년 수출입통계 집계 최대 규모 무역적자다. 올 1월 기록한 역대 최대치 49억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올 4월 이후 매월 적자를 기록하면서 2008년(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추세라면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 적자가 유력하다. 1~8월 누적 적자는 247억달러로 이미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6년 기록한 역대 최대규모 적자 206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남은 기간 대규모 흑자 전환을 통해 이를 만회할 가능성도 낮다.

적자의 주된 이유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제 에너지가격 고공 행진이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와 가스, 석탄 8월 수입액은 18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91.8% 늘었다. 8월 에너지 수입 증가액(89억달러)이 곧 무역적자액(95억달러)로 이어진 모양새다. 올 3월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8월 들어 90달러대까지 내렸으나 여전히 60~70달러대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0%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시세를 보여주는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현물시세(JKM)은 8월25일 기준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 69.955달러로 10달러 초반이던 지난해 8월보다 6~7배 가량 높다. 석탄(유연탄) 가격도 8월 넷째주 기준 톤(t)당 416.69달러로 지난해 연평균(127.14달러)의 3배 이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 수입 부담을 일부 완화해주던 수출 전선에도 ‘균열’이 생겼다. 8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22개월 연속 전년대비 증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증가율은 줄었다. 특히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최대 4분의 1을 떠받쳐 오던 반도체 수출액(108억달러)이 전년보다 7.8% 줄었다. 반도체 월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2020년 6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제적인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에 따른 것이다. 석유화학(44억달러·11.7%↓), 디스플레이(18억·5.7%↓), 무선통신(13억달러·20.7%↓), 선박(12억달러·25.8%↓) 등 다른 주요 품목 수출액도 감소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석유제품 수출(66억달러·113.6%↑)이 계속 선전했고 자동차 수출(41억달러·35.9%↑)도 반등하며 전체 수출액이 감소하는 것은 간신히 막았으나 역대급 적자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액(131억달러)도 중국 내 내수·생산 둔화 여파로 5.4% 줄었다. 또 유례 없는 대중국 무역적자도 4개월 연속 이어졌다.

정부는 수출 지원 확대로 수출액 증가세를 유지해 에너지발 적자를 최대한 만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 전인 8월31일 연 351조원 규모 무역금융 지원을 골자로 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유지한 것은 긍정적이나 높은 에너지 가격과 국제적 경기둔화 추세,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이 수출 증가세 둔화와 수지 악화를 유빌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를 통해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31일 부산항 신항에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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