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첨병 HD현대重..“함정수출로 매출 2배 키울 것”[르포]

이젠 요격까지 차세대 이지스함 정조대왕함 내부 공개
잠수함·호위함·초계함 수출, 중동·남미·동남아 공략
“함정 수출로 독자생존 구조 만들 것”
  • 등록 2023-11-22 오후 3:00:00

    수정 2023-11-22 오후 7:36:51

[울산=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대한민국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구축함인 ‘정조대왕함’이 시험운항을 위해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야드에서 출항채비를 갖췄다. 헬기 두 대가 승선가능한 정조대왕함의 선미에 올라 500개의 격실과 조타실을 통과해 5인치 함포가 설치된 선두까지 170m 길이의 정조대왕함을 지나는 길은 지하 4층, 지상 5층의 총 9층으로 구조되어 마치 미로같았다. 아직 도색 작업이 진행되기 전이라 오히려 세월이 오래된 배같다. 하지만 오는 2024년 말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최신식 이지스구축함이다. 현재 정조대왕함은 대한민국 해군과 500가지의 시험평가를 치르는 중이다.

울산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에서 출항채비를 갖춘 정조대왕함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정조대왕함은 대한민국 최초로 해상에서 적의 탄도탄을 탐지·추적하는데 나아가 요격까지 가능한 이지스구축함이다. 지상 7~12㎞ 높이의 고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의 탄도까지 식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요격미사일 SM-3, SM-6 두가지 버전을 모두 운용할 수 있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 21m, 경하t수 8200t으로 배치(Batch)Ⅰ(세종대왕함) 대비 600t 증가했지만 스텔스 성능은 더 강화됐다. 함대지탄도유도탄화 장거리함대공유도탄을 탑재해 원거리 타격과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해져 대공전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도 탑재해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능력이 향상됐고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해 적시 대잠공격도 가능하다. 내년 도입되는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탑재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처럼 해상에서 지상의 적의 위협도 억제해 공중위협 방어뿐 아니라 대지공격능력까지 포함한 해상의 합동부대 체계를 갖추게 됐단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지스구축함 1번함인 세종대왕함 건조부터 ‘전투체계통합팀(ITT·Integrated Test Team)’을 운영해왔고 정조대왕함에서는 전투체계와 대잠·대지·대공·대함 능력 모두를 아우르는 무기체계 일체화를 일궈냈다. HD현대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무장 및 운영체계 외에 미국에서 도입한 이지스 전투체계를 통합하는 고도의 기술을 구현해냈다.

1975년 한국 최초의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 50년 국가안보와 국방력 강화를 위해 총 102척의 최첨단 함정을 건조하며 대한민국 해군의 전투력 증대에 기여해온 HD현대중공업이 제2의 전기를 맞을 채비를 갖춘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은 14척의 함정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중동과 남미, 동남아시아로 함정 수출 시장을 넓혀나간단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2030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특수선 사업부 매출액은 7073억원으로 조선 매출액 6조4672억원의 10분의1 수준이다. 이를 독자 생존 구조로 고착화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특수선 시장 매출은 2조2000억원 수준으로 과당경쟁에 의해 적자구조를 면하기 어렵다고 보고있다. 한국 해군의 전력증강 소요 불확실성으로 기술개발(R&D) 투자 및 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외 수출 확대는 우리 군의 전력과 함정 기술 자립을 위해서도 필수라는 판단이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AI·무인·자동화 기술 전환기 R&D 소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나 과당경쟁에 의해 투자비 창출이 불가능한 구조”라 지적했다. HD현대중공업의 도크는 가득 찼지만 지난 3분기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은 0.6%에 그쳤고 특히 특수선 사업부는 마이너스(-) 6.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부사장)이 20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앞서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해군이 현대화와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6척과 초계함 12척을 확보하는 ‘호라이즌’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은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무려 10척의 함정을 수주한 바 있다. 여기에 호위함 2척의 유지보수사업(MRO)를 수주하며 필리핀 해군의 현대화 사업도 지원하며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사업전(MADEX 2023)에 참가해 연구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무인전력 지휘통제함, 한국형 항공모함 등의 모형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또 밥콕 캐나다와 ‘캐나다 수출용 잠수함 사업을 위한 기술협력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부사장)은 “앞으로 K-방산이 함정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고 의미있는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있다”며 “3000t급 이하 잠수함 개발 착수, 3000t급 내외 호위함 및 초계함 수출 등을 통해 지금보다 매출 규모를 2배 늘려 특수선에서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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