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최근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김치 시장을 일부 점유하는 등 후발주자들의 견제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더불어 김치 발효부터 생산, 관리까지 산업 전 과정에서 자동화와 과학화를 추진하고, 김치의 과학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22일 세계김치연구소가 ‘김치의 날’을 기념해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주관한 ‘2023 WIKIM FESTIVAL(위킴 페스티벌)’에 참석한 연구소, 산업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김치 종주국으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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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었던 만큼 이른바 ‘손맛’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치는 원·부재료가 신선해야 하며, 온도나 습도처럼 보관 조건에 따라 미생물이 활성화돼 맛이 달라진다. 쉽게 말해 가족끼리 먹는 것과 달리 김치의 산업화, 표준화, 과학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박해웅 김치연 기술혁신연구본부장은 “김치는 담근 직후와 숙성 이후처럼 발효 정도에 따라 미생물이 변화하고 김치 맛도 신맛이 강하거나 톡 쏘는 맛이 나타난다”며 “김치연은 종균 발효 시스템을 최적화해 언제 어디서나 같은 맛을 구현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균주를 분리하고 떼어낸 뒤 특성을 규명하고 산업화를 위해 생산, 보급기술을 개발한 결과”라며 “최근에는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기반 인위적 발효 조절기술을 적용해 발효시기를 조절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진주 풀무원기술원 글로벌김치팀장도 이에 공감했다. 그는 “특성상 제조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발효 상태가 달라지고, 품질이 변화해 안정적 품질 구현과 관리가 어렵다”며 “풀무원기술원도 김치연이 개발한 유산균을 바탕으로 종균 함량, 비율 조정을 반영해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치 산업에 ‘스마트 공장’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김치 산업 특성상 양념 속넣기 공정에서 특히 인건비가 많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KAIST와 대상 종가집이 했던 김치 자동화 연구를 시작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져 왔지만 양념 속넣기 과정에서 배추가 물러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김치은 농가식품 대표는 “현재 이같은 문제는 해결하고 시간당 2000kg의 김치를 반자동으로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결국 김치도 양념 속넣기 공정을 중심으로 자동화해 스마트하게 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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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춘 김치연 소장은 “위생적이고 안전한 설비에서 김치를 객관적 검증을 거쳐 만들고 수출 선봉장으로 역할을 하게 해야한다”며 “김치연은 핵심원천기술을 김치 산업에 적용하고 김치의 항암, 항비만 효과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한편 현재 가동 중인 기관간 협의체를 통해 김치산업 진흥,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김치연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는 김치의 과학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발효과학의 결정체인 김치에 대한 과학적 사실들을 밝혀내고, 김치 산업 발전과 종주국으로 위상을 강화하는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는 김치가 식품 최초로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지 4년째이면서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된 지 10주년을 맞이한 해다. 이날 ‘김치의날’ 기념식 본행사에서는 김치산업 유공자 포상 등 기념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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