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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신고가…트럼프 ‘랠리’의 신호탄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 55분 비트코인은 8만 9800달러를 기록하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됐던 일주일 전 대비 무려 30% 가량 급등한 것이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기준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1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 7600억달러로 은(1조 7300억달러), 메타(1조 4700억달러)를 넘어 세계 8위 자산으로 등극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년 만에 3조 달러를 재돌파했다.
알트코인 대표주자 이더리움도 일주일 새 37% 오르며 3300달러대로 상승했다. 특히 트럼프 시대 최대 수혜 인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심 코인 ‘도지코인’은 0.40달러대로 일주일 새 2.5배 급등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가를 기록했다는 것은 새로운 활황기를 알리는 신호”라며 “달러, 채권, 금 등으로 분산됐던 투자가 가상자산으로 몰리면서 입지를 굳건하게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가상자산 대통령’을 외쳤던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가상자산으로 자금이 몰려들면서 가상자산이 2021년 이후 다시 랠리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0월 말부터 이달 10일까지 비트코인을 2만 9646개 추가 매수하면서 총 27만 9420개를 보유하게 됐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일주일 새 32% 올랐다.
가상자산이 단기간 빨리 오른 탓에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은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내년 비트코인은 15만달러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댄림(Dan Lim) 가상자산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을 보게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11만~14만달러 사이에서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고 이더리움은 5000달러 이상의 상승세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만 여타 코인으로도 눈을 돌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댄림 기고자는 “도지코인 등 ‘밈(meme·유행이나 입소문) 코인’이 단기적으로 급등하지만 길게 보면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에 상장된 지 얼마 안 된 신규 코인도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 정책 수혜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이 좀 더 크지만 알트코인은 규제 불확실성이 크다”며 “알트코인에 투자하고 싶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먼저 투자한 후 그보다 더 작은 비중을 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년 1월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정책 지켜봐야
가상자산 호황기를 이끌 최대 변수는 트럼프의 정책 구체화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가상자산 저승사자’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가상자산 보유, 관리 등에 규제 완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 나아가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의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보유,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화인 대표는 “비트코인 열풍이 알트코인으로 어떻게 옮겨붙는지, 여타 코인의 상장지수펀드(ETF)가 진입하는지,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어떻게 공표되는지, 가상자산업에 대한 금융 라이센스 규제가 완화되는지 등이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분위기에 우리나라도 전향적으로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정석문 센터장은 “공화당 우세로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정부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 등으로 기관, 외국인 자금이 막히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역(逆)김치프리미엄을 겪고 있다. 업비트에 따르면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1억 2700만원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새 22% 오르는 데 그쳤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30%인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이다.
댄림 기고자는 “국내에선 신규 자금 유입보다는 기존 투자자들만 참여하고 있어 강한 매수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보통 한국에서 신규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자금을 유입하는 시점은 상승사이클의 마지막 부분이라 그때 ‘김치프리미엄’이 급등하며 상승사이클이 끝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사이클에서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