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송업계 어쩌나'…정책수단 총동원에도 경유가 고공행진

전국 평균 경유가 1950원 돌파…휘발유 ‘역전’
유류세 최대폭 인하에 보조금 지원도 역부족
  • 등록 2022-05-12 오후 4:44:42

    수정 2022-05-12 오후 5:36:56

[이데일리 김형욱 경계영 기자] 국내 경유 가격이 12일 사상 처음으로 리터(ℓ)당 1950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이미 유류세 최대폭(30%) 인하와 유가연동 보조금 카드까지 꺼내 든 상황에서 당분간 경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당분간 화물차 운전자 등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류세 인하 폭이 30%로 확대된 지난 1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1970원, 경유 1998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현재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전일보다 4.63원 오른 리터(ℓ)당 1952.22원을 기록했다.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다. 직전 최고액은 현 수준의 고유가 상황이 이어졌던 2008년 7월16일 1947.75원이었다. 경유가는 전일(11일)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947.59원까지 오르더니 12일 오전부터 1950원 선을 돌파했다.

전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데 이어 그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12일 오후 3시30분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48.29원으로 경유보다 3.93원 낮다. 전일 격차(1.48원)보다 더 벌어졌다. 통상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보다 200원가량 낮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건 2008년 6월27일 이후 약 14년 만이다. 당시 경유 가격은 1909.36원으로 휘발유 가격(1907.09원)보다 2.27원 높았다.

경유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유가의 원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러시아산 경유와 석유제품에 의존해 왔는데,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로부터 경유·석유제품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유럽 각국이 이를 다른 지역에서 수급하는 과정에서 국제 경유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5월 첫째 주 국제 경유가격은 배럴당 162.27달러로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137.36달러)보다 훨씬 높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세계적으로도 공급 확대에 따른 경유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 상황만 봐도 정기 보수 중인 정기 보수 중인 현대오일뱅크를 뺀 SK이노베이션(096770)과 GS칼텍스, S-OIL(010950) 정유 3사의 정제설비(CDU) 가동률이 95% 안팎에 이른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정제설비가 완전 가동 중인 데다 탈탄소 압력이 거세 정제설비 증설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비해 수요는 경기 침체만 없다면 견조할 것으로 보여 경유 부족 현상이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항공 수요가 회복할 조짐이라는 점도 경유 가격 안정화에는 악재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항공유로 쓰는 등유 생산 비중을 늘리면 자연스레 경유 생산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항공유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자 경유 생산을 줄이고 등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며 “그밖에도 겨울이 되면 난방유로 등유로 사용하는 국가도 늘어나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경유 가격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수단도 바닥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내린 데 이어 이달부터 인하 폭을 법정 한도인 30%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휘발유는 약 247원, 경유는 약 174원의 할인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5월부터 대중교통 및 물류업계의 부담을 줄이고자 3개월 기한으로 유가연동보조금 지원 카드도 꺼내 든 상태다. 영업용 화물차나 버스 등에 ℓ당 1850원을 기준으로 최대 183.21원 이내에서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는 제도다. 1952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51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경유를 쓰지 않을 수 없는 화물차 운전자나 건설장비 업주의 어려움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경유가격은 연초까지만 해도 ℓ당 1200원대였으나 700원 이상 오른 상황이다. 유류비가 5개월 새 1.6배가량 오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활용 가능한 정책 수단은 거의 다 나온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국제 경유가격과 석유 수급상황이 안정화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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