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24일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9년 만에 통상조직을 되찾아오려는 외교부의 공세 속 산업부 역시 산업계의 지지 이래 방어 논리를 펼쳤다. 인수위는 지난 23일 구성한 정부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이날 업무보고 내용을 심도 있게 검토해 현재 산업부 하부조직인 통상교섭본부의 운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르면 4월 중순께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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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일찌감치 통상 기능을 돌려받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쳐 왔다. 지난 17일 한국행정학회와 ‘경제안보시대 한국 외교 인프라 강화’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직접적으로 외교부 내 통상기능 복원 필요성을 주장했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질서가 급변하면서 통상·교섭 역시 시장 논리보다는 외교·안보의 무기가 되고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업부 역시 이날 인수위 경제2분과를 상대로 한 업무보고에서 ‘산업정책과 일체화한 통상 전략’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산업·자원 안보 위기에 대응해 주요국과 공급망·산업안보 공조 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디지털·그린 등 신통상질서를 선도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외교부와 달리 직접적인 대외 행보는 자제했으나 역시 일찌감치 통상조직 수성을 위해 활발한 물밑 행보를 펼쳐왔다. 지난 22일 한국무역협회(무협)가 3대 통상학회와 연 ‘신정부 통상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제조업 강국, 수출주도형 국가는 대체로 산업통상형 조직을 채택하고 있다는 논리가 나왔다.
통상 정책 최대 수요자인 산업계도 대체로 현행 유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대한상의 1주년 간담회에서 “기업 입장에선 통상 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얼마만큼 이해하는 쪽이 통상을 하느냐 않느냐의 차이”라고 말했다. 구자열 무협 회장 역시 지난 22일 윤석열 당선인과의 오찬에서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관점에서 정부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며 산업 주도 통상 중요성을 에둘러 언급한 바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이 지난 21·22일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에서도 124개 수출 제조기업 중 108개사(87.1%)가 통상기능의 산업부 존치에 손을 들어줬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는 외교부에 “당선인의 외교분야 국정철학과 공약을 반영한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공약 이행계획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위 경제2분과는 산업부에 “최근 원자재가격 폭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증폭 상황에서 민관이 협력해 기업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효과적 공급망 관리체계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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