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반도체 너마저…26개월 만에 수출 ‘역성장’할 듯(종합)

관세청, 1~20일 수·출입 통계 발표
반도체 수출액 7.5% 감소..26개월 만에 '역성장'
수출 이끌었던 반도체 감소에 한국 경제 먹구름
  • 등록 2022-08-22 오후 4:24:47

    수정 2022-08-22 오후 10:19:12

[이데일리 김상윤 김형욱 이다원 기자]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었던 반도체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 여파를 고스란히 받으면서 26개월 만에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전망이다. 수출 비중의 20%가량 차지하는 반도체의 업황이 내리막에 들어서면서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AFP
◇26개월 만에 감소세 전환 전망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62억71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이 3.9% 증가했지만, 유독 반도체 수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1~10일 반도체 수출액이 5.1% 감소했는데 이보다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이달 반도체 수출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2020년 6월(-0.03%) 마이너스 감소를 보인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이 역성장으로 돌아선 것은 수출 물량이 줄은 데다 반도체 단가마저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경기 침체 우려에 전자제품 구매가 줄어든 게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봉쇄로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반도체 업황은 녹록치 않다. 대만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고정거래가격은 2.88달러(약 3761원)로 전달 3.35달러(약 4375원)보다 14.03% 떨어졌다. 낸드플래시(MLC 128Gb 기준) 7월 고정거래가격도 4.49달러(약 5838원)로 전달 대비 3.75% 하락했다. 고정거래 가격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고객사와 대량으로 맺는 계약 거래금액이다.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이 이달 초 68명 설문조사 결과를 집계한 전문가 설문조사 지수(PSI, Professional Survey Index)를 산출한 결과, 8월 반도체 업황 PSI는 30, 전망 35로 전월보다 더 낮아졌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았기에 증가율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업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1~20일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은 경기 하락의 징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단기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0일 3분기 반도체 D램가격이 2분기보다 최대 18%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인 최대 13%보다 5%포인트 더 하향 조정한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반도체업체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사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격 협상에 나서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다른 업체들도 이에 따라 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며 “3분기 소비자 D램 가격은 최대 18%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 SK하이닉스 설비투자 축소할 듯

반도체 업황이 불투명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설비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증가율은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반도체 설비 투자가 급증하면서 8.3% 성장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가 7.0% 감소한 데다, 하반기 증가율 역시 1.5%에 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향후 미래 성장세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이미 삼성전자는 설비투자를 줄였다. 올 상반기 21조7341억원을 투자하면서 작년 상반기 대비 13.5% 투자를 줄였다. SK하이닉스는 10조4140억원을 투입하면서 투자증가율이 39.3% 늘었지만 하반기 이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는 등 단기적으로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악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기업들도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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