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활동·야구 에이전트…법조 직역 넓히는 '갈등 중재 전문가'

■대한변협 우수변호사 선정 김선웅 변호사
사법연수원 수료 후 11년간 소액주주 활동 투신
2013년부터 야구계 몸담으며 에이전트 길 열어
재건축 초기설계 관심…"공동체 갈등해결 보람"
  • 등록 2024-11-14 오후 2:55:54

    수정 2024-11-14 오후 2:55:54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변호사로서 공동체 또는 회원단체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역할을 새로운 분야에서도 이어가고 싶다.”

김선웅(사법연수원 29기) 법무법인 지암 변호사는 1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코리아디스카운트 개선을 위해 소액주주운동 및 주주권익보호 활동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상해 에이전트 제도를 출범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9일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제27회 우수변호사로 선정됐다.

김선웅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 우수변호사 상장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소액주주 활동 11년간 펼쳤지만…“코리아디스카운트 여전”

김 변호사의 이력은 독특하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 개업 대신 금융감독원 법무실 변호사로 첫발을 뗐다. 2년 뒤엔 재벌기업 및 상장기업의 대주주·경영진의 주주이익침해 활동에 대한 감시활동을 하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에 취임했고, 국내 최초 기업지배구조펀드인 ‘라자드기업지배구조펀드’(장하성 펀드)에서 법률 자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그는 법조계 ‘소액주주 활동’의 지평을 열었단 평가를 받는다.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참여연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게 계기가 됐다. 그를 눈여겨 본 당시 장하성 교수와 김상조 교수가 손을 내밀어 이후 함께 11년간 소액주주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단 게 김 변호사의 진단이다. 김 변호사는 “배임·횡령 등 형사처벌대상이나 무효가 될 수 있는 경영행위들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지배주주 이외 다른 소수주주나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에이전트라는 직역확대 기여…“이번엔 재건축”

변호사 인생 제2막 역시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야구 선수들의 초상권 문제로 불거진 2012년 프로야구선수협회의 횡령, 배임사건을 맡은 게 인연이 됐다. 이 사건을 대리하면서 선수들의 지지를 쌓은 김 변호사는 2013~2019년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이룬 가장 큰 성과는 프로야구 시장에서 변호사들이 에이전트로 활동할 수 있게 길을 연 것이다. 이전까지 선수들은 구단과 직접 대면해 연봉 등을 계약해야만 했다. 이른바 슈퍼스타를 제외한 선수들이 거대 구단과 맞서 공정한 계약을 따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하지만 김 변호사가 선수협회에 합류한 뒤 2018년 에이전트 제도가 정착돼 선수들은 대리인을 선임해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부상기간을 경기출장일수에 포함시켜 선수들의 FA(프리에이전트)권리를 보다 빠르게 행사할 수 있게 하고, 선수들의 FA 기간을 1년씩 단축시킨 것도 그의 작품이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들도 에이전트업에 많이 진출해 변호사 직역확대를 꾀하고 있다”며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에이전트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등 변호사 에이전트의 활동과 전망은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갈등 중재 전문가를 자청하는 김 변호사는 최근 ‘재건축 분야’로 눈을 돌려 힘을 쏟고 있다. 재건축 과정에서 조합 내분과 소송 등 불필요한 갈등을 중재하고 싶단 포부다. 실제 김 변호사는 현재 강남 대치동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의 초기 설계 과정에서부터 법적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변호사가 설계 초기부터 투입돼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면 불필요한 잡음을 줄일 수 있단 판단에서다.

김 변호사는 “재개발 역시 본질은 공동체 이해관계의 조정과 공동가치의 증진”이라며 “그동안 기업지배구조, 주주관계, 공동체 운영 등에서 해왔던 역할과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 변호사 직역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선웅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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