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이스라엘, 트럼프 '취임선물'로 레바논 휴전 준비"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트럼프에 브리핑
백악관 보고 전 트럼프 마러라고 자택 방문
"네타냐후, 트럼프 호감 얻는데 집중"
  • 등록 2024-11-14 오후 2:21:43

    수정 2024-11-14 오후 2:30:21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선물’로 레바논 휴전안을 마련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WP는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이번 주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조기에 외교정책상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레바논에서 휴전하기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런 내용이 전달된 만남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전·현직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더머 장관은 미국 출장 첫 행선지로 지난 10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 방문한 뒤 백악관으로 가서 현 조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 레바논 휴전협상 상황에 대해 브리핑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미국의 정치적 무게 중심이 신속히 이동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WP는 평가했다.

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뭔가를 선물할 것이라는 이해가 있다”며 “(내년) 1월에는 레바논(휴전)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더머 장관의 대변인은 WP에 그가 미국 출장 기간에 다양한 이슈를 논의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밝히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 측과 트럼프 당선인 측도 언급 요청을 거절했으며 쿠슈너 측은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지난달 네타냐후와 통화했을 때는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상대로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이스라엘의 공격에 방임하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마러라고에서 논의된 레바논 휴전안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협상에 미국 측 특별대표로 참여한 프랭크 로웬스타인은 “네타냐후는 바이든에 대한 충성심이 없으며, 전적으로 트럼프의 호감을 얻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16년의 전례로 보아 “트럼프는 기회가 왔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이미 대통령인 것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는 지난 10일 영상메시지에서 최근 트럼프와 3차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특히 평화를 진전시키는 데 있어 이스라엘에 중요한 기회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는 가자지구에서 1년이 넘는 기간 파괴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 지상군을 파견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확대한 지 6주 만에 나온 놀라운 성명이라고 WP는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대선 이전부터 워싱턴에서 새로운 시대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리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정기적으로 접촉해왔으며, 더머 장관은 트럼프 1기 당시 아랍 4개국과 이스라엘 간 정상화 협정을 중개하고 중동에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쿠슈너와도 접촉해 왔다.

한 전직 트럼프 행정부 인사는 쿠슈너가 백악관의 공식 직책에 임명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정상화 협상이 진행되면 자문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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